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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2탄 파리 Ⅱ ① 버스 타고 파리 즐기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9.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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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즐기는 4가지 방법

항공기가 파리 드골공항에 안착하자, 파리 도착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귀에 익은 샹송이 울려 퍼진다. 콧노래로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마음은 어느새 샹젤리제 거리, 몽마르트르 언덕, 라 데팡스를 걷고 있다. 파리는 그렇게 낭만적인 모습으로 첫인사를 건넨다.

“낯선 이에게 마음을 열고 거리를 산책했어요.
누군가에게라도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 누군가가 바로 당신이었어요.
……
샹젤리제에는 태양이 빛날 때나 비가 내릴 때나
한낮이나 한밤이나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모두 다 있답니다.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샹송 <레 샹젤리제(Les Champs Elysees)> 중


ⓒ트래비

파리에 도착한 첫날. 아직 파리가 어떤 곳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버스를 타고 돌아보자. 파리 중심 지역을 도는 오픈투어(L’Opentour) 버스를 타고 하루 정도 돌아다니다 보면 더 이상 파리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어느 길이 어느 길과 이어지고, 이 길의 풍경은 어떤 모습이고, 에펠탑은 어디, 몽마르트르는 어디에 붙어 있는지 파악하다 보면 파리가 내 손바닥 안처럼 가깝게 다가온다. 노란색 이층버스를 타고 달리며 바라보는 파리의 풍경이 이색적이다.

4개 노선 79개 정거장이 있는 만큼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몽마르트르, 노트르담 성당 등 파리 내 대부분 명소는 모두 가볼 수 있다. 하루 만에 명소들을 모두 집중 탐구할 수는 없겠지만 오픈투어의 4개 노선을 타고 돌다 보면 파리의 대략적 그림이 그려진다.

★ 파리 오픈투어 이모저모

파리 오픈투어는 일종의 시티투어로, 파리 주요 명소를 중심으로 4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버스가 운행되는 시간 동안은 어느 노선이든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하다. 초록색 노선은 오페라 거리,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등 파리 중심부의 명소들을 돌며, 노란색 노선은 몽마르트르와 그랑 불르바르(Grands Boulevards) 지역을, 오렌지색 노선은 몽파르나스와 생 제르멩 지역을, 파란색 노선은 바스티유와 베르시 지역을 돈다. 

오픈투어는 연중 내내 운영된다. 출발시 이어폰을 무료로 나눠 주는데 버스 내 장치에 꽂으면 각 명소에 대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불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나 아쉽게도 아직 한국어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오픈투어 티켓은 파리 시내 관광안내소 및 호텔은 물론 투어버스(초록색, 노란색 노선)에서도 구매 가능하며 국내에서 미리 준비해 갈 수도 있다(www.parisvisite.co.kr). 1일권은 25유로, 2일권은 28유로. www.paris-opentour.com




ⓒ트래비

화장한 주말이면 파리지앵들은 잘 정돈된 베르시(Bercy) 공원에서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피크닉을 즐긴다. 파리지앵과 관광객들이 함께 붐비는 다른 명소에 비해 이곳를 찾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파리지앵들이다. 예쁜 피크닉 바구니에 바게트 빵과 와인, 치즈 등을 담아 와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바로 우리가 상상하던 파리의 풍경이다. 

와인 저장 구역으로 이용되다가 버려졌던 땅이 공원 등지로 새로 태어났다. 청둥오리와 잉어들의 보금자리인 연못과, 잔디와 나무로 푸릇푸릇한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기분이 마냥 좋아진다. 직사각형 모양의 공원을 쭉 따라가다 보면 노천카페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모여 있는 그림 같은 베르시 빌라주(Bercy Village)에 다다른다. 

와인 저장소 모습을 닮은 듯한 작은 상점들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이곳은 파리의 색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분위기 있는 노천카페들은 물론,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식품, 화장품 등을 파는 상점, 프랑스 브랜드부터 외국 브랜드까지 다양한 의류를 판매하는 가게, 웰빙을 생각한 각종 건강용품을 파는 가게, 프랑스 유명 서점인 프낙(Fnac), 프랑스 유명 화장품숍인 세포라(Sephora)와 대형 극장까지, 베르시 빌라주는 파리지앵들의 생활을 한눈에 읽어 낼 수 있는 파리의 축소판 같은 곳이다. 자동차도 고층 건물도 보이지 않는 이곳은 ‘빌라주’라는 이름처럼 하나의 온전한 마을 같은 분위기다. 비록 진짜 기차가 다니지는 않지만 마을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철로와 곳곳에 자리한 작은 포도 덩굴이 과거의 풍경을 회상케 한다. 파리 한쪽에 숨어 있는 파리지앵들의 아지트, 베르시 빌라주와 베르시 공원에서 파리에서의 남다른 재미를 만끽해 보자.

info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다. 베르시 공원으로 먼저 갈 경우 14호선 또는 6호선의 베르시 역을, 베르시 빌라주로 바로 가고자 할 경우에는 쿠르 생 에밀리옹(Cour Saint-Emilion) 역을 이용하면 된다. 베르시 빌라주 내 노천카페들은 새벽 2시까지 문을 열며 다른 상점들은 밤 9시까지 문을 연다. www.bercyvillage.com




ⓒ트래비

1.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다. 사크레쾨르 성당
2.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다. 파리전경
3. 사크레쾨르 성당 야경
 

몽마르트르 언덕의 풍미를 제대로 만끽하려면 적어도 두 번은 그곳을 찾아가야 한다. 하늘 빛 파란 화창한 낮에 한 번, 석양이 물드는 저녁 때 한 번. 각기 다른 시간대에 느껴지는 그 멋이 너무도 달라 어느 하나를 추천하기가 힘들다. 

햇살 쨍 하게 내리쬐는 낮에 몽마르트르 언덕 앞에 다다르면 사크레쾨르 성당과 그 아래로 펼쳐진 파릇한 잔디밭이 눈이 부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잔디밭을 가득 메운 사람들. 편하게 앉거나 혹은 편하게 드러누워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유가 느껴진다. 몽마르트르 언덕은 올려다보는 풍경과 내려다보는 풍경 모두가 아름답다. 사크레쾨르 성당과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고, 파리 전경과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 또한 아름답다. 

어디 풍경뿐인가? 거리 악사의 바이올린 연주가 시각적 아름다움에 청각적 아름다움을 더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바이올린을 켜는 악사의 연주는 듣는 사람들마저 행복하게 만든다. 

성당 옆쪽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베레모에 커다란 스케치북을 든 거리의 화가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거리의 화가들과 작은 상점들이 줄지어 서 있는 작은 골목길을 돌아 나오면 작은 광장이 나오고 또 다른 거리의 예술가들을 만나게 된다. 거리의 화가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는 몽마르트르 언덕의 모습은 상상에서처럼 낭만적이다. 노천카페의 좁다란 차양막 아래 앉아 에스프레소나 와인 한잔 시켜 놓고 몽마르트르 언덕의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내 모습을, 혹은 몽마르트르 언덕의 모습을 혹은 파리 어느 골목의 풍경을 담아 놓은 거리 화가의 그림 한 장에 몽마르트르의 모든 기억을 담아 와 본다.

어둠이 내려앉은 몽마르트르 언덕은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거리의 화가들도 관광객들도 하나 둘 자리를 뜨고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고요가 찾아들지만 사크레쾨르 성당 앞만은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분주하다. 화려할 것 없는 파리의 야경이지만 그래도 야경은 아름답다. 깊은 어둠이 내려앉고 에펠탑이 불을 밝히면 파리의 야경은 더욱 그윽해진다. 

info       지하철 이용도 가능. 2호선 앙베르(Anvers) 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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