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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성지순례가 아니어도 괜찮은 이유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3.03.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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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그리고 예루살렘 여행이라고 하면 꼬리표처럼 성지순례가 붙는다. 시작부터 큰 벽처럼 다가온다. 그렇지만 너무 얽매이진 말기를. 예루살렘은 그저 걷고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니까. 두 발로 열심히 걸으며 담은 예루살렘의 모습이다. 

거창함은 내려두고

시작은 적당히 찬 공기를 머금은 깊은 밤의 예루살렘. 벤구리온공항에서 1시간도 채 안 걸리는데, 이곳 특유의 베이지색 건물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이 색감을 봐야 비로소 예루살렘에 왔음을 실감한다. 

예루살렘을 잘 여행하기 위해선 딱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넉넉한 시간과 편안한 운동화. 그리고 성지순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 그저 많이 걷기만 해도 여행지로서 예루살렘의 매력과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숙소 위치가 괜찮으면 도보 여행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데, 자유여행이라면 마밀라(Mamila) 지역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출발하면 올드시티를 비롯해 웬만한 주요 관광지는 두 발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번에는 야파 게이트(Jaffa Gate)에서 출발해 다윗의 탑(또는 다윗 망대, Tower of David), 성곽, 서쪽 성벽(Western Wall), 거룩한 무덤 성당(Church of the Holy Sepulchre), 아랍 마켓 등 올드시티 전반을 돌아다녔다. 

야파 게이트를 지나면 예루살렘 올드시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윗의 탑이 나온다. 웅장한 정문을 지나면 고대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2세기 하스모니안 왕조에 건설된 이 요새는 예루살렘을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현재는 예루살렘의 역사를 기록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서 파노라마 뷰로 황금 돔이 인상적인 ‘바위 돔’을 포함한 예루살렘 풍경을 관찰할 수 있으며, 성곽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게다가 저녁에는 화려한 쇼가 펼쳐지는 무대가 된다. 다윗의 탑과 일루미네이션을 통해 예루살렘의 역사를 표현한다. 

쇼가 끝나면 주황색 불빛이 감도는 올드시티의 낭만적인 밤까지 꼼꼼하게 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야파 게이트에서 아랍마켓 초입까지 이어지는 길과 다윗의 탑 입구에서 보는 알록달록한 광경이 제법 인상적이다. 

하루 종일 예루살렘을 쏘다니면서 수많은 장면을 마주할 텐데, 그중 머릿속 가장 깊숙한 곳에 각인된 모습은 지하에서 만난 서쪽 성벽이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서쪽 성벽은 70m 남짓 되는 벽과 그 앞에서 거룩하게 기도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쪽 (통곡의) 벽
서쪽 (통곡의) 벽

별도의 예약을 통해 서쪽 성벽 터널 투어(The Great Stone Route·The Great Bridge Tour)가 가능하다. 좁고, 은밀한 통로를 따라 땅속에 숨겨진 서쪽 성벽을 마주하게 된다. 유대교에서 가장 거룩하게 여기는 곳의 속살을 들여다본 셈이다. 게다가 1950년가량의 긴 세월이 새겨진 서쪽 성벽의 또 다른 모습을 통해 고대 유대인들의 시간과 공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참, 하나 덧붙이자면 여행자는 흔히 서쪽 성벽을 통곡의 벽이라고 알고 있는데, 현지인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The Western Wall Tunnels
The Western Wall Tunnels

▶여행+
걸어서 예루살렘 한 바퀴
프리마 킹스 호텔

프리마 킹스는 이스라엘의 로컬 호텔 브랜드다. 예루살렘을 비롯해 텔아비브, 에일랏, 사해 등 이스라엘 전역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라 접근성도 괜찮다. 

예루살렘 프리마 킹스 호텔은 일단 위치가 강점이다. 객실 상태는 최상급은 아니지만, 웬만한 단점은 이 ‘위치’ 하나로 상쇄된다. 마밀라(Mamilla) 지역과 올드시티 등이 가까운 곳에 있어 두 발로 다양한 명소를 다닐 수 있다. 10분 정도 걸으면 쇼핑몰 ‘알롭 마밀라 애버뉴’에 도착하고, 쇼핑몰을 지나 5분만 더 걸으면 올드시티의 초입인 야파 게이트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예루살렘 올드시티 여행을 시작하면 딱 맞다. 

객실의 경우, 테라스가 있는 곳을 예약하기를 추천한다. 분수 광장을 비롯해 예루살렘의 평범한 일상을 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조식 뷔페 레스토랑도 꽤 수준급이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 채소 등을 맛볼 수 있고, 이스라엘에서 꼭 맛봐야 하는 샥슈카도 경험할 수 있다. 또 중동의 달콤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할바(Halva)도 준비돼 있다. 매 끼니 먹지는 않더라도 한 번의 경험을 통해 이스라엘의 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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