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 사이 흐바르섬은 마치 누워 있는 사람처럼 기다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딱 그렇게 종일 쉬리라는 다짐뿐이었다.●흐바르로 흘러온 날꽤 오랜 시간 이어진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위기를 맞은 건 네 번째 도시인 스플리트에서였다. 신선했던 여행지의 자극에 곧 무심해지더니 모든 것이 귀찮고 짜증스럽기까지 했다. 즉흥적인 변주가 절실할 때, 절대 거르는 법 없는 아침식사까지 포기한 채 호텔 방에서 찾아 낸 곳은 ‘흐바르(Hvar)’. 최근 유럽인들의 여름 휴양지로 손꼽힌다는 곳이다. 그 섬으로 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흐바르
●Plitvice Lakes National Park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플리트비체에서는 침묵을 권합니다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폭포를 감상하는 사람들. ‘Large Waterfall’이라는 이름의 이 폭포의 높이는 78m다 ‘소중한 순간에는 잠시 꺼 두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시나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바로 그 소중한 순간을 위한 곳이었어요. 감탄사를 내뱉는 것이 지칠 만큼 호수와 숲과 폭포가 번갈아가면서 저를 감동시켰어요. 압도적이었다가, 앙증맞았다가, 잔잔한가 싶으면 계단으로 흘러넘칠 만큼 물
●Delicious Croatia크로아티아의 식탁 크로아티아의 소울 푸드빵Bread나라마다 소울 푸드가 있다. 크로아티아의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가장 먼저 내오는 것이 한 바구니 수북이 담긴 빵이었다. 그 빵에 질 좋은 올리브 오일과 식초, 또는 크림치즈를 듬뿍 발라 먹다 보면 금세 동이 났는데, 그때마다 다시 수북하게 빵을 담은 새 바구니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크로아티아에서는 테이블 위에 빵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음식 문화라고. 그래서 어느 레스토랑에서나 맛있는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크로아티아 전통 가정식 페카Pek
●Nikola Tesla 니콜라 테슬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이곳에 오기 전까지 나는 ‘테슬라Tesla’가 전기 자동차로 유명한 기업의 이름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테슬라가 사람의 이름이었다니, 그것도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지적인 사람으로 꼽히는 위인이었다니, 놀라웠다. 크로아티아 태생의 세르비아인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 에디슨과 버금갈 정도로 놀라운 전기 발명 업적을 세운 그는 왜 에디슨만큼 유명해지지 못했을까? 니콜라 테슬라는 ‘먹는 시간도 아깝다’ 면서 음식을 아주 조금씩만 먹었다 한다. 그래서 이렇게 마른 모습이었는지도
in Croatia세븐 킹덤의 왕좌가 있는 곳, 크로아티아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가장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는 “여기가 바로 촬영지예요!”였다. 은 요즘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미드(미국 드라마)다. 원작 소설까지 찾아볼 정도로 이 드라마에 빠져 있었던 나로선 ‘덕심’이 불타오를 수밖에. 이번 여행에서 직접 만난 드라마 속 배경을 소개한다. 성벽 위에서는 킹스랜딩의 촬영지, 로브리예나츠 요새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Dubrovnik 두브로브니크 7왕국의 수도 킹스
●Split 스플리트시간을 간직한 유쾌한 도시 크로아티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달마치아 지방의 최대 도시 스플리트. 전 세계를 통치하다시피 했던 로마의 황제 디오클레티안Diocletian이 말년을 보낸 궁전이 있는 곳이다. 고대 로마의 흔적과 크로아티아 시민들의 손때가 고스란히, 현재의 숨결과 함께 보존되어 있다. 기원후 305년에 지어진 디오클레티안 궁전Diocletian’s Palace은 궁전이란 이름보다는 작은 마을이라는 이름이 더 걸맞을 정도로 넓고 크다. 그 안에는 남북을 연결하는 메인 거리인 ‘카르도Cardo’,
●Zadar 자다르자연이야말로 천재 예술가가 아닐까 처음 자다르의 바다 오르간The Sea Organ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절벽 위에 세워진 오르간을 떠올렸다. 그래서 처음 바다 오르간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 약간 김이 샜다. ‘겨우 이거 갖고 호들갑을 떨었단 말인가? 노래하는 도로도 아니고, 이 시멘트 계단에서 무슨 음악이 들린다는 거지?’ 이것이 아무것도 모르는 여행자의 오만함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석양이 내려앉은 바다 오르간, 태양의 인사 세계적인 영화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
●On the Road to Dalmacija달마치아크로아티아 속 남국으로 가는 길 크로아티아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나라다. 이 나라의 허리를 크로아티아에서 가로로 가장 긴 산맥, 벨레비트Velebit산이 가로지른다. 크로아티아에서 ‘북부’라 함은 벨레비트산의 북쪽, ‘남부’라 함은 벨레비트산의 남쪽을 뜻한다. 남쪽과 북쪽은 기후, 문화, 건축, 사람들의 성격, 자주 쓰는 인사말과 부르는 노래까지, 같은 나라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크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부지런하고 담백한 북쪽 사람들, 이탈리아인들의 화
CROATIA EXPEDITION당신에게 띄우는 에메랄드빛 편지 크로아티아서로의 존재조차 몰랐던 다섯 사람이 만나 일주일 동안 렌터카를 타고 크로아티아를 여행했다. 낯선 여행길 위에서 알 수 있었다. 우리 서로 몰랐지만, 그동안 같은 꿈을 꾸어 왔단 걸. 이렇게나 반짝이는 크로아티아를 만나는 꿈. 두브로브니크 성벽 길 위에서 보이는 흔한 풍경. 주황빛 지붕이 파도처럼 넘실댄다 고백 to 크로아티아이제야 고백합니다만, 크로아티아는 오랜 시간 동안 제게 어떤 이상향 같은 곳이었습니다. 에 나와서 말 그대로 ‘빵’ 떠 버리
‘흥’을 아는 당신이라면만약 ‘흥이 넘치는’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 오겠다고 하면 나는 그를 인사동이나 N서울타워 전망대에는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 우선 대낮부터 이태원의 세련된 막걸리 주점에서 ‘찐하게’ 한잔 걸치고 기분 좋게 거리를 노닐다가, 해가 뉘엿뉘엿할 때쯤 경리단의 루프톱바를 찾아가 일몰과 야경을 감상하고, 이름난 클럽과 복작복작한 소주 집을 번갈아 순회하며 잠들지 않는 서울의 밤을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그 친구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싶다고 하면, 제주행 비행기를 탈 것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