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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에든버러 ② 지상 최대의 공연예술축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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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에든버러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든 것은 바로 축제다.
조용하던 도시 에든버러는 매년 8월이면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로 들끓는다.
바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도시는 수준 높은 연극이나 마임, 퍼포먼스, 콘서트, 오페라 공연 등으로 가득 찬다.
밀리터리 타투를 시작으로 연극 및 공연 예술 축제 프린지, 재즈 페스티벌, 필름 페스티벌,
국제도서 페스티벌 등 다양한 테마가 어우러져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을 구성하고 있다.
오늘날 이 페스티벌은 각각 운영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을 만큼 세계적 규모로 성장했다.
명실공이 세계 최대의 예술 제전으로 손꼽히는 종합 예술 축제다.
그중에서도 프린지는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종합 연극 축제이다.

‘그들만의 축제’로부터 시작된 프린지 페스티발

2차 세계대전 이후 국민에게 희망과 결집력,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내포되어 있었지만 취지만큼은 종합 예술축제로 시작된 에든버러 인터내셔날 페스티벌은 당시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프랑스의 아비뇽 연극 축제와 함께 오늘날 세계 양대 공연축제로 손꼽히고 있다. 

이미 반세기 훨씬 이전인 1947년에 수많은 세기의 예술인들과 공연가들의 축하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탄생했지만 이때 페스티발 주최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초청을 받지 못한 곳곳의 영세하고 무명이였던 작은 예술단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원초적 목적으로 자신들을 알리고자 각자의 공연을 공식 행사장 주변에서 펼치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나서서 지원한 것도 없었고 담합해서 진행된 것도 아닌, 살아 남기 위한 홍보성 공연이었다. 이후 그 어떠한 조직의 배경이나 후원사의 협찬 하나 없이 묵묵히 공연을 펼친 그들에게 공식 행사장을 찾았던 관객들의 눈길이 하나둘 쏠리기 시작했고, 그들의 다양하고 참신했던 아이디어와 연출력이 관객과 매스컴의 눈에 띄었다. 이때 언론들이 ‘공식 축제 연극의 주변(the fringe of the official festival drama)’ 이라고 언급하면서 ‘프린지’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 

초창기의 성공에 힘입어 ‘프린지’ 군단의 ‘그들만의 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하는 단체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고 마침내 1957년 프린지협회(Festival Fringe Society)가 결성되기에 이른다. 운영협회 차원에서 모든 참가 단체들의 공동 마케팅과 홍보를 대행하는 원칙과 함께 조직적인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프린지 축제는 급속한 성장을 하게 되었다. 

또 이들의 성장은 타 지역의 공연 발전에 성공 모델로 전세계적으로 우후죽순처럼 프린지 축제가 생겨나는 계기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아비뇽 연극 축제 또한  1967년부터 프린지 형식을 빌은 ‘off’ 라는 공식 명칭 아래 공식 초청작과는 별도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다양한 공연들이 등장하게 된다.

현재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발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50여 개국 1,000여 개의 공연 단체가 참가하여 에든버러 전역의 200여 개 공연장에서 1.500개의 서로 다른 공연물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의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의 공연팀인 ‘난타(NANTA)’역시 전회 매진, 최고 점수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국내외에서 대성공을 거두는 발판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날 페스티벌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며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기발하고 참신하며 실력 있는 제3의 예술팀을 만날 수 있는 장이다. 이 두 아이템이 한날 한시에 한지역에서 무대에 올려질 수 있다는 것은 공연문화를 사랑하는 대중들에게는 신명난 잔치마당인 것만은 분명하다.


 ⓒ트래비

열린 문화공간의 상징 ‘공연장을 찾아라’

페스티벌 기간 동안 오전 일찍 로열 마일을 찾아 30여 분만 어슬렁거려 보면 각 공연 팀의 공연 안내 브로셔가 두 팔에 산더미처럼 쌓인다. 공연 안내 스케줄은 손에 받아 쥔 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못내 아쉽다 싶으면 관광 안내소를 찾자. 프린지 전체 공연 스케줄을 나눠 준다. 

로열 마일에서도 하루 해는 짧기만 하다.  에든버러 성 초입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길거리 퍼포먼스부터 건물 곳곳의 지하 창고나 펍, 레스토랑 등 다양한 공간에 마련된 작은 스테이지까지 다양한 볼거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는 이를 즐겁게 한다. 로열 마일 주변에서 프린세스 거리까지 약 백여 개의 공간에서 다양한 공연들이 열린다. 이 중에는 훗날 대성공을 거두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공연도 있을 수 있으나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거대 축제 속에서 선택하여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길거리 곳곳에서도 스탠딩 공연이 한창이다. 관객도 함께 즐긴다. 모두가 하나가 되고 그러다 보면 시간은 금세 지나고 만다. 하루 종일 들을 수 있는 백파이프 연주자들의 거리 연주는 보너스다. 오후가 되면 본격적인 실내 공연의 막이 오르고 사전에 준비해 둔 예매표를 든 긴 줄의 행렬은 시작된다. 펍에서 들려오는 블루스의 애절한 노래부터 유치하기 그지없는 영국식 코미디에 박장대소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가벼운 맥주 한 병 손에 든 채로 재즈 기타와 퍼커션에 몸을 맡기는 젊은이들도 눈에 띈다. 

공연이 다 끝날 즈음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펍이나 바로 향한다. 이 중에는 공연에 참가했던 친구들도 있고 관객의 자리에서 봤던 손님들도 섞여 있다. 공연이 끝난 늦은 밤 로열 마일을 따라 다시 에든버러 성으로 향하다 보면 조명이 켜진 에든버러 성의 야경이 평생 잊지 못할 감동으로 다가온다.
에든버러 프린지 공식 사이트 www.edfringe.com

화려한 군무 퍼레이드 ‘밀리터리 타투’ 


 ⓒ트래비

밀리터리 타투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이다. 전체 축제 기간 동안 약 3주에 걸쳐 매일 늦은 오후부터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 최대의 군악 축제로 알려져 있다. 로열 마일의 정점에 있는 웅장한 에든버러 성 안은 군악 퍼레이드를 위해 임시 공연장이 된다. 임시 객석이 만들어지고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그 장대한 서막이 열린다. 

밀리터리 타투는 스코틀랜드 제1 보병연대의 의장대 공연을 비롯하여 매년 세계 각국에서 초대받은 의장대의 화려하고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 몇 년 전엔 우리나라 취타대의 군악대 행렬로 농악과 부채춤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악기로 스코틀랜드의 국가를 연주하는 센스로 운집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약 두 시간 동안 펼쳐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공연 중 하나인 이 밀리터리 타투의 공연티켓을 구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보통 이미 전년도에 인터넷을 통해 매진된다. 축제 기간 동안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면 성 입구에서 ‘티켓 구함’의 피켓을 들고 기다리거나 주체 측 사무실에서 당일 취소된 입장료를 다시 선착순 판매하는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단 이 경우는 보통 20여 장으로 새벽 5시 정도부터 줄을 서야 하는 괴로움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런 번거로움이 있을지언정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군무는 평생 잊혀 지지 않는 멋진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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