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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1탄 스위스 제네바 Ⅱ ① 반짝이는 도시 제네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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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볼을 가진 해맑은 소녀가 등장하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보면서 스위스를 꿈꿔 본 적이 있는가? ‘영세중립국’으로 널리 알려진 스위스는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프랑스어권, 독일어권, 이탈리아어권, 로망슈어권으로 구성된 스위스는 각기 다른 민족과 문화와 언어가 만나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 있다. 

가볼 곳도, 볼 것도 너무나 많은 스위스에서 <트래비>가 가장 먼저 도시탐험의 대상으로 선택한 곳은 제네바.국제기구의 본거지이자 아름다운 산과 호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제네바는 스위스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도시로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네바만 보고 오기에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아, 아름다운 알프스의 모습을 간직한 체르마트와 호반의 아름다운 도시 몽트뢰의 모습도 함께 담아 왔다.


레만호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제네바

어둠이 가시고 햇살 밝은 아침이 찾아오면 간밤 도로의 반짝임은 없어지고 대신 레만 호수(제네바 호수)가 반짝이기 시작한다. 도심 중심을 흐르는 론 강과 레만호는 제네바를 더욱 여유로운 곳으로 만드는 요소다. 레만호는 제네바의 모든 매력을 한번에 느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레만호 양쪽으로 자리한 아름다운 건물들, 호수 양쪽을 채우고 있는 요트들, 호숫가를 둘러싼 초록의 공원들 그리고 제네바의 상징인 젯또(Jet D’eau) 분수…. 특히 호수 어느 쪽에서나 한눈에 들어오는 젯또 분수는 수력 공장의 단순한 보안 밸브가 그 기원이었지만 이제는 제네바 최고의 명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낮에 시원하게 솟구치는 모습과 함께, 야간에 조명 빛이 어우러진 분수의 모습 또한 볼 만하다.

     젯또 분수 운영 시간은 5월에서 9월 중순까지는 매일 오전 9시에서 밤 11시15분까지. 3~4월과 9월 중순에서 10월 말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일몰시까지(단, 금, 토, 일요일 및 공휴일은 밤 10시30분까지). 11월에서 2월 말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제네바 시민들의 휴식처, 뱅 데 파퀴



이른 아침 레만호로 나가면 일상을 즐기는 제네바 시민들과 함께 또 하나의 반가운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몽블랑 부두(Quai du Mont-Blanc)를 따라 걷다 보면 호수 안으로 쭉 뻗어 있는 등대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뱅 데 파퀴(Bains des Paquis)’. 아직 인적이 드문 시간 이곳에 들어서면 백조, 청둥오리 등 다양한 종의 조류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신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이 밝았는데도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녀석들의 모습을 숨죽이고 지켜본다. 

뱅 데 파퀴의 호숫가는 아침에는 새들의 차지지만 오후가 되면 제네바 시민들의 차지가 된다. 등대와 대중 풀장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제네바 시민들을 위한 도심 속 휴양지다.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호수욕’을 즐기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른들이 일광욕을 즐긴다. 주말이면 일광욕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는 이곳은 남녀 일광욕 공간이 따로 나뉘어져 있어 재미있다. 폐쇄형으로 막혀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여자 쪽 코너에 가면 수영복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들이 많다. 

뱅 데 파퀴에는 일광욕 외, 제네바에서 유명한 야외 스낵바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다이빙 보드 등이 갖춰져 있으며 사우나 및 마사지 시설도 훌륭하다. 1932년 대중들에게 개방된 이 공간은 현대적이거나 세련된 멋은 없지만 제네바 현지인들의 일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오전 9시에서 8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일반 성인 기준 1인당 CHF2(한화 약 1,560원, 8월16일 기준 CHF1≒780). 웹사이트(www.bains-des-paquis.ch)가 운영되고 있으나 불어 서비스만 제공되고 있다.

여유로운 매력, 북 카페



‘북 카페’. 한때 우리나라에서 대거 붐을 일으켰다가 현재는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사라져 버린 존재. 수년 동안 발길을 끊었던 북 카페를 다시 찾은 것은 제네바에서였다. 제네바에서 까루즈로 가는 길, 에스프레소 한잔 마실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던 순간,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북 카페 ‘레 리시끌라블(Les Recyclables)’.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선 순간, 묵은 책 냄새가 코끝에 확 퍼진다. 한쪽은 여느 카페처럼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책들이 즐비하게 꽂혀 있다. 

토요일 아침, 이곳 북 카페에는 에스프레소 한잔과 크로와상으로 아침식사를 즐기며 여유롭게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들, 아이를 데리고 간단하고도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커피나 차, 주스 한잔, 빵 하나로 차려지는 CHF6짜리 아침식사는 사람들에게 여유와 행복을 준다. 이곳은 북 카페인 동시에 헌책방 역할도 하고 있어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도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또한 카페 이름처럼 환경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음식도 두부 등을 이용한 건강식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화장실. 오래된 책 표지로 장식된 화장실이 카페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 얼마를 걸어가면 또 다른 분위기의 ‘MLC 북 카페’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인터넷 사용도 가능하며 매주 소규모 그룹 토론회가 열리기도 한다. 제네바의 북 카페에 가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이상의 제네바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 큰 재미가 있다.

    레 리시끌라블(www.recyclables.ch)과 MLC 북 카페(www.librairie-cafe.com)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나 불어 서비스만 지원하고 있다. 레 리시끌라블 북 카페를 찾아가려면 기차역에서 13번, 시내에서 12번 트램을 타고 아우구스틴(Augustins) 역에서 하차 후 길을 건너면 된다. MLC는 레 리시끌라블에서 길을 건너 까루즈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보인다.

제네바의 과거와 현재 속을 거닐다

제네바 시가지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도보 여행에 적합하다. 아기자기한 골목길과 작은 가게 등 곳곳에 숨은 매력들이 가득하다는 점도 제네바를 걸어서 느껴 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 유명 부티크와 명품숍들이 가득한 거리를 지나 언덕길로 오르면 구시가지가 시작된다. 구시가지에 높이 솟아 있는 첨탑의 주인공은 ‘생 피에르 성당(성 베드로 성당)’. 고딕 양식의 외관이 화려해 보이지만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스테인드글라스로 된 창을 제외하고 너무나 단조로운 모습이다. 이는 제네바가 종교개혁의 본거지인 만큼 16세기 중반 금욕 철학에 따라 장식품이나 화려한 색채가 모두 제거됐기 때문이다. 생 피에르 성당의 자랑은 제네바 시가지와 레만호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북쪽 탑. 이곳의 전망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과거가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 듯한 좁다란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아담한 노천카페들과 박물관, 갤러리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시청사(Hotel de Ville)를 지나 구시가지를 빠져 나오면 밤나무가 늘어선 산책로가 보이고 그 아래로 푸르름이 가득한 바스티옹 공원(Parc des Bastions)이 보인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대형 체스 놀이를 즐기는 어른들, 잔디밭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 등 여가를 즐기는 제네바 시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한쪽 벽에 부조물이 보이는데 그 중앙에 5m 높이의 대형 동상 4개가 만들어져 있다. 이들은 기욤 파렐, 장 칼뱅, 테오도르 드 베즈, 존 녹스 등 종교개혁 운동의 핵심 인물들이다. 100m 길이의 벽을 따라 프로테스탄트주의 450년 역사를 정리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생 피에르 성당은 여름(6월1일~9월30일)에는 오전 9시30분에서 저녁 6시30분까지(일요일은 12시~6시30분), 겨울(10월1일~5월31일)에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30분까지(일요일은 12시~5시30분) 개방. 성당 북쪽 탑과 남쪽 탑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일반 성인 기준 1인당 CHF4.


제네바와 시계



시계는 스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부분이다. 스위스 시계 산업은 종교개혁과 연관이 있는데, 16세기 당시 프랑스에서 박해를 피해 스위스로 피신한 칼뱅주의자 중 일부가 시계 장인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바 시계는 독특한 외관과 첨단 기술로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파텍 필립(Patek Philippe), 프랭크 뮬러(Franck Mu걖ller) 등 유명 고급 시계 브랜드들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 바로 제네바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어느 곳보다 거리 곳곳에서 시계를 많이 볼 수 있다. 다양하고 독특한 시계들을 발견하는 재미는 제네바 여행의 묘미 중 하나!

★ 사람 구경하고, 물건 구경하고~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쁠랜 드 쁠랭빨레(Plaine de Plainpalais)에서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오래된 가구와 옷가지부터 레코드판, 헌책, 장신구 등 재미난 물건들이 가득하다.
굳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곳이 바로 벼룩시장이다.
특히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등지의 벼룩시장에서는 오랜 된 독특한 물건들이 많다.
잘 살펴보면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 이곳은 규모가 큰 만큼 제네바의 역사가
담겨 있는 물건, 일상용품 등 다양한 물건들을 찾아볼 수 있다.




1. 이제는 추억이 된 레코드판. 그래도 벼룩시장에서는 여전히 레코드판을 파는 사람도, 이를 찾는 사람도 많을 걸 보니 그 인기가 아직 죽지 않은 것 같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CHF8~25

2. 시장에서 음악이 빠질 수야 없는 법. 아코디언을 메고 연주하러 다니는 거리 음악가가 시장의 흥을 돋우곤 한다

3. 앙증맞게 생긴 이 요리기구가 무언고 하니 스위스에서 많이 먹는 라클렛(치즈를 녹여 감자랑 곁들여 먹는 음식)을 만드는 기구. 전기 코드를 꼽아 쓰는 이 라클렛 기구는 믿기지 않는 가격, 단돈 CHF5

4.목걸이, 반지, 열쇠고리 등 각양각색의 소품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2,3. 깨끗이 닦아 내놓은 중고 신발들, 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흑백사진첩, 게다가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축음기까지…. 벼룩시장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진기한 보물들이 가득하다 

4.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속 주인공이 썼을 법한 목재 트렁크. 가격은 CHF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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