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만 치는 해외여행은 NO” 달라진 5가지 변화

2인 라운드 지역 다양해져…세팅부터 2인용으로 저가 상품 불포함사항 조건 따지면서 가격 비교

2025-11-20     송요셉 기자

동계시즌 해외 골프 여행 리오프닝 이후부터 보이던 트렌드들이 올해 더욱 뚜렸해졌다. 일상이 된 듯 해외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은 조금 더 특별한 일정을 찾고 있고, 어려운 경기 상황을 투영하는듯한 소비패턴도 보이고 있다. 주요 골프 전문 여행사들과 종합여행사 등을 통해 ‘2025-2026 동계시즌 해외 골프 여행 트렌드’를 정리했다. 

해외 골프 여행객들은 골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한 번의 해외여행 경험으로 여겨 개인 시간 보장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AI생성 이미지

우리끼리 Rest & Play!

해외 골프 여행객들은 골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한 번의 해외여행 경험으로 여겨 개인 시간 보장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라운드 이후 피로를 풀거나 조금이라도 현지를 경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숙소와 골프장 간 이동 시간이 짧은 상품들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티타임을 줄여가며 자유여행 일정을 추가하기보다는 온천을 포함하거나 골프장과 가까운 도심 호텔에서 숙박하는 상품이 인기다. 더불어 항공 불포함 상품을 구매해 골프 일정 앞뒤로 자유여행을 즐기다 현지에서 합류하는 경우도 늘었다는 평가다. 골프는 기본 인원이 4인이지만 2인 출발 확정, 2인 라운드 보장 등 단둘이 떠나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2인 라운드 예약이 수월했던 태국, 베트남, 일본 외에도 대만이나 중국, 베트남 지역으로도 2인 라운드 가능 상품이 다양해졌다. 당초부터 2인용 상품으로 세팅해 ‘추가요금 없는 골프 여행 상품’으로 판매하는 모습도 보인다. 

파크골프도 하려는데

국내 골프 소비자들의 고령화에 따라 체력 소비가 덜한 파크골프로 전향하는 사례가 늘고, 진입장벽이 낮아 새롭게 파크골프를 시작하는 소비자도 생겨나면서 파크골프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국내 파크골프 인구는 22만여명으로 2020년 4만여명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인구뿐만 아니라 국내 파크골프장 시설과 대회 수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파크골프 수요를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골프 전문 여행사와 종합여행사 모두 파크골프 발상지인 일본과 동계시즌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파크골프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해외 파크골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는 여행사들도 많아 앞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상품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파크골프장 /여행신문CB

여행업계에서 해외 파크골프 상품을 강화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파크골프 인구와 비교하면 해외 파크골프 상품의 확장 속도는 더딘 수준이다. 낮은 수익성이 걸림돌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파크골프 라운드 비용은 18홀당 1만원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인데다 여느 선택관광, 옵션, 쇼핑 일정 등을 넣기가 애매해서다. 다만 단체 규모로 움직이는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해 내면 상품 활성화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많다.

리드타임도 일정도 짧게

올해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치안 우려로 동북아 시장으로 수요가 다수 분산됐다. 덩달아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일본 남부 지역으로 동계시즌 항공 공급이 늘었고, 중국 역시 무비자 입국 정책이 1년 더 연장돼 올해도 판매 기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리드타임이 2주 안으로 들어와 있었던 동북아 시장인 만큼 골프 여행에서도 짧은 리드타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일본 노선 신규 취항과 데일리 증편은 대부분 2026년 1월로 예정돼, 1~2월까지 모객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일부 여행사들은 1박2일 규슈 골프 여행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비행시간이 짧고 항공 스케줄이 유연해짐에 따라 ‘주말 골프’도 지속 활성화될 전망이다. 

버킷리스트 실현

프로 골퍼들의 실력을 감상하고, 국제 대회가 펼쳐진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들의 로망도 이젠 서슴없이 실현 중이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격이지만, 버킷리스트 실현을 위해 소비하는 장년층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장거리 골프 상품에서는 디 오픈 챔피언십, 마스터스 토너먼트 등을 참관하는 상품들에 수요가 집중돼 있다. 참관 상품을 운영하는 여행사들은 “대회 일정은 정해져 있어 예약이 빠르게는 1년 전부터 들어와 참관 티켓과 티타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참관뿐만 아니라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하나투어는 오는 12월 마리아나관광청과 박보겸 프로가 참석하는 사이판 아마추어 골프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골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마추어 골프 대회 ‘글로벌 골프 챌린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똑똑해진 소비자의 저가 추적

프리미엄과 저가 상품으로 소비 양극화가 매년 심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저가 상품도 비교하며 고르기 시작했다. 해외 골프 시장 리오프닝 이후 현지 추가 비용 발생을 예상하지 못하고 저가에만 초점을 맞췄던 골퍼들이 올해는 가격 비교에 들어섰다. 특히 불포함사항이 적은 일본 상품의 진가가 나타난다는 평가다. 중국은 40~5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동북아 시장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여행객들이 캐디·카트 비용 등 현지에서 추가 발생하는 요소들을 계산해 상품을 예약하는 분위기다. 

전문성이 필요한 시장

주요 종합여행사들은 해외 골프여행 시장에서 하나 둘 발을 빼고 있다. 종합여행사의 골프 전문성이 낮아 보이는 점과 상품을 한번 이용하더라도 재방문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 이유에서다. 매스 시장을 내려놓은 대신 선택한 것이 프리미엄 수요다. 대표적으로 모두투어 블랙, 롯데관광, 비아신세계 등이 프리미엄 상품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프리미엄 해외 골프여행 시장은 종합여행사들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무대다. 골프 라운드에만 집중하는 매스 상품보다 고급 숙소, 미식 경험 등 체류형 일정이 많은 부분에서 종합여행사의 네트워크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프리미엄 골프시장은 골프 전문 여행사들의 독자적인 시장으로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