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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3탄 마닐라 Ⅰ① 우리는 바닐라처럼 달콤한 마닐라로 간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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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 금까기란?

‘금까기’는 금요일에 가출하자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내일여행의 개별여행 브랜드이다. 무엇보다 내가 직접 원하는 일정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항공권이나 호텔, 교통편 등을 믿고 맡길 수 있어 보다 편리하면서도 알찬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물론 꼭 금요일에만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세계 35개 도시를 자유자재로 여행할 수 있으며 언제든 단 1명이라도 출발을 보장한다. 내일여행 ‘금까기’ 상품은 동남아는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 미주, 대양주까지 모두 망라하고 있다.

이름이 같아서일까. 전미영, 문미영씨는 12살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틀어짐 없이 예쁜 우정을 쌓아 나가고 있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묶인 지 16년째인 두 미영씨는 어린시절 약속한 ‘세계여행의 꿈’을 위해 이번 마닐라 도전자유여행에 응모해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동화 그림 작가인 전미영씨와 모 스포츠지 기자인 문미영씨, 닮은 듯 다른 듯 여행 내내 오랜 ‘우정’을 과시하며 기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연예계 동향에 밝은 문 기자의 입담에 모두들 귀를 쫑긋 세우며 다녔다는 후문도.  

★ 마닐라 여행기를 시작하기 전

1. 실제 여행은 8월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었다. 24일 밤에 도착한 탓에 기사는 8월25일을 여행 시작 일로 삼아 2박3일 일정으로 구성했다. 독자들은 27일 오후 보라카이로 떠나 추가로 4일을 더 머물렀다. 내일여행에서 판매하는 ‘마닐라 금까기’ 상품은 2박3일 기준 42만9,000원부터.
2. ‘도전자유여행’ 원칙상 독자들이 일정을 짜도록 되어 있지만 이번 마닐라 여행의 경우, 독자와의 논의를 거쳐 일부 코스를 주최측에서 마련한 일정에 따라 진행했음을 밝힌다. 첫째 날과 둘째 날 팍상한, 따가이따이 투어, 중·석식, 스파 코스를 필리핀관광청에서 후원했다.
3. 기사 흐름 상 문미영씨와 전미영씨의 호칭을 각각의 성을 따 ‘문’, ‘전’으로 줄여 사용했다. 두 명의 미영씨를 지칭할 때는 ‘미영s’라는 문법 무시 애칭을 썼다.

전날 밤에 도착해 몹시 피곤할 텐데도 불구하고 문과 전은 아침 나절부터 부지런히 길을 나선다. 마닐라에 오면 한번쯤은 가봐야 한다는 ‘팍상한 폭포’ 투어를 위해서이다. 마닐라에서 1시간이 좀 넘는 외곽에 떨어져 있지만, 서울만큼이나 심하다는 마닐라 교통 체증에 걸리면 2~3시간은 훌쩍 넘겨 버리기 때문에 아침부터 바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차에 오르자마자 이른 아침부터 그녀들의 수다가 시작된다. “전, 저것 좀 봐. 저게 지프니라는 건가 봐. 신기하게도 생겼네?”, “어머, 이 거리는 우리 옛 시골길 같다. 시내에서 벗어나니까 분위기가 확 다르네.” 조잘조잘 수다가 끊이지 않는 사이, 어느덧 차는 팍상한 투어가 시작되는 한 리조트 입구에 닿았다.

팍상한 투어 - 우레처럼 쏟아지는 바닐라 빛 폭포수


ⓒ트래비

팍상한 투어는 필리핀 전통 배인 작은 방카를 이용한다. 좁고 기다랗게 생긴 배 위를 아무 생각 없이 올라탔다가는 심하게 ‘기우뚱’거리는 통에 깜짝 놀라고 만다. 보통 사공 2명에 손님 2명, 4명이 한배에 타는데 서로간에 균형을 잘 잡기만 하면 그렇게 위태롭지만은 않다. 

팍상한 폭포를 보기 위해서 배는 마치 연어처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동력 보트가 앞에서 끌어 주더니 이내 보트가 다닐 수 없는 여울목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른바 ‘보트맨’이라 불리는 사공 아저씨들의 괴력(?)이 발휘되는 순간. 바위 틈새며 높게 턱이 진 곳들이 앞을 가로막으면 날다람쥐처럼 여기저기 바위 틈들을 디뎌 가며 배를 끌어올린다. 그 신들린 솜씨에 문과 전, 두 여자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아저씨 너무 힘드시겠다. 근데 정말 대단해. 그치?”, “왠지 편히 앉아 있는 게 조금 미안해 지기도 하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배는 점점 상류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류에 가까워질수록 주변 풍경도 원시림으로 변해 간다. 가파르게 솟아오른 절벽들과 흩뿌려지듯 떨어지는 물방울들, 잔뜩 이끼가 낀 나무들 사이로 나비들과 잠자리들이 날아다닌다.

몽롱한 기분에 잠길 무렵, 어디선가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마침 배도 종착지에 다다랐다. 오지 탐험이라도 하듯 한 발 한 발 바위 계단을 따라 오르던 문과 전. 갑자기 “와!” 하며 탄성을 내지른다. 바닐라 빛 폭포수가 세차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물에 석회질이 함유되었기 때문인지 물빛이 맑으면서도 뿌옇게 보인다. 태고적 원시림 한가운데 와 있다는 느낌에 기분조차 묘하다.

좀더 모험심을 발휘한다면 폭포수 안까지 뗏목을 타고 들어가 볼 수 있다. 문과 전은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간다면 아쉽잖아!” 하며 의견 일치를 본다. 물에 젖을 각오를 하고 뗏목에 올라탄 문과 전, 오지 탐험가 저리 가라다. 점점 멀어지는 ‘미영s’. 몇 분 후 다시 돌아왔을 땐, 온몸이 쫄딱 젖어 이전의 그녀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표정만큼 그처럼 즐거울 수 없다. “뭐 젖긴 했지만, 진짜 재밌다구요!” 

혹여나 물 세례가 두려워 폭포 탐험을 포기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올라오는 길이 거칠었던 만큼 내려가는 길목은 거의 래프팅 수준이다. 이리저리 물이 튀니 또한 흠뻑 젖기 마련. 이래저래 젖는 건 마찬가지니 차라리 폭포 탐험으로 추억거리라도 하나 더 남기는 것이 남는 장사다. 현명한 그녀들에게 박수 갈채를!

info 팍상한 폭포는 마닐라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대부분 강변가에 자리한 리조트들이 팍상한 방카 투어를 겸하고 있다. 투어는 약 2시간 정도 걸리며 1인당 15달러 정도. 투어가 끝난 뒤 보트맨들에게 1달러 가량 팁을 주는 센스를 잊지 말자. 배에 기념품을 싣고 다니는 수상 가게들은 바가지를 쓸 위험이 있으니 흥정은 필수!

산 미구엘 맥주 한잔에 추억이 깃들고


ⓒ트래비

1. 호기심 많은 전미영씨. 마치 진짜 장을 보러 온 듯. 현지인들에게 이것저것 묻고 있다.
2. "이거 새우랍니다. 통통한게 맛나 보이나요?" 각종 수산물들이 가득한 시장
3. "음, 바로 이 맛이야!" 문은 지금 "게 요리" 시식중 ~ 
4.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아드리아티코 카페"

비록 첫날이긴 하지만 이 좋은 기분에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가 아쉽다. 카페와 클럽들이 많다는 말라떼 거리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낯설고, 조금은 어두워 보이는 거리이지만 그래서 이국적인 내음이 더한가 보다. 말라떼 거리 자락에 오롯이 자리한 ‘아드리아티코 카페’. 마닐라에서 꽤 오래된, 유명한 카페라고 한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지만, 들어서니 낯선 곳 답지 않게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든다.

“은근히 분위기 있는데.”, “마닐라, 어떨까 했는데 괜찮은 것 같아.” 필리핀 특산품인 산미구엘 맥주 한잔씩 따라 놓고 ‘미영s’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종일 이야기해도 끊이지 않는 둘의 대화. 밤이라 더 낭만적이 된 탓일까, 아니면 맥주 기운이 도는 탓일까. 대화 주제는 어느새 이상형, 연애, 결혼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기자들도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상형? 친구처럼 취미 생활도 같이하고, 문화도 좀 즐기고, 함께 대화도 많이 나누는 그런 사람이 좋은데.”,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꼭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예전에 소개팅을 한번 했는데…” 등등. 그 낯선 카페에서 여자 셋과 남자 하나가 끊어질 듯, 이어질 듯 끝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맥주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마닐라의 밤에 취해, 오늘 하루도 추억의 책갈피에 아름답게 남겠지.

시푸드 레스토랑 - 푸짐하게, 혹은 내 맘대로 골라 먹기

마닐라에서의 첫날 저녁. 섬나라에 온 만큼 신선한 시푸드(Sea Food) 한 접시 맛봐야 하지 않겠는가. 문과 전이 찾아간 곳은 우리로 치면 수산물 시장 같은 곳. 이곳에서 재료를 고른 후, 근처 레스토랑에 맡기면 원하는 대로 음식을 조리해 준다.

시장에는 없는 게 없다. 새우, 꽃게, 오징어, 각종 생선들…. 전은 커다란 바닷가재를 들고 즐거워한다. “음, 알록달록한 게 이거 맛있어 보이는 걸”, “이것 좀 봐, 진짜 크기 않아?” 활기찬 시장 분위기와 더불어 문과 전은 벌써 마음부터 들뜬다. 

잔뜩 시장을 본 재료들을 요리사에게 맡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나, 둘씩 요리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매콤달콤하게 버무려진 게 요리와 한 접시 가득 담겨 나온 삶은 새우, 새큼한 맛이 일품인 조개 수프, 야들야들한 오징어 구이까지 여기저기 젓가락질이 바쁘다. 게 요리는 진짜 우리 입맛에 딱 맞는다. “아니, 이거 왜 이렇게 맛있는 거야. 소스에 밥 비벼 먹어도 되겠는 걸.” 전은 맛있다며 벌써 몇 번째 소스만 덜어다 밥에 슥슥 비벼 먹는다. “어머, 한국에서 이렇게 먹으면 한 사람당 몇 만원씩은 나올 텐데, 진짜 싸다. 엄마랑 한번 꼭 와야지.” 문은 다음번 마닐라 여행에는 엄마와 함께 와야겠다며 매니저에게 연락처까지 받아 놓는다. 

밤바람 솔솔 불어오고 눈앞엔 푸짐하게 차려진 맛깔스런 음식들이 차려져 있으니, 이 어디 산해진미가 부러울까. “맛있다!”, “행복해!”를 되뇌이며 시푸드 먹기에 몰두하는 그녀들. 진짜 행복해 보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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