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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숙영 - 당신의 아침을 여는 여자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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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히티에서의 휴식을 꿈꾼다

매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 동안 나를 위해 아침을 준비해 주는 여인이 있다. 아직 채 깨지 않은 아침잠에 취해 침대에서 데굴거리는 나에게 그녀는 상쾌한 목소리로 이 아침과 어울리는 음악과 이야기를 전해 준다.

 올해로 19년째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이숙영은 늘 한결같은 목소리로 도심의 아침을 깨운다. 적당히 높은 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활기찬 하루를 준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빨간 원피스의 이숙영은 마치 플라멩고 댄서와 같은 느낌이다. 스스로도 스페인의 열정과 분위기와 음악을 사랑한다는 그녀는 실제보다도 훨씬 더 젊어 보인다.

방송은 1년 내내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녀에게 주어지는 한가한 시간은 연중 단 한번 주어지는 며칠간의 휴가가 전부다. 그녀는 이 소중한 시간을 주로 자신을 위한 여행에 투자한다. 매년 한번이지만 미리 계획을 세워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올해는 이미 지난 5월에 캐나다와 미 서부 지역을 친구 부부와 함께 렌터카로 쭉 둘러봤다고 한다.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낀 편안하고 여유있는 여행이었다. 어떤 여행이든지 책은 꼭 챙겨서 가는데 주로 해당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책이나, 가벼운 역사책 등을 골라 간다. 가기 전에 책으로 사전정보와 지식을 얻고 가면 보다 알찬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꼼꼼하고 계획적인 그녀의 성격이 엿보인다.

 

패키지여행 예찬론자

스스로 패키지여행 예찬론자라고 말하는 이숙영은 패키지의 장점을 짜여진 계획대로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고 여행지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계획대로 스스로 맞춰 나가는 것이 적성에 맞아 좋아한다는 그녀는 자신이 짜놓은 계획대로 성취해 나가는 것에 인생의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물론 호기심이 많고 편견과 선입견이 없어 여행지에 가서는 현지음식과 문화를 접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패키지 여행은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기도 하다.

함께 여행하고 싶은 이를 물었더니 <먼 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교수를 꼽는다. 이유는 가는 곳마다 작은 것까지 잘 설명해 줄 것 같아서라고. 과연 여행의 깊이가 무척이나 깊어질 듯하다.

추후 가고 싶은 여행지로는 남미와 아프리카를 꼽았다. 연중 휴가 때마다 틈틈이 여행했던 덕에 세계 여러 곳을 가봤지만 아직 남미와 아프리카는 가보지 못해 조만간 꼭 가보고 싶다고 한다. 더불어 타히티에서의 휴식도 현재 그녀가 원하는 것 중의 하나다.

 

 열정과 치밀함을 겸비한 타고난 방송인

19년째 아침 방송을 하고 있는 이숙영은 10년은 KBS에서 그리고 9년째 SBS에서 같은 시간대에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거의 20년의 세월 동안 매일 아침 7시를 지킨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듯하다. 현재 그녀는 라디오 진행과 집필작업, 그리고 각종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프로의식으로 똘똘 뭉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뭘까 궁금했다. 몸이 아프거나 개인적으로 마음의 풍경이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라디오를 진행해야 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가 찾아낸 인생관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또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으면 가지고 있는 것을 원해라’ 라고 한다.

반면 자신의 방송을 듣고 삶의 의욕을 느낀다는 이들이 있을 때가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순간이라고 한다. 눈비가 오거나 이상기후로 방송국 오는 길이 힘들 때도 있다고, 생방송으로 인해 조금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여건 속에서 일하는 상황이 조금은 힘들다고 말하는 그녀지만 음악과 문화를 사랑하는 그녀에게 라디오만큼 딱 맞는 매체가 또 있을까 싶다.

직접 좋은 음악들을 선곡하여 함께 즐기고 각종 사회 전반의 관심사에 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나 재미있고 행복하다니 말이다. 그녀는 방송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해 세상을 따뜻하게 보는 일에 무디어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쓴다고 한다.

지금 괴로운 것은 지나기 마련이라는 신념으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늘 재미있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방송인 이숙영의 모습이다. 스페인 댄서처럼 흥에 겨운 열정과 긴 시간 방송을 꾸려나간 중견 방송인의 치밀함으로 그녀가 앞으로 우리에게 보여 줄 것은 또 무엇일까. 또 다른 기대가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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