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름휴가 기획특집 제5탄 주말해외 도시탐험-타이베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런두런 이야기 날새는 줄 모른다

금요일 오전 9시. 좀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시간을 아껴 많이 둘러볼 양으로 첫 비행기를 예약했다. 어젯밤 야근에 아침부터 너무 서두른 탓인지 자리에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진다. 잠시 고개를 끄덕거리길 몇 번, “이제 곧 도착 예정이오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좌석 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흘깃 시계를 보니 이제 막 11시가 넘어가고 있다.

1일째 금요일  

공항에 도착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호텔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 올랐다. 드디어 호텔 도착. 짐을 풀고 바로 길을 나선다. 오늘의 메인 코스는 중정 기념당과 용산사다. 잘 꾸며진 커다란 정원과 그 위에 거대한 대리석으로 마감된 건물이 무척 인상적이다. 중정 기념당은 장개석 서거 후 국민들이 먼저 정부에 기념관을 건립해 줄 것을 요구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에 대한 전국민적인 경의와 믿음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새삼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부럽기도 한 대목이다. 기념당 안에 가득한 장개석 전 총통의 사진들과 유품, 기념품들을 관람하다 보니 4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우아한 명나라식 아치가 돋보이는 정문에서 사진 한장 찍고 용산사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가장 전형적인 타이완 사원으로 꼽히는 용산사는 그 역사와 유래가 깊기로 유명하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웬 사람들이 이리도 북적거리는지. 그 틈바구니를 뚫고 겨우 안으로 들어섰다. 돌기둥마다 꼬여 조각된 용 뒤쪽으로 역사적 인물들이 춤추는 모습으로 새겨져 있는 게 이색적이다.

자욱하게 깔린 향 연기는 매캐할 정도. 향 연기 때문에 제대로 관람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 용산사를 나와 다음으로 간 곳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타이베이국제금융센터. 건물 높이만 508m라니, 오르기 전부터 현기증이 인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니 시내가 한눈에 잡힌다. 어스름해지기까지 기다렸다 야경까지 구경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홍콩만큼은 아니어도 멋진 야경이다. 내일도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할 터이니 오늘은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지.

2일째 토요일

일찍 잠을 잔 덕분인지 몸이 가뿐해진 기분. 오늘은 벼르고 별렸던 국립고궁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영국 대영박물관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함께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명소 중의 명소이다. 타이베이에 와서 이곳을 보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을 먹은 것과 다름없는 격. 더군다나 워낙에 박물관 투어를 좋아하는 탓에 아예 일정의 반을 박물관 관람에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본토보다 오히려 이곳에 중국 천년 문화를 대변하는 알짜배기 보물들과 미술품, 유물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도 보지 못한 진귀한 유물들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사람 손톱만큼밖에 안 되는 옥구슬에 동자상을 조각해 놓은 솜씨가 너무나 정교해 경이롭다. 장개석 전 총통이 중국 공산당에 쫒겨 이곳으로 건너오면서 중국 곳곳에 산재해 있던 유물들을 모조리 쓸어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중국 역대황제가 수집한 62만여 점의 전시품들을 보면서 역시 잘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다 뿌듯해진다.

다시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보행자 거리로 유명한 시먼띵에 들렀다. 지하철과 버스 노선이 편리하게 잘 정비된 탓에 길찾기가 수월하다. 대형 쇼핑센터와 백화점, 잡화점들이 즐비해 정신없이 구경하다 보니 벌써 어둑어둑해지는 시간. 타이베이까지 와서 야시장 투어를 빼놓을 순 없는 노릇이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스린 야시장을 찾아 본격적인 탐험에 나섰다. 시장 입구부터 각종 음식 내음이 코를 찌른다.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요리들이 한가득이다. 시장 물건들은 조악하기 그지 없지만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때때로 한류 붐을 느낄 수 있는 한국 연예인 사진들과 앨범, 엽서들을 팔고 있는 곳을 지난다. 하루 종일 걸어서 그런지 다리가 퉁퉁 부었다. 저렴한 가격에 발마사지까지 받으니 기분이 베리 굿이다. 꼬치 하나 들고 야시장 좌판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어느새 타이베이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고 있었다.

 3일째 일요일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인천으로 출발. 2박3일간의 낯익은 풍경들이 점점 멀어져 간다. 돌아오는 마음은 항상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에 여행은 또 계속되는 것 아니겠는가. 타이베이여, 다음에 다시 올 때까지 안녕~!

# 이렇게도 여행할 수 있다!

타이베이 온천 투어

타이완은 일본 다음으로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타이베이시 북쪽으로는 유명한 온천지들이 몇 군데 있다. 타이베이시 바로 북쪽에 위치한 양명산 온천은 국립공원 내 위치해 있어 대자연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북서쪽에 타이안 온천지역도 좋다. 특히 피부를 매끄럽게 하기로 유명하다. 타이베이 분지 동북쪽에 위치한 베이터우 온천은 일본의 옥천, 남미의 칠레에만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유황석을 사용한다. 이곳은 온천 달걀이 유명하며 길가에 흐르는 온천물에 발만 담궈도 시원함을 느낀다. 온천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아예 이들 지역에 여장을 풀고 온천욕을 즐기면 쉬엄쉬엄 타이베이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