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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관광진흥청 한국지사장 권용집 - 당신의 이름은 ‘로맨티스트’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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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2006년 10월1일부로 홍콩관광진흥청 한국지사장으로 발령된 권용집 지사장. “전 별 볼일 없는 사람인데…”라며 요리조리 몇 차례의 인터뷰 요청을 고사했던 게 벌써 7개월. 우격다짐 식으로 어렵게 시간을 잡았다. 인내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그의 여행업 스토리(?)는 너무도 흥미진진했다.

“사랑밖에 난 몰라”

1981년부터 무려 22년 동안 관광공사에서 ‘관광과 여행의 내공’을 쌓으며 잔뼈가 굵었다. 이력도 화려하다. 관광공사에서 미주 과장, 인사 부장, 기조 부장(기획조정부장), 마케팅 지원처장, 감사 실장, 뉴욕·시카고·홍콩지사장을 역임하고 이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국제회의 마케팅 실장을 거쳐 현재 홍콩관광청의 한국지사장까지. 어떤 거창한 계기와 청운의 꿈을 안고 여행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는지를 묻자, “갈 데가 없어서 왔죠” 하며 허허 웃는다. 

평상시 격의 없고 유머러스한 그의 면모를 먼저 떠올리며 지나친 ‘겸양의 미덕’이라고 생각하고는 싱거운 대답에 실망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1980년 25살 청년 권용집은 친구와 함께 당시 여름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이 ‘피서지’로 가장 많이 찾던 강원도의 하조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한 민박집에 묵었던 지금의 아내를 보고 첫눈에 호감을 느꼈고 그녀와의 ‘결혼’을 위해 하루빨리 취직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때는 직업이라도 번듯하게 있어야 지금 아내를 놓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신문 광고를 뒤지니까 가장 먼저 입사 시험을 치르는 게 지금의 한국관광공사(당시 국제관광공사)였어요. 그땐 뭐 관광이니 여행이니 개념도 막연했지만 빨리 장가는 가야겠고 해서 지원했어요. 면접에 덜컥 붙었는데 영어회화 면접을 본다는 거예요. 그래서 집사람한테 그 기회를 이용해 영어 회화 테이프를 빌려서 관광공사에 최종 합격하게 됐던 거죠.” 

‘사랑의 영어회화 테이프’를 통해 권지사장은 아름다운 그녀와 번듯한 직업까지 동시에 얻게 됐지만 그 후 결혼을 하기까지 처가의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 

“예나 지금이나 한번 하겠다고 생각하면 어떤 기회든지 놓치지 않고 꽉 잡아요. 중간에 포기하는 건 절대 없어요. 처가댁의 허락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 처절했던 시절을 당시 저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면 다 알 정도로 유명했죠.” 

어렵게 쟁취한 사랑과 결혼이었기에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아내가 더 소중하고, 결혼생활이 재미난다. 퇴직 후에는 아내와 함께 여행을 즐기는 것이 그의 노후계획이다. 

홍콩의 한류, 그 시작점 

ⓒ트래비

사랑 때문에 일을 시작했다고 해도 그가 일을 설렁설렁 했을 리는 만무하다. 지금이야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 전역에 ‘한류’는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실제 홍콩에 처음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관광과 연계시키고 각종 프로모션을 활발히 기획해 ‘한류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은 권지사장이다. 

드라마 <가을동화>에 나오는 강원도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투어프로그램을 비롯해 단순히 ‘눈(雪) 구경’에 그치지 않고 직접 스키를 배우고 체험하는 ‘펀 스키 페스티벌(Fun Ski Festival)'을 기획해 용평과 무주에서 초보자라도 눈을 더 가깝게 체험하는 여행 프로그램까지도 홍콩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2005년, 전 홍콩관광청 한국 사무소의 유환규 사장의 추천으로 수차례에 거친 까다롭고 복잡한 홍콩관광진흥청 홍콩 본사와의 인터뷰를 거친 뒤 지난해 10월부터 홍콩관광청의 지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의 수가 무려 73만 명이예요. 올해에는 그 수를 80만명까지, 그리고 3년 내에 10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이 홍콩관광청의 목표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홍콩의 다채로운 매력을 한국의 여행자에게 알리기 위해 그가 기획하고 있는 사업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이 차다. 

홍콩관광청이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뿐 아니라 대학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리더와 함께하는 홍콩 여행’이라는 주제로, 삼성 경제 연구원의 우승택 이사와 함께 여행을 떠나서 여행도 즐기고 명사의 강의도 들을 수 있는 프로모션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디즈니리조트, 옹핑360 등의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점차 가족여행자들에게도 홍콩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 있다. 더 많은 소비자 브랜드와의 업무 제휴, 홍콩 여행상품 판매 여행사에 제공하는 적극적 지원, 스톱오버 여행지로서의 홍콩의 매력과 이전보다 더 세분화한 홍콩 여행 시장의 타깃 마케팅을 통해 이전에 홍콩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렸듯 이제부터는 한국 사람들에게 ‘홍콩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홍콩 이런 곳은 어때요?

“홍콩이 다양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까닭은 ‘쇼핑’과 ‘먹거리’와 ‘야경’만이 홍콩의 전부가 아니라는 거예요. 홍콩에서 살았을 때에 가장 좋아하던 나들이는 ‘등산’이었어요. 피크(Peak) 쪽도 트램이나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등산길로 걸어 올라가면 더 좋아요. 피크에서 스탠리(Stanley)쪽으로 2시간 반 정도를 걸어서 갈 수도 있고요. 특히 홍콩에는 트레킹 코스가 네 가지 정도가 있는데 그중 신계에 이르는 윌슨 트레일(Wilson Trail)의 꼭대기에서 내려보는 짙푸른 호숫가는 볼 때마다 다이빙의 욕구가 꿈틀댈 정도로 아름답죠.” 

그가 여행업과 연을 맺은,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로맨틱한 사연, 젊음과 열정을 불사르며 한류 전파에 힘썼던 젊은 시절, 홍콩을 많이 안다고 생각하던 기자에게도 생소한 낭만적인 트레킹 코스 추천까지. 로맨틱한 도시 홍콩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로맨티스트(Romantist)’. 권지사장과의 인터뷰를 마치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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