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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 장기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아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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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가족과 함께 산과 바다에서 며칠 엇비슷하게 휴가를 지내고 남는 기간에는 동네 친구들과 놀면서 지내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방학도 길어짐에 따라 아이들도 방학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보내고 있다.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장기간의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이런 아이들 중 일부의 경우, 그전에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하고 학교 숙제도 잘 하던 아이가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면서 엉뚱한 짓을 하거나 학교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숙제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돌아온 학교에 부적응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돈을 들여서 보낸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자식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서 당황하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많이 나타날 수가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다 특히 우리처럼 사교육의 발달로 인해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결정하지 못하고 부모가 정해 주는 틀에 따라서 자신의 생활이 주도되는 경우에는 특히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장기간의 해외여행은 아이가 갑자기 부모의 틀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갑자기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게 되는 상황이다.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재미있고 신기한 것에 대해서 호기심을 많이 가지는 반면 또한 어렵고 지겨운 것에 대해서는 쉽게 흥미를 잃고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것은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난 경우 더욱더 심화된다. 또한 서양문화권에서 장기간 보낼 경우, 동양문화와의 차이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문화적 갈등상태에 빠지게 되고 적응을 하지 못해 우왕좌왕 불안해하면서 심하면 퇴행 증세까지도 보이게 된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불안하고 우울한 것을 말과 표정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다만 더욱 산만해지거나 전에 잘하던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짜증을 내거나 컴퓨터 오락만을 하려고 하거나 심심해하고 부모와 말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되면 부모들은 부모들대로 실망감으로 인해서 아이를 몰아세우게 된다. 이러다 보면 아이는 더욱더 불안해지고 부모 말을 듣지 않게 되면서 악순환은 반복된다.

그러나 이런 예가 전부는 아니다. 장기간의 해외여행은 반면 아이가 부모의 손길에서 벗어나서 스스로의 능력을 점검하고 검증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다. 대체로 아이들이 이런 조건이 충족되려면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때쯤이면 아이들은 인지 발달상 융통성도 생기고 자신의 상황을 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미숙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이런 모든 사항들을 생각할 때 아이들의 해외 장기여행에 대해서는 특히 시기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이가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오히려 더 산만해지고 전보다 학교생활을 잘하지 못하는 등 부적응 상태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 소아정신과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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