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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1탄 스위스 제네바 Ⅰ ③ 스위스에서 하이킹을 즐기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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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를 가지 않고 어찌 스위스를 봤다 말하리. 제네바에서 스위스 도시 문화와 예술을 체험한 은미는 기차를 타고 스위스 동부로 이동했다. 은미가 택한 곳은 그 유명한 마테호른을 감상할 수 있는 체르마트. 에델바이스가 피어 있는 알프스와 눈 덮인 알프스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는 설렘을 안고 체르마트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 빨간색 기차 타고 체르마트로~

ⓒ트래비

제네바를 떠나 체르마트로 가는 길은 스위스 여행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제네바를 출발해 한동안은 아름다운 호수 풍경에 눈길을 떼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아름다운 산세에 눈길을 떼지 못하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불어가 주를 이루던 기차 안 방송이 어느 순간 독어로 바뀐다. “한 나라 안인데 마치 국경을 넘는 기분이에요. 이게 바로 스위스의 매력인 것 같아요.” 

비스프(Visp)에서 내려 체르마트 행 기차를 기다리는데 사진 속에서 보던 앙증맞은 빨간색 기차가 ‘부웅~’ 경적을 울리며 들어온다. 제네바-비스프 구간 기차와는 아주 색다른 분위기의 체르마트 행 기차를 탄 은미는 좌석에 엉덩이를 붙일 새도 없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어렵사리 열차 창문을 내리더니 “와! 바람 너무 상쾌해요. 최고에요. 최고!”라며 “도저히 카메라를 내려놓을 수가 없어요”라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댄다. “감동이란 말밖에 생각이 안 나요.”

info     제네바에서 체르마트까지 기차로 이동할 경우 주로 비스프나 브리그(Brig)에서 갈아타게 된다. 제네바에서 출발하는 비스프 또는 브리그 행 기차는 새벽 5시50분부터 저녁 6시10분까지 1시간에 1대꼴로 있다. 제네바에서 비스프까지는 약 2시간20분 정도, 비스프에서 체르마트까지는 약 1시간10분 정도가 소요된다. www.cff.ch

☆  잠 못 드는 밤, 마테호른은 빛나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산속 작은 마을인 체르마트에 도착했다. 아기자기한 목재 건물로 이뤄진 마을 모습이 마치 장난감으로 만들어 놓은 동화 속 그림 같다. 가방을 끌고 동화 같은 마을 길을 거닐어 숙소에 도착한 은미.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샬레 스타일 숙소에 들어선 그녀, 너무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라며 마냥 행복해한다. 하지만 감동은 계속 이어졌으니, 베란다 쪽 커튼을 열자 베란다 밖으로, 달이 걸린 까만 하늘과 눈에 뒤덮인 새하얀 마테호른이 그림처럼 어우러져 비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되다

어젯밤에 봤던 그 비경 때문에 잠을 설친 은미는 새벽 이른 시간에 일어나 베란다에 사진기자에게 빌린 삼각대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었단다. 설핏 눈을 떴는데 베란다 창밖으로 보이는 마테호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나. 날이 밝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날이 밝자마자 샬레에서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는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먼저 기차역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로 가서 지도를 받고 여러 루트 중 호수가 있는 루트를 묻는다. 호수에 비친 설봉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란다. 관광안내소 직원으로부터 호수가 있는 수네가 파라다이스(Sunnegga Paradise)를 추천받은 후 케이블카를 타고 수네가 파라다이스로 오른다. 

ⓒ트래비

수네가 파라다이스에 오르니 마테호른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에 비친 마테호른의 모습을 보고 싶다던 그녀의 소원대로 짙은 호수 위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마테호른과 여러 개의 설봉들이 재탄생했다. 설봉과 푸른 초원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곳을 신나게 누비던 그녀, 한쪽에서 양들을 발견한다. “정말 스위스에 와 있는 기분이 드네요.”

호숫가를 거닐던 그녀는 이곳에서 사진기자와 함께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 내기로 한다. 해발 2,288m 높이다 보니 6월에도 아직 추운 기운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과감히 신발과 양말을 벗고 호숫가에 발을 담그고, 입고 있던 재킷까지 과감히 벗어 던지고 호수를 뛰어다닌다. “이런 기회가 어디 또 있겠어요? 이렇게 멋진 날, 이렇게 멋진 곳에서, 이렇게 모델처럼 멋진 사진을 찍는 일은 아마도 내 생애 단 한 번뿐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후회 없이 뭐든 해보고 싶어요.”

☆ 라인 마테호른 정상에 우뚝 서다

ⓒ트래비

수네가 파라다이스를 내려와 이번에는 3,883m 높이의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Matterhorn Glacier Paradise, 클라인 마테호른)에 도전한다. 클라인 마테호른은 케이블카를 3번이나 타고 올라야 하는 높은 곳이다. 처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은 푸르른 초원이 펼쳐지는 여름 모습인데, 두 번째 케이블카로 갈아타자 조금씩 빙하가 보이기 시작하고 세 번째 케이블카로 갈아타자 귀가 ‘멍~’ 머리도 ‘멍~’한 느낌이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그녀, 케이블카가 정상을 향해 올라가자 손잡이를 꼭 쥔다. 

이제 주변은 푸른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고 온통 눈으로 뒤덮인 하얀 세상. “조금 전에 푸른 초원들이 펼쳐졌는데 불과 몇 십분 만에 이렇게 하얀 세상이 펼쳐지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그녀의 말처럼 세상이 한순간에 겨울로 뒤바뀌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그 유명한 마테호른을 한눈에 담다 보니 추운 기운도 느껴지지가 않는다. 어느새 높이도 잊은 채 카메
라를 들고 분주히 움직인다. 드디어 케이블카가 클라인 마테호른에 도착. 이곳에는 파란 하늘과 하얀 눈, 단 두 가지 빛깔만이 존재하는 듯하다. 최정상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약간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 상황. 그녀는 고소공포증 때문인지 잠시 망설인다. 언젠가 한국에서 직장 동료들과 소백산 등반을 갔다가 정상을 바로 눈앞에 두고 포기한 적이 있단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수 없다. 잠시 후 그녀는 클라인 마테호른 맨 꼭대기에 올라서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이 아름다운 절경을 눈에 담지 않을 수는 없다. 

정상에 선 그녀의 표정에는 환희가 가득했다. 해냈다는 기쁨과 세계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설경을 자기 두 눈으로 직접 체험했다는 즐거움이 그녀를 감싸고 있는 듯했다. 여기서 그녀, 준비해 온 선글라스를 끼고는 사진 한 장을 부탁한다. “선글라스에 비친 설경을 사진에 담고 싶어서 특별히 이 선글라스를 준비해 왔어요.” 

대설원에 선 그녀에게 이미 두려움이란 단어는 눈 녹듯 녹아 버렸다. 차가운 눈을 손으로 꽁꽁 뭉쳐 눈싸움을 걸고 눈을 하늘 위로 뿌려 보는 은미.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다는 그녀에게 3,883m란 높이는 이미 의미를 잃었다. 이제 정상도 모자라 산 정상에 놓인 의자 위에까지 올라서 본다. 다른 외국인 방문객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엄지손가락을 힘껏 펴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체르마트 기차역 앞 ‘고르너그라트 반(Gornergrat Bahn)’ 터미널에 가면 체르마트 전자엽서에 자신의 사진을 담아 보낼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다. 키오스크를 발견한 은미, 사정없이 달려간다. “여행지에서 이런 키오스크를 발견할 때마다 전 꼭 전자엽서를 보낸답니다.”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보내냐고 묻자, “아니요. 저한테 보내요” 한다. 예전에는 친구들한테 보냈었는데 그곳을 여행하지 않은 친구들한테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더란다. “생각해 보니 그 엽서에 큰 의미를 가질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지에서 이런 키오스크를 만날 때마다 저한테 엽서를 보내요. 나중에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서 이 전자엽서를 보면 느낌이 색다르다니까요. 한번들 해보세요!”



ⓒ트래비

사진도 좋지만 풍경을 잘 담아 낸 엽서를 고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거는 친구한테, 이거는 부모님께…. 예쁜 엽서를 고르고 골라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엽서를 써 내려간다. “여행지에서 엽서를 써서 보내면 제가 한국에 귀국한 후에 도착할 때도 있는데, 그 재미도 쏠쏠해요. 다시 일상생활에 젖어 지내는 순간 그 엽서를 보게 되면, ‘아, 내가 그때 이런 시간을 보냈지’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거든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체르마트 군데군데 자리한 작은 갤러리에 들른 그녀. 현지 화가가 그린 그림과 에델바이스 생화로 만든 작품 등을 살펴본다. 똑같은 마테호른이지만 그림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화려하거나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소박한 멋이 있다며 좋아하는 그녀. 결국 한 손에 그림
한 점을 들고 나온다. “꼭 그림을 사지는 않더라도 이런 곳에 들러 그림을 살펴보면 좋아요. 내가 본 그 자연을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표현했구나 느낄 수 있어 좋거든요. 내가 방금 보고 온 그 자연이 주인공이 된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느껴 보세요.”

아기자기한 빵집들을 발견하고 과감히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이곳 사람들은 어떤 빵을 먹나 구경도 하고 맛있어 보이는 빵은 과감히 먹어도 본다. 초콜릿이 유명한 스위스인 만큼 초콜릿은 물론 초콜릿이 가미된 쿠키도 꼭 맛봐야 한단다. 양지 바른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풍경도 보면서 맛있는 빵과 쿠키를 먹으면 제아무리 훌륭한 노천카페도 부럽지 않다.

▒ 약국에서 쇼핑하는 재미난 그녀!

미술관 말고 그녀가 꼭 들러야 한다고 주장한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세계보건기구와 약국. 

약국   그녀는 자신의 직업이 약사인 만큼 어디로 여행을 가든 약국만은 빼놓지 않고 꼭 가본다고 했다. 근데 제약업으로 유명한 스위스에서 어찌 약국을 안 갈 수가 있겠는가. 그녀는 약국에서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종합비타민제를 사고 다른 간단한 물품도 구입하면서 약국도 하나의 여행 코스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세계보건기구  그녀가 여행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건재했는데 출발일을 얼마 앞두고 이종욱 사무총장의 타계 소식을 접했다. 그래서 더욱 세계보건기구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사정상 건물 내부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제네바에 와서 세계보건기구 건물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 미술관을 찾아가는 노하우와 미술관 백배 즐기기를 위한 나만의 팁!

스위스에 간 이상 여행 중 한 번쯤은 미술관에 들러 볼 만하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미술관을 관람해야 할지 잘 모르는 여행자들을 위해 은미가 공개하는 그녀만의 노하우.

1    그 나라 출신의 유명 화가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을 찾는다(스위스에도 당연히 프랑스 인상파 화가의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긴 하지만 그들의 우수한 작품은 파리에 가면 얼마든지 볼 수 있으므로 과감히 생략하고 스위스에서는 스위스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한다).

2    기획 전시회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다(일단, 미술관이 정해지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혹시 기획 전시가 있는지 알아보자. 그 나라 출신 유명화가 경우 기획 전시가 그 도시 어딘가에서 열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3    보고자 하는 화가의 유명작품을 미리 파악한다(대부분의 유명한 미술관들은 그 규모 면에서 관광객을 압도한다. 압도당하지 않고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에 목표물(?)을 정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차피 루브르박물관을 뛰어다니면서 다 본다고 해서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4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아침에 일찍 도착한다(미술관은 일찍 열고 일찍 닫는다. 늦게 가면 제대로 보지도 못할 뿐더러 줄 서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되도록이면 주요한 미술관의 경우에는 개관 시간을 미리 파악해서 계획을 세워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미술관이 일주일 중 하루 이틀 정도는 저녁 늦게까지 개관을 하므로 아침 시간이 힘들면 저녁 시간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아트북 숍을 미리 둘러보라(미술관 출입구에 있는 아트숍을 미리 둘러보면 그 미술관의 주요작품을 알 수 있다. 대부분 그 미술관에서 소장한 작품들의 엽서를 팔고 있기 때문에 미리 몇 장 사서 직접 작품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미술관 소장품을 소개한 책자를 구입해서 들고 다니면서 보는 것도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다). 

6    쇼핑을 한다고 생각하라(‘내가 만약 이 많은 작품들 중 하나를 살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을 구입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미술관을 둘러보라. 적극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구입할 작품을 정하면, 마지막으로 아트숍에 들러서 포스터를 하나 구입하는 것이다. 원통형의 포장에 둘둘 말아 넣어 주는데 들고 다니면 폼도 나고 여행에서 돌아와 액자로 걸어 두면 두고두고 즐길 수 있다).

▒ 한눈에 보는 은미의 여행일정

- 6월3일 토요일

저녁에 제네바 도착-호텔 앞에 있는 뫼벤픽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아가 아이스크림 음미
 
- 6월4일 일요일

호숫가에서 자전거 타고 산책-호수 인근 ‘파크 라 그랑즈(Park la Grange)’ 산책-아트 갤러리, 앤틱숍, 서점, 아기자기한 레스토랑들이 즐비한 구시가지 투어-미술과 역사 박물관에서 르 꼬르뷔제 전시회 관람-레만호 벵 데 파퀴에서 점심-라스박물관에서 르 꼬르뷔제 전시회 관람-레만호 크루즈-기차역 앞 ‘카페 드 파리’에서 식사-호수 주변 야경 감상

- 6월5일 월요일

제네바 외곽 프랑스와의 국경 너머에 위치한 살레브(Saleve) 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제네바 전경 감상-제네바 시내로 돌아와 국제기구 지역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건물 구경-기차 타고 브베에 들러 르 꼬르뷔제가 노부모를 위해 지은 집을 찾아감-다시 기차를 타고 비스프를 경유해 체르마트 도착

- 6월6일 화요일

체르마트에서 수네가 파라다이스와 클라인 마테호른 탐방-산악열차 탑승

- 6월7일 수요일

체르마트 마을 탐방-제네바로 돌아오는 길에 몽트뢰(Montreaux)에 들러 시옹성 등 간단한 관광-이후 개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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