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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미스터리 포토그래퍼의 기록

  • Editor. 곽서희 기자
  • 입력 2022.10.0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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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포토그래퍼의 기록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

유레카의 순간이었다. 2007년 어느 작은 경매장, 역사학자 존 말루프가 정체불명의 상자를 구입했던 그 순간은. 상자 속에 들어 있던 건 다름 아닌 오래된 필름 15만장. 존은 SNS를 통해 사진들을 공개했고, 세상은 열광했다. 40년간 보모로 살면서 수십만 장의 사진을 찍었음에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수수께끼 같은 사람. 가슴엔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두 다리로는 거리를 누비며 쉴새 없이 찍었던 사람. 작품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 출생의 비비안 마이어다.

그녀의 사진은 자유롭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할 필요가 없었기에. 존재하는 건 오로지 피사체와 그녀 자신뿐. 이번 전시는 그녀가 기록한 20세기의 유산들을 내보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계 투어 전시다. 270여 점의 사진과 영상, 음성 자료, 소품들까지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쇼윈도나 거울을 통해 비친 자화상, 20세기 뉴욕 거리의 낭만, 아이들과 함께 떠난 여행의 추억들까지도. 미스터리가 더이상 미스터리로만 남아 있지 않음에 감사하다. 

그라운드시소 성수│11월13일까지, 10:00~19:00

 

대화로 엮어진 두 세계
연극 <두 교황>

인간은 누구나 다르다. 사고와 성향, 가치관 그리고 이상향까지도. 세상 모든 분쟁과 다툼은 이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서로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그렇게나 어렵다. 그래서 우리에겐 늘 올바른 예시가 필요하다. 연극 <두 교황>은 그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 준다. 현대 시대에 가장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교황, 베네딕토 16세. 그는 클래식을 듣는다. 개혁을 지지하는 진보적이며 개방적인 교황, 프란치스코. 그는 비틀즈와 축구를 사랑한다.

연극은 이토록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두 교황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들의 대화는 평화로운 동시에 치열하고, 차분하면서도 뜨겁다. 타협과 절충, 설득과 배려의 방식이 오가는 말 속에 잔잔히 실린다. 위기의 순간,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것인가. 틀림이 아닌 다름은 무엇인가. 시대를 초월한 질문들이 대화 너머로 객석에 마구 던져질 때, 적절한 답을 찾는 건 관객들의 몫이다. 

한전아트센터│10월23일까지, 월~금요일 17:30, 토요일 14:00/ 18:30, 일요일 15:00(월요일 공연 없음)

 

정리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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