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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칼럼 - 산후에 살찌는 이유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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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 태반, 양수, 커진 자궁, 표피에 누적된 수분(부종)으로 인하여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생리적인 현상이다. 어느 정도 증가하는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10kg 내외가 정상 범주이다. 출산 직후에는 아기나 양수, 태반 등이 다 빠져나온 뒤에도 산모는 임신 전보다 6-7kg 정도의 몸무게가 남아 있게 되는데 이는 대부분이 수분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증가는 임신한 후 생활을 잘 하여 비정상적인 체중 증가가 없을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대부분 임신을 하게 되면 많이 먹고, 운동도 안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임신 상태에서 신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대사의 저하로 인하여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되어 임신 전보다 15-20kg 정도 몸무게가 증가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출산한 다음에도 태어난 아기의 몸무게는 보통 3kg 정도, 태반과 양수는 1.5kg으로 출산시 몸에서 빠져나오는 무게라야 고작 4.5~5kg로 일단 몸무게가 임신 전보다 엄청 늘어나게 된다. 출산 후에 살이 찌는 것은 이렇게 임신하면서 기본적으로 불어난 몸무게 때문이기도 하지만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출산 후에는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관절이 약하니 쉬어야 하고, 기운이 없으니 쉬어야 하며, 애기 젖을 먹여야 하니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먹지 않았다가는 시어머니 눈치를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산후에는 관절이 약해져 있고 외부 환경 변화에 신체가 적절한 적응을 하지 못하므로 조리를 잘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은 곤란하다. 이 시기에 많이 먹는 것에 훈련된 산모들은 그 후에도 계속 많이 먹는 것에 길이 들게 된다. 바야흐로 이 시기가 미시에서 아줌마로 전환되는 시기인 것이다. 예전에는 앉을 때도 다리를 모으고 가지런히 앉았었는데 이때부터는 그 자세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출산시 기혈(氣血)의 소모로 인하여 신진대사가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모든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살찌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물을 신체 내에서 에너지로 바꿔 주는 기능(기화; 氣化)이 저하된다. 또한 내장 활동이 저하되어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니까 그만큼 남는 에너지 또한 많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남은 에너지는 창고에 저장되는데 그 창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지방이다.

세 번째 이유는 두 번째 이유와 같은 맥락으로 수분 대사가 잘 되지 않아 부종이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임신을 하게 되면 체내의 수분, 특히 세포외액이 증가하여 부종이 생기게 된다. 출산 후에 이 세포외액이 잘 배출되려면 무엇보다 기혈의 순환이 촉진되어야 하는 것인데 전혀 활동을 안 하고 방에서만 뒹굴뒹굴 하면 부기가 빠지질 않는다. 따라서 산후 비만은 원인을 정확히 진단받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정기영 선생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비만학회, 부인과학회, 대한알러지학회 및 대한약침학회 회원이며 현재 경희 봄 한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bom-di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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