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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호 칼럼 - 더위를 이기는 현명한 방법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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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이기는 현명한 방법

긴 장마가 끝나고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찜통 더위로 고초를 겪고 있는 곳은 비단 우리나라만은 아닌 듯하다. 미국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사상 최악의 더위로 현재까지 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으며, 프랑스에서는 지난 7월 한 달간 112명이 더위로 사망하였다고 한다. 항온동물인 인간에게 체온 조절은 상당히 중요하다. 요즘같은 무더위에 외출을 한다거나, 사전 준비 없이 여행을 떠났다가 더위에 몸을 상하면 곤란하므로 신체와 체온 조절에 대한 기본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어찌 보면 생존을 위한 상식이 아닐 수 없다. 

인체는 외부 기온이 높을 때 체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열 생산은 감소시키고, 반대로 열 방출은 증가시키는 쪽으로 순응하게 된다. 더울 때 나타나는 신체의 대응 과정과 사람들의 행동 양상을 살펴보면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 더울 때는 입맛을 잃는다. 왜일까?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소화기는 음식물을 물리적으로 잘개 쪼개기 위하여 많은 소화기 근육들이 움직이며 화학적으로 분해하기 위해 많은 소화액을 분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위장은 상당량의 열을 생산한다. 그러므로 인체는 식욕을 떨어뜨려 음식 섭취를 제한하여 열 생산을 줄이려고 한다. 만일 식욕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과식을 한다면 쉽게 체하고 복통이나 설사가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열 생산은 골격근에서 가장 활발하며 노동이 심해질수록 급격히 증가하므로 더울 때 인체는 근육을 이완시키고 움직임을 최대한 둔화시켜 근육에서 발생하는 열 생산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맥이 풀리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것은 순응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면 더울수록 노출 패션이 유행하는 이유는 왜일까? 체열의 90% 이상은 피부를 통해 체외로 방출된다.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체열을 외부 공기와 접촉시키고 땀 분비량을 늘려 증발열로 체열을 식혀 주며 호흡 속도를 증가시켜 뜨거운 체내 공기를 밖으로 배출시키되 외부 공기는 체내로 들이게 된다. 열 방출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피부는 외부 공기와의 접촉 면적을 증가시켜야 하므로 노출 패션이 유행하는 것은 패션 이전에 인체의 능동적인 순응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체는 하루 850~960g 정도를 땀으로 증발시키는데 습도가 높을수록 땀이 증발되지 않으므로 무덥게 느껴진다. 주위 온도가 24℃ 이하에서는 체열 방출이 피부의 복사와 전도에 의해 이루어지며 29℃ 이상에서는 주로 발한에 의해 체열 방출이 이루어진다. 34℃ 이상이 되면 오히려 외부에서 열을 받게 되므로 사실상 체열 방출이 어렵고 거꾸로 체열이 축적되어 체내 온도가 상승하므로 더위를 먹게 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인체가 고온에 순응하는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두통, 현기증, 귀울림 등의 증세를 호소하고 만사가 귀찮은 무관심 상태가 되며 졸음이 오고 급기야 의식장애를 가져온다. 

'단계심법'에는 더위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속을 시원하게 하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더위는 기를 상하므로 진기를 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에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찬물과 얼음물을 너무 마셔서 비위를 상하면 토하고 설사하는 곽란이 생기게 되므로 더위 먹은 데 쓰는 약은 흔히 비위를 따뜻하게 하며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습을 없애며 오줌이 잘 나가게 하는 약을 사용하여야 한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더위를 피하기 위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시원한 물을 많이 마셔 위장의 열을 식히고 무리한 육체노동을 피하여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여야 한다. 무더위에 지치고 짜증도 나지만 시원한 팥빙수의 얼음 알갱이를 떠올리며, 무더운 날씨는 12월에 찾아올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위한 시련이라 위안을 삼으며 이 더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보자.

* 도용호 선생은 동국 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자연요법학회 정회원이며 현재 情이찬 한의원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kgdown.com/kgdow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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