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탤런트 원기준 - 뮤지컬계 오빠가 영포왕자로 돌아왔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9.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래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오기 있게 던지는 그 말. “형님께 뒤지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주몽 그놈에게 뒤쳐지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포왕자의 입을 통해 나오는 이 장엄한 말 한마디 한마디는 진지하다기보다는 ‘웃기다’. 
브라운관에서는 어쨌거나 ‘새로운 얼굴’이라고 인식됐지만 원기준은 뮤지컬계에서는 ‘오빠’부대를 몰고 다닐 정도의 스타이고 <주몽> 이전에도 다양한 작품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왔던 중견급 연기자이다. 그래서 각종 연예뉴스나 TV에서 그를 처음 본 시청자들은 신인 발굴이나 한 듯 떠들썩 하지만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말했다. 뮤지컬계의 ‘오빠’가 영포왕자로 돌아왔다고.

-영포왕자를 위한 변명

허구헌날 ‘모략’과 ‘모함’을 일삼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영포왕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심은 크지만 그릇이 작아 매번 사고뭉치로 여기저기에 민폐를 끼치지만 정작 자신은 자기가 ‘꾸민 계략’과 ‘저지른 행적’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다. 이렇게 조금은 모자란,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악역 영포왕자를 코믹하게 그려 내고 있는 원기준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호응이 매주 시청자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다. 

“사람들이 영포를 악역이라고 하지만 저는 영포가 너무 이해가 돼요. 잘난 형과 동생 사이에 끼어서 뭘 좀 해보려고는 하는데 이도저도 안 되는 불쌍한 사람인 것 같아요. 또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생각만 하고 고민만 하다 아무런 행동을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하지만 영포는 생각을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인물이에요. 결과는 늘 좋지 않고 의도도 뻔히 보이지만 그런 점들이 용기 있다고 생각될 때가 많아요.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 종종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밖에 없는 영포가 가련하죠.” 

영포는 <주몽> 최완규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의 인물이다. 원래 금와왕은 7형제를 슬하에 두었지만 이를 드라마에 모두 등장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어 대소와 주몽 외에 나머지 다섯 명의 자식을 영포라는 하나의 인물로 압축시켰다고 한다. 여기에 원기준이 연기하는 코믹한 영포왕자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 역할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처음에는 연기가 어색하다고 혼도 많이 났어요. 뮤지컬 무대에서는 보통 동작을 크게 해야 하다 보니 그게 브라운관에서는 오버스럽게 보였던 거죠.” 

핏대를 세우고 눈을 부릅뜨며 얼굴 근육을 실룩거리는 ‘분노 연기’에 대해 일부러 코믹하게 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강조한다. “영포는 굉장히 심각해요. 야망을 가지고 뭔가를 해보려는 것이지 웃기려는 행동이 아니거든요." 


ⓒ트래비

-<주몽>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원기준은 94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까치네>, <신비의 거울 속으로>, <진주 귀걸이> 등 여러 드라마와 <그리스>, <사랑은 비를 타고> 등의 뮤지컬에서 활동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묻자 “아직 이룬 것도 없는데 터닝 포인트가 어디 있냐”며 쑥스러워한다. 하지만 <주몽>을 통해 많은 시청자에게 알려졌고 처음 맡는 코믹 캐릭터인 영포 역할이 확실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그는 이 드라마를 하는 중에 결혼까지 하게 됐다. 상대는 지난 6월 <사랑은 비를 타고>의 공연 무대에서 깜짝 프러포즈로 화제를 모았던 영어강사 김현주씨. 작년 6월 원기준의 통역을 도와주며 인연이 시작됐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여자친구 부모님들께서 처음에는 제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하셨지만 매일 찾아 뵙고 진심을 보여 드린 끝에 결혼 허락을 받았어요.” 마침 대기실로 들어온 <주몽>의 부득불 역을 맡고 있는 이재용씨가 “너는 <주몽> 끝나기 전에 결혼해라”라고 말한다. 머쓱하게 허허 웃기만 하던 그, 오는 12월3일 행복한 웨딩마치를 울린 후 타히티로 신혼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어렸을 때 꿈은 ‘여행’

“<도전 지구탐험>에도 나오셨어요?”라는 기자에 질문에 “제가 한때는 <도전 지구탐험> 최다 출연자로 거론될 정도였어요. 초등학교 때 꿈을 적어 낼 때마다 항상 ‘여행’이라고 또박또박 썼는 걸요.”

알고 보니 이 사람, 국내 무전여행에서부터 <도전 지구탐험>의 다양한 오지체험까지 두루 섭렵한 여행마니아였다. 몽골에서의 늑대 사냥과 샤머니즘 체험, 캐나다에서 개 썰매 끌기와 아이스 카누, 뉴질랜드에서 휠체어 마라톤과 아프리카 트레킹에도 도전했다. 그중 태평양 남서부 멜라네시아 지역의 솔로몬 제도는 전혀 개발되지 않은 원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나중에 가능하다면 여자친구와 허니문으로라도 다시 찾고 싶은 만큼 매력적인 여행지라고.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끌고 편도로 4시간이나 걸리는 여행도 할 정도로 호기심이 많았어요. 또 고등학교 때는 무전여행도 했고요. 다니다 돈이 떨어지면 농가에서 일하고 새참도 얻어 먹고. 왜 그 ‘밥맛이 꿀맛’이라는 말 아세요? 그때 처음으로 그 말의 참 뜻을 알았어요.” 

그 당시 허기를 달래려고 시작한 밭일, 그때 농가의 주인이었던 할아버지가 봉투에 넣어서 준 3만원은 ‘노동의 기쁨’과 ‘농촌의 인심’까지 깨닫게 해준 귀중한 추억이 됐다. 

“와, 예상하지도 못한 그 돈을 받고는 정말 눈을 뗄 수가 없는 거에요. 지금도 여행 노트에 붙여 놓고 가끔 열어 보는데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요.” 

올해를 계기로 앞으로는 뮤지컬을 비롯해 더 많은 드라마와 영화 활동을 계획 중이다. 조금 더 멀리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뮤지컬 제작. 

“뮤지컬이 너무 좋아요.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게 건방져 보일 수도 있지만 런던이나 뉴욕에서 뮤지컬을 보고 우리나라 뮤지컬을 보면 그 차이가 굉장히 심한 것 같아요. 그에 비해 값은 너무 비싸고. 아직 부족한 건 너무 많지만 창작 뮤지컬도 좋고 정말 괜찮은 뮤지컬을 제작하는 일, 그게 제가 꿈꾸는 10년 후의 제 모습이에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꾸준히 하니까 되잖아”라는 그의 동료 말처럼 지금까지의 그의 모습으로부터 그의 밝고 ‘발랄한’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었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