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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교토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3.02.01 05:45
  • 수정 2023.02.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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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라는 이름의 유일한 낭만.
그리고 반얀트리라는 이름의 한 쌍의 낭만.

 

●교토의 마음

교토(京都),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수도. 도쿄 이전에 교토가 있었다. 교토는 무려 1,075년 동안 일본의 수도였다. 1869년, 교토에서 도쿄로 수도가 전도됐다. ‘전도’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소수의 교토 사람, 명확히는 애향심이 과한 몇몇 교토인들은 아직까지 일본의 진짜 수도가 교토라고 주장한다. 도쿄는 명목상 수도라는 것이다. 교토에서는 도쿄로 ‘상경’했다고 표현하면 혼난다는 농담도 있다. 이 모든 것의 불씨가 바로 ‘전도’라는 표현이다.

일본에서는 수도를 옮길 때 ‘천황’*의 ‘천도령’에 따라 반드시 ‘천도’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도쿄로 수도를 옮길 당시에는 ‘전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비록 억지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일본에서 ‘천’과 ‘전’은 하늘과 땅의 차이다. 우리나라의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다.

반면 일본 헌법 제1조를 보면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그 지위는 주권을 가진 일본 국민의 총의에 기초한다’라고 명시한다. 사실상 일본은 국민 위에 천황이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도쿄 가짜 수도설’이 납득가기도 한다.

실제로 도쿄 전도 이후에도 일왕의 즉위식을 매번 교토에서 진행했다. 일왕의 즉위식에 사용하는 어좌대 역시 ‘교토 고쇼’에 있었다. 최근에서야 현 천왕인 ‘나루히토’가 도쿄에서 즉위식을 하며 교토에 있던 어좌대를 도쿄로 옮겼고, 이것을 기점으로 논란은 잠잠해지는 중이다. 어찌 됐건 도쿄는 일본의 현 수도고, 교토는 일본의 전 수도다.

교토가 있는 ‘간사이(関西)’ 지방은 방언이 심하다. 이 지역에서 사용하는 방언을 ‘간사이벤’이라고 하는데 크게 오사카에서 쓰는 방언인 ‘오사카벤’과 교토 방언인 ‘교토벤’으로 나뉜다. 도쿄 전도 이후까지는 ‘교토벤’이 일본의 표준어였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교토의 방언이 우아하고 고상하다고 여긴다. 보통 ‘고마워’를 ‘아리가토(アリガト)’라고 하는데, 간사이 지방 사람은 ‘오오키니(おおきに)’라고 한다. 이때 마이도(まいど, 매번)를 앞에 붙여 좀 더 완곡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교토식 화법이다. 교토 사람들은 완곡한 표현이 너무 과한 나머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앞과 뒤가 다르다’며 놀림받는다. 속내를 모를 교토 사람의 이미지는 실제로 일본 내 코미디에서도 자주 쓰이는 단골 소재다. 


교토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풀이하자면 참 복잡한 의미지만,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혼네’는 실제로 마음속으로 하는 생각, 그러니까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상대가 불쾌하지 않도록 보조하고 맞추려는 마음, 즉 ‘배려 섞인 태도’로 설명이 가능하다. 교토 사람은 ‘다테마에’로써 ‘혼네’를 감추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교토의 어느 식당,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며 이렇게 말한다. “잘 먹었습니다. 이제 일어나 보겠습니다.” 그럼 주인장이 달려 나와 공손히 손을 모은 채 권한다. “부부즈케라도 드시겠어요?” 이때 포인트는 온화한 표정이다. ‘부부즈케(ぶぶづけ)’는 ‘오차즈케’의 교토식 방언이다. 오차즈케는 차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인데, 보통 아침이나 식사 끝에 즐긴다. 일종의 발우공양 같은 거다. 어쨌든 일어나는 손님에게 차에 밥이라도 말아 먹겠냐고 묻는 주인장의 말은 ‘다테마에’, 형식상 하는 말이다. ‘혼네’는 밥을 먹었으니 슬슬 가도 된다는 뜻이다. ‘다테마에’ 주인장의 다테마에를 이해하지 못하고 손님이 다시 자리에 앉는다면 하염없이 차만 내어준다. 알다가도 모를 속이다. 문화가 다르니 완벽히 이해하긴 어렵다. 다만 교토의 이런 문화는 목적이 ‘존중’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마음과 행동을 ‘겉과 속이 다르다’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냉정한 편견이 아닌가.

* 대한민국 정부는 현재 공식적으로 ‘천황’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다만 미디어에서는 국민의 정서를 반영해 주로 ‘일왕’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한다.

 

●반얀트리가 교토에 심은 두 그루의 나무

호텔이 너무 많다. 좋기도 너무 좋다. 어딜 가나 깨끗하고 안락하며 친절하다. 이제 호텔 선택의 관건은 ‘여행’이다. 단순히 하룻밤을 소비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이 아니라 호텔 숙박 자체가 여행의 순간으로 인식되는 곳. 오늘날 ‘좋은 호텔’의 기준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반얀트리를 주목해야 한다. 최근 반얀트리가 새롭게 선보이는 호텔들은 여행지의 특성을 녹인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발리 우붓에 오픈한 ‘부아한 반얀트리 이스케이프(Buahan A Banyan Tree Escape)’, 사우디아라비아 알울라에 오픈한 ‘반얀트리 알울라(Banyan Tree Alula)’, 그리고 교토에 새롭게 오픈한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Garrya Nijo Castle Kyoto)’ 그리고 ‘다와 유라 교토(Dhawa Yura Kyoto)’가 대표적인 예시다. 일본이 열렸고, 교토로 향했다. 무려 일본에서 처음 선보이는 반얀트리다. 이곳들은 교토의 호텔이면서 교토를 담은 호텔이었다.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

●교토 유일의 이끼정원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 
Garrya Nijo Castle Kyoto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 먼저 천천히 이름을 뜯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가리야. ‘가리야(Garrya)’는 반얀트리의 서브 브랜드다. 또한 겨울철 나뭇가지에 맺힌 이슬처럼 꽃이 흐드러져 피어나는 꽃나무 이름이기도 하다. 다음은 니조 캐슬 교토. 가리야는 교토 니조성 앞에 위치한다. 과장 조금 보태서 직선상 100m 거리다.

호텔은 세계적인 건축가 ‘하시모토 유키오’가 설계했다. 단 25개의 객실, 교토에서 ‘교토다움’을 누리고자 하는 소수의 여행자를 위한 공간이다. 외관은 나지막한 계단식 모양이다. 작은 단풍나무 옆으로 이어진 대나무숲을 지나면 숨겨진 로비가 나온다. 들어선다. 이윽고 정원이 보인다. 거칠고 무거운 로비, 아른하고 청초한 정원.

일본 정원은 몇 가지의 원리로 특징을 규정할 수 있다. 첫 번째, ‘상징화’다. 일본의 정원은 원시종교의 자연숭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인공적인 요소를 배제하려는 경향이 짙다. 화려한 자연을 뽐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제한된 공간에 축소된 자연을 섬세히 재현하는 것, 이것이 두 번째 특징이다. 마지막 세 번째 특징, ‘차경(借景)’이다. 차경은 자연의 경치를 빌린다는 뜻이다. 정원의 경관을 공간 구성의 일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의 액자는 물감으로 그린 거짓 평면이 아니다. 봄이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우거지고 가을에는 물들며 겨울에는 앙상해지는, 자연이 액자다. 

로비 중앙에는 비정형적인 거대한 석재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것이 정원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겸한다. 바닥재는 탄화를 거쳐 검게 그을린 원목의 마루며 벽면은 야생적인 암벽이다. 어둡고 무겁지만 담백한 분위기다.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의 정원에는 바위가 없다. 로비가 단단한 바위의 공간을 겸함으로써, 결국 호텔 자체가 섬세한 교토의 자연을 구현해 내고 마는 것이다.

방으로 향한다. 가라야 니조 캐슬에는 총 5개의 룸타입이 있다. 딜럭스룸, 웰빙, 니조 캐슬 뷰, 대나무 가든 뷰, 1 리큐(Rikyu) 스위트. 대나무 가든 뷰는 호텔 로비 바로 옆쪽, 1층에 위치하는 객실이다. 이끼정원의 감동을 방에서도 누릴 수 있다. 가구는 전부 옻칠 공정을 거친 ‘버밀리온(Vermillon, 주황색)’ 컬러다. 침대 머리맡 벽면 소재는 목재로 꾸며져 있는데 일본에서도 나무가 좋기로 유명한 ‘사이타마현 나구리’의 목재다. 리큐 스위트에는 거대한 발코니가 있다. 바로 앞으로 니조성이 보이고, 저 멀리 히에이산(比叡山)도 보인다.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는 방에서 어느 곳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자랑인 호텔은 아니다. 교토에서 오로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 자랑인 호텔이다. 


●청록색 대나무숲
다와 유라 교토
Dhawa Yura Kyoto

‘다와 유라 교토’ 역시 반얀트리의 서브 브랜드다. ‘가리야’와 마찬가지로 ‘다와(Dhawa)’도 나무의 일종이다. ‘반얀트리(Banyan Tree)’도 나무다. 나무가 모여 교토에 숲을 이뤘다.

다와 유라 교토는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에 비해 캐주얼하다. 총 144개의 객실을 갖췄으며 클래식, 슈페리어, 프리미어, 딜럭스 코너 킹, 유라 스위트룸으로 나뉜다. 룸 구성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호텔들과 비슷하다. 딱 하나 특별한 점이라면 교토만의 도도함을 더했다는 것이다. ‘니시진오리(西陣織)’는 교토 ‘니시진(西陣)’에서만 생산하는 최고급 전통 견직물(織, 오리)이다. 무려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핑크색 ‘니시진오리’로 객실의 포인트를 주었다. 별도의 테이블을 놓지 않고 다다미 공간으로 구성한 것 역시 특이점이다. 

로비에는 대나무숲이 있다. 우거졌다고 표현하기에는 풍경이 시원스럽고 정돈됐다. 오묘한 청록색 빛이 로비에 감돈다. 일본에서 대나무는 번영의 상징이다. 대나무는 뿌리가 땅과 무척 강하게 엉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인적이 드문 일본 시골에서는 집 주변에 대나무를 심기도 한다. 지진이 나도 대나무 뿌리가 엉켜 땅을 받쳐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다와 유라 교토의 결말은 아무래도 위치로 귀결될 수밖에 없겠다. 위치가 모든 장점을 가려도 될 만큼 장점이기 때문이다. 

교토 여행자의 최대 난제. 교토역에서 머무를 것인가 vs 가와라마치(河原町)역에서 머무를 것인가. 교토역은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까지 직통열차가 운행되기 때문에 공항 이동에 상당한 이점이 있다. 가와라마치역은 교토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다. 오사카에서 한큐선을 이용하는 모든 관광객이 모이는 역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교토 시내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가 이곳에서 멈춰 선다. 가와라마치역은 사실상 교토의 심장이다.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는 교토역과 가깝고, 다와 유라 교토는 가와라마치역과 가깝다. 

다와 유라 교토에서 도보 1분 거리에 교토의 중심을 가르는 ‘가모가와강(鴨川)’이 흐른다. 호텔에서 ‘산조오하시(三条大橋, 산조대교)’만 건너면 번화가다. 사실 이 다리에도 재밌는 역사가 있다. 에도시대 당시 지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에도(江戶, 도쿄의 옛 이름)를 기점으로 5개의 주요 도로를 건설했다. 그 이름을 ‘고카이도(五街道)’라고 하는데, 그중 가장 왕래가 잦고 중요했던 도로가 ‘도카이도(東海道)’다. 도카이도에는 총 53개의 역참(驛站, 말을 바꿔 타는 곳)이 있었다. 지금의 다와 유라 교토 앞 다리가 도카이도의 마지막 종착지, 그러니까 54번째 역참이었던 셈이다. 이런 콘셉트를 살려 다와 유라 교토에서는 ‘그릴 54(Gill 54th)’라는 그릴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교토 제일의 관광지, 키요미즈데라(清水寺, 청수사)까진 단 2km, 호텔로부터 30분 정도 산책하듯 거닐면 도착이다. 위치만 좋은 호텔이 아니지만, 위치만 보고 결정해도 후회 없을 곳이다.

낡은 듯 도회적인 교토의 골목에는 시티팝(City Pop)이 어울린다. 시티팝은 1980년대 일본 버블 시대를 상징하는 음악 스타일이다. 풍족한 경제에 기인한 기쁨과 여유, 그것이 시티팝의 본질인데 지금은 세상이 그렇지 않다. 그래서 돌아갈 수 없는 낭만처럼 들리기도, 더 나아가 씁쓸한 감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돌아갈 수 없으니 더욱 찬란한, 그 옛 시절 교토를 닮은 사운드다. 고쿠부 유리에의 <Just A Joke>, 이와사키 히로미의 <Street Dance>, 마츠바라 미키의 <Stay With ME>를 추천한다.


●교토의 역사
니조성

교토에는 ‘교토 고쇼(Kyoto Imperial Palace)’가 있다. 대략 500년 동안 일왕이 정무를 보았던 왕궁이다. 교토 고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또 하나의 성이 있다. ‘니조성(Nijo Castle)’이다. 이곳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별궁이다. 명목상 그의 임시 거처이자 ‘교토 고쇼’를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축성되었다. 다만 당시 ‘천황’은 일종의 명예직 느낌이고 실권은 막부(幕府)의 대표, 쇼군(將軍)에게 몰려 있었다는 점.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니조성이 축성되었던 1603년, 일왕의 명으로 쇼군이 되었고, 니조성에 모인 영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일본 역사상 가장 안정적이고 번영한 시대로 평가받는 ‘에도 막부’ 시대의 출발점이 니조성에서 공표된 것이다.

니조성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황금색 당문을 거치면 등장하는 ‘니노마루 궁전’이다. 니노마루 궁전은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33개의 방과 800개 이상의 다다미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각 다다미가 전부 마루로 연결되어 있어 방이 어딘지, 마루가 어딘지 정확히 구분할 수가 없다. 그저 넓을 따름이다. 궁전에 걸려 있는 벽화는 대략 3,600점에 달한다고 한다. 한걸음 거닐 때마다 건물이 전체가 삐걱거리며 뒤틀리는 소리가 난다. 과거 암살이 잦았던 시기, 침입자를 방지하기 위한 설계였단다. 현재는 그 소리가 멈추면 경비가 달려온다. 삐걱거림이 멈춘 그곳에, 백이면 백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멈춰 서 있기 때문이다. 니노마루 궁전 내부에서는 일체 사진 촬영이 금지다.

 

●일본식 프렌치의 진수
싱귤러 Singular

‘싱귤러(Singular)’는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 내부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일본에는 유난히 프렌치 레스토랑이 많다. 

<미쉐린 가이드 도쿄 2022>를 보면 일식보다 프렌치가 더 많이 선정되어 있을 정도다. 일본에서 이토록 프랑스 음식이 사랑받는 이유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두 음식의 결이 같다. 첫째로 원재료의 맛을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고, 둘째로 한 상에 차려내지 않고 코스로 식사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시각적인 기교도 중요시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내는 프랑스 음식이 프랑스 본토의 맛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고개를 양옆으로 저을 수밖에 없다. ‘일본식’ 프렌치는 완벽히 다르다. 

‘와콘 요사이(わこんようさい)’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일본의 정신에 서양의 학문을 더한다’라는 뜻이다. 프랑스의 기술과 조리 방식에 일본의 재료와 전통방식을 가미해 창조적인 맛을 낸다. 일본 사람들의 성향을 표현할 때 ‘잇쇼켄메이(一生懸命)’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인생을 걸고 열심히 한다는 뜻이다. ‘싱귤러’는 ‘잇쇼켄메이’와 ‘와콘 요사이’로 구현한 일본의 프렌치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싱귤러 디너 코스에는 총 4가지의 선택지가 있다. 10개의 음식이 나오는 일반 디너, 9개의 음식이 나오는 웰빙 디너. 그리고 와인 페어링과 논알콜 칵테일 페어링. 개인적으로 웰빙 디너와 논알콜 칵테일 페어링을 추천한다. 웰빙 디너에 사용되는 재료는 대부분 교토 혹은 일본의 특산품이다. 두부, 버섯, 순무 등 익숙한 재료를 프렌치의 방식으로 선보인다. 맛은 교토의 요리와 비슷하다. 가능한 한 재료에 손을 대지 않고 양념을 최소화했다. 담백한 맛이 지배적이라 향이 강한 와인보다는 슴슴한 매력의 논알콜 칵테일과 조합이 좋다. 논알콜 칵테일은 주로 홍차와 녹차 베이스로 제공된다. 가리야 니조 캐슬 교토에서 숙박할 경우 조식을 싱귤러에서 제공한다. 웰빙, 웨스턴, 일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침만큼은 일식을 추천한다.

토라야 카료 이치조
토라야 카료 이치조

●왕의 양갱
토라야 카료 이치조
Toraya Karyo Ichijo

좋은 식사 끝에는 좋은 디저트가 따라야 한다. 교토에서 시작된 양갱의 본좌, ‘토라야(Toraya)’는 무려 1571년부터 왕실에 양갱을 납품하던 곳이다. 1600년부터 ‘토라야(Toraya)’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 공식적인 문서로 남아 있다고 한다. ‘토라야 카료 이치조’는 토라야의 양갱을 녹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이다. 교토 고쇼 서쪽에 위치하며 야외 좌석에서 양갱과 차를 즐길 것을 추천한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가 좋다.

 

●교토에서 가장 조용한 산책길
오카자키 엔쇼지초 (岡崎円勝寺町)

교토의 중심에는 강이 흐른다. ‘가모가와강(鴨川)’이다. 이 근방으로는 여행객이 항상 많다. 특히 교토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키요미즈데라(清水寺, 청수사)로 향하는 길목, 산넨자카 니넨자카는 굳이 걸으려 하지 않아도 떠밀려 걸어질 만큼 붐빈다. 어디나 좋은 게 교토의 장점이라지만, 교토는 고즈넉할 때 빛을 발한다. 

교토의 일상을 걷고 싶다면 ‘산조케이한(三条京阪)역’ 앞에 있는 ‘다와 유라 교토’부터 ‘교세라미술관’까지 산책길을 추천한다. 교세라미술관은 1933년에 개관했으며 다양한 상설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이다. ‘세키센인초(石泉院町)’와 ‘오카자키 엔쇼지초(岡崎円勝寺町)’를 거치는 산책 코스가 가장 좋다. 가모가와강의 지류인 시로가와(白川)를 따라 걷는다. 시냇물이 ‘졸졸’ 하고 흐른다는 것을 가장 명확히 일깨울 수 있는 산책로다. 그만큼 조용하다. 길을 가다 1819년에 문을 연 떡집인 ‘기온만두 공장(祇園饅頭 工場)’이나 소바 전문점, ‘마츠토모’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좋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Banyan Tree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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