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소개부터. 나는 캐나다에 살고 직업은 PD다.이 편지에 요즘의 캐나다를 담아 전한다. ●꿩 대신 닭캐나다의 분위기는 이전과 다른 듯 다르지 않다. 2021년 11월29일, 2명의 오미크론 확진자가 오타와(Ottawa)에서 격리됐다는 뉴스가 떴다. 이후 한 달 정도가 흘렀고 여행을 계획할 당시, 오미크론은 여전히 사방으로 번져 가고 있었다. 문득 ‘온타리오주’를 넘는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걱정됐다. 다행스럽게도(?) 퀘벡 정부의 규제 방침에 따르면 갤러리, 박물관, 동물원, 스키장 등 관광지와 야외 액티비티는 계속
몇 년 전 우연히 본 사진 하나는 나의 마음을 뒤흔들었다.그건 바로 문을 떼어 낸 헬기를 타고 뉴욕시 상공을 날아다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지금 뉴욕 상공에 떠 있다. ●30분짜리 뉴욕 종합선물세트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 목적지는 허드슨강 너머 뉴저지에 있는 키어니 헬리포트. 1900년대 뉴욕시가 개발되면서 기존 상권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자 그 대안으로 필요해진 거주지 중 하나가 허드슨강 건너편이었다. 서울 시내에서 한강을 건너는 느낌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엄연히 다른 주다. 도심에서 출발하는 헬기
캐나다 그리고 북미 최고의 스키장이라 불리는 ‘휘슬러 블랙콤(Whistler Blackcomb)’. 과연 명불허전, 뭐든 이름을 날리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그런데, 한 가지는 미처 몰랐다.●반가운 반전‘아, 나가기 싫다.’ 대망의 첫날 아침부터 이게 할 소린가 싶었다. 그것도 제 발로 스키를 타러 와서 말이다. 여독이 풀리지 않아서도, 며칠간의 활강으로 인한 근육통 때문도 아니었다. 창밖으로 장마철마냥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눈이 와도 문제긴 했다. 스키장은 숙소에서 차로 1시간 거리. 굽이굽이 언
뉴욕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맨해튼’을 잊어라. 골목마다 ‘다름’을 발견하려면 더 작은 이름을 눈여겨봐야 한다. ●One Fine Sunday할렘 Harlem할렘에 대한 편견을 버리면 할렘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센트럴 파크의 북쪽 지역인 할렘은 흑인 빈민가의 대명사였지만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거쳐 깨끗하고 안전한 지역으로 거듭났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할렘에 사무실을 차린 것도 큰 역할을 했다. 할렘에서 반드시 체험해 봐야 할 것을 꼽는다면 두 가지다. 미국 남부에서 노예 제도를 통해 태어난
호화로운 호텔이 줄지어 있는 스트립에만 머문다면, 라스베이거스를 반만 즐기는 셈. 아기자기하고 풋풋한 매력이 넘치는 다운타운에서 라스베이거스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 보자. ●재미 만점프리몬트 스트리트 프리몬트 스트리트(Fremont Street)는 다운타운의 주 도로다. 구석구석 트렌디한 바와 레스토랑이 숨어 있다. 밤이 되면 프리몬트 스트리트의 거대한 돔 스크린에 박힌 1,250만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모듈이 화려한 전구쇼를 펼쳐 보인다. 스트립에 더 화려한 쇼도 많지만, 전구쇼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 거리 예술가와 19금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엔터테인먼트로 채워진 라스베이거스. 이 도시에서 딱 하나만 선택하라고 주문한다면, 주저 없이 MGM그랜드로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바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공연 를 보기 위해서다. ●공연예술의 그랜드 캐니언을 만나다카 상상력을 여지없이 깨트려 주는 무대와 웅장한 음악, 전율 돋는 장면과 믿기지 않는 아크로바틱 연기까지, 크고 작은 공연이 라스베이거스의 꽃이라면, 는 그중 가장 크고 화려한 꽃이다. 는 왕세자 쌍둥이의 모험 넘치는 여정에 대한 이야
바람을 타고 물결을 타고 공기를 탔다. 모험심 가득한 이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네바다. 거칠고 마른 사막은 ‘타는 짜릿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 줬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네바다는 천국이지."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사랑해 네바다에 살고 있는 안토니오. 네바다를 생각하면 거친 수염 가득한 얼굴에 선한 미소를 보여 주던 그가 떠오른다. 24시간 반짝이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30분만 나가면 사막이 나타나고, 전혀 다른 성격의 놀이터가 시작된다. 황량한 산을 시원하게 가르는 집라인부터 거친 길을 오르락내리락 거침없이
수없이 들어도 마주해야 비로소 보인다.대자연이 주는 압도적인 설렘과 감동을.깊은 울림이 간절할 땐 캐나다로 향하자. ●우리 손잡을까요?오타와 Ottawa오타와를 거닐다 보면 누군가의 손길이 그리워진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는 여름과 붉게 물든 단풍이 가득한 가을은 더욱 그렇다. 사실 오타와는 캐나다의 수도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인 여행자에게 익숙한 곳은 아니다. 이 때문에 쉽게 상상하기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발을 들이고, 몇 시간이라도 둘러본다면 금세 오타와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오타와 여행
●Muskoka 무스코카 & Algonquin 알곤퀸화려한 시절의 항해언젠가 캐나다의 한 기자는 ‘캐나다에서는 사람과 어울리려면 집으로 가고 혼자 있고 싶을 땐 밖으로 나간다’라는 문장을 쓴 적이 있다. 캐나다의 인구밀도*는 1km2당 4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러시아의 인구밀도는 9명, 미국은 34명, 중국은 145명이다. 517명이라는 한국의 밀도에 실감은 배가된다. 무스코카에서 가장 먼저 와 닿는 건 사람보다도 훨씬 빽빽한 나무들이었다. 1,600여 개 호수를 가진 무스코카가 마냥 야생으로만 남지 않은 데는 알렉산더(Alex
●Blue Mountains 블루 마운틴스키 리조트에는 눈이 없었지만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워지고 있었다. 호수, 정확히는 만(灣)으로. 조지아만(Georgian Bay)은 캐나다와 미국이 나란히 나눠 가진 휴런호(Lake Huron) 중에서도 캐나다 쪽에 맞닿아 있다. 둥그런 가장자리를 탄 호수 풍경만으로 휴양지가 되기에 족할 텐데, 토론토에서 차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s)에는 대형 리조트가 여럿 들어섰다. 리조트에 도착한 순간 캐리어에 든 옷들이 무용지물이 됐음을 실감했다. 먼 캐나다
온타리오의 호수와 시간은 정직하게 흘렀다.젓는 만큼 나아가면 갈수록 깊어졌다.멈출 수 없어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깊어질수록 애틋해졌다. 캐나다 남동쪽에 위치한 온타리오는 호수의 주(州)다. 미국과도 국경을 접하고 있는 오대호(Great Lakes, 슈피리어호·미시간호·휴런호·이리호·온타리오호)를 비롯해 크고 작은 수많은 호수들을 끼고 있다. 주도인 토론토를 시작으로 휴런호에 맞닿은 조지아만(Georgian Bay)을 따라 돌았다. ●너에게 가져온 캐나다고작 기념품 하나로 계산적으로 굴고 말았다. 시럽 1L를 만들려면 40L의 단풍
멘도시노 카운티의 멋진 해안가를 마주하기 전 윌리츠(Willits)의 푸르른 산림에서 힐링 타임을 가져 보자. 레드우드 숲을 달리는 유서 깊은 열차 스컹크 트레인에 탑승하면 되는데, 이 열차는 1885년부터 벌목된 레드우드 목재를 산간에서 해안까지 운송하던 것으로 이제는 관광객들과 함께 서부 해안도시 포트 브래그와 카우보이 마을 윌리츠 사이를 달리는 관광 열차로 활약하고 있다. 윌리츠에서 출발해 530m 높이의 봉우리를 거쳐 레드우드가 울창한 노요 리버 캐니언(Noyo River Canyon)으로 가는 2시간 여정과 포트 브래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