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도용호 칼럼 - 저는 무슨 체질이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9.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본인의 체질이 궁금하다고 알려달라는 분들을 흔치 않게 본다. 체질을 알고자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본인에게 맞은 음식을 가려 먹어 본인의 건강을 관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어떤 환자 분은 인터넷이나 신문지상의 내용으로 나름대로 본인의 체질을 판단하여 이미 음식을 가려 먹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자칫 없던 병도 만들 수 있으니 한번쯤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조선후기 한의학자인 이제마(李濟馬, 1838~1900)선생은 사람은 오장육부의 기능에 따라 체형과 그에 따른 성격도 다르며, 음식물의 섭취 역시 달라지므로 체질에 맞는 생활을 하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주창하였다. 즉, 똑같은 병에 똑같은 치료를 하여도 어떤 사람은 낫고 어떤 사람은 낫지 않는 경우를 관찰하여 의학적인 체계를 세운 것이다. 체질의학은 천편일률적이던 치료에서 개인의 병증에 맞춘 치료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한의학이 갖춘 독창성이자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원천이기도 하다. 우선 독자여러분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간단히 체질별 성향에 대하
여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소음인. 매우 신중하고 침착하며, 무슨 일을 시작할 때는 그 결과를 예상한 후에야 비로소 손을 대며 세심한 성격 탓에 사람을 모으는 재주가 있다. 리더쉽보다는 설득력으로 필요한 사람을 모을 줄 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고 적임자를 배치하고 예상되는 난관에 대비책을 세우고 수지균형을 계산해서 맞추는 일에 적합하다. 

소양인. 부지런하고 충직하고 사리사욕 때문에 공적인 일을 망치지 않는다. 대범하면서 포용력이 있어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를 준다. 실속보다는 명예를 중시하는데 자기 일보다는 남의 일을 중시하는 성격이므로 사업가로선 자격이 없고, 끈기가 없어서 어려움에 처하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태음인. 싫증을 내지 않고 끈기가 있어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행동이 굼뜨고 답답하지만 단조롭고 변화가 없는 일에 적합하다. 사리사욕이 많고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으며, 자기가 맡은 일에 책임을 지는 장점이 있다.

태양인. 붙임성이 좋아 처음 만난 사람하고도 스스럼이 없다. 과단성이 있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어렵고 생소한 분야에서도 능히 성공할 자질이 있다.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데 유리하다. 반면 치밀히지 못하고 독선적인 데가 있어 리더쉽에 문제가 있다.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분간하는 재주는 있으나 유능한 사람과 무능한 사람을 분간하는 재주는 없다.

이쯤되면 본인의 체질이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또 어떤 음식이 나한테 맞는 음식인지도 궁금하다. 평균 수명이 점차 연장되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갖고 안락한 노후 생활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현재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인구는 4,800만이다. 4,800만명 중에서 DNA가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는 없다. 즉, 4,800만 명의 체질은 모두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체질의학은 질병이나 성품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4종류 혹은 8종류로 묶어 환자를 관찰하고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세심함을 기울이고자 하는 학문이다. 즉, 치료의 천편일률성을 타개한 의학분야이기에 분류된 체질마다의 일률적인 치료는 사상의학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사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개체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본인에게 맞는 음식은 몸이 받아들이고 안 맞는 음식은 본능적으로 거부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성향은 짙어지므로 어찌보면 전문의사보다도 본인에게 맞는 음식과 안 맞는 음식은 본인 스스로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이론적으로는 본인에게 이로운 음식이라도 평상시 복용 후 불편한 음식였다면 이는 본인에게 이로운 음식이라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체질의학이 세심한 치료학문임에는 자명하지만 자칫 잘못 남용되어 개인이 섭식생활에 불균형을 초래한다면 이는 없는 병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할 뿐이다.

* 도용호 선생은 동국 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자연요법학회 정회원이며 현재 情이찬 한의원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kgdown.com/kgdown@naver.com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