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을 떠올리면 자동으로 연상되는 단어는 고추장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순창은 산과 강을 두루 갖춘, 그야말로 트레킹에 딱 맞는 여행지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인 강천산부터 섬진강 줄기 따라 굽이진 자전거길까지. 여태껏 몰랐던 순창을 만났다. 오랜 세월이 만들어 낸 작품, 섬진강의 바위들 섬진강 옆으로 조성된 자전거길로 많은 사람들이 라이딩을 즐기러 온다 ●Route 1순창 섬진강자전거길장군목→ 현수교→ 섬진강자전거길→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 굽이굽이 자전거길을 따라 순창은 ‘옥천(玉川)골’이라고도 불린다. 옥처럼 맑은 물이 흐
10년 전 장수군을 처음 찾았을 때는 스치듯 지나갔다. 논개사당에서 논개 영정을 잠시 알현했을 뿐인데, 당시 그 그림은 친일 화가가 그렸다 해서 철거 요구에 시달렸다. 강산이 한 번 변하고 다시 만난 사당의 영정은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름다운 논개의 얼굴을 바라보며 푸른 기상과 붉은 마음을 생각했다. 논개사당에서 바라본 시원한 풍경. 의암호가 내려다보인다 논개사당에 모셔진 논개 영정 논개 생가지 경내에는 정자 단아정이 있다. 연못에 수놓은 연꽃이 아름답다 ●성은 주씨, 기생이 아니다장수에 온 이상 논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장수의 가을은 유난히 배가 부르다. 수줍게 익은 홍로와 탱글탱글한 오미자, 마블링도 아름다운 한우에 넉넉한 인정까지 더해졌으니 말이다. 장수군에서 재배되는 사과의 주품종은 ‘홍로’다. 전국 홍로 생산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지리적 기후 조건이 뛰어나다 하늘이 내린 축복받은 땅태풍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기 직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그때 때맞춰 잡힌 출장 덕분에 남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벌써부터 답답하기만 했다. 전라북도 장수군의 면적은 약 533km2. 서울시 전체가 약 605km2임을 감안한다면 결코 작지 않다
계절은 색色으로 다가온다. 입추가 지나니 벌써 울긋불긋한 색들이 튀어나와 몸소 가을을 알린다. 멋과 맛 모두가 붉디붉은 장수야말로 가을의 출발점이었다. 담벼락에 꽃이 아닌 사과가 피는 마을, 장수 ●주 朱 논개님의 성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전라북도 장수는 논개가 태어난 고장이다. 기녀로 평가절하된 논개가 마냥 애틋한 장수 사람들은 정성스레 제의를 지내고 붉은 사당을 세워 아름답게 가꿔 왔다. 땅에 발을 딛고, 오는 길에 움츠렸던 몸을 쭈욱 펴 본다. 서울에서부터 3시간 거리에 있는 장수에 도착했다. 버드나무에 실려 오는 싱그러움이 섞
음력 5월5일, 단오端午다. 부채를 선물하던 풍속은 어디에서 왔을까? 1,000년 역사의 자존심을 간직한 가장 한국적인 고장. 바람을 일깨우는 자리, 전주에서 답을 찾았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0호 방화선 선자장의 부채, 듸림선 전주 부채, 바람을 다스리다전주의 수많은 자랑거리 중 부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예부터 전주 부채는 전국 최고로 평가받았다. 질 좋은 한지와 곧고 단단한 대나무, 전주 사람들의 예술적 감각이 더해져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금도 담양과 전주 일대의 대나무와 한지 산지를 중
1,000년 역사의 자존심을 간직한 가장 한국적인 고장, 전주를 찾았다. 그리고 풍류를 마셨다. 약 700여 채의 한옥과 문화유적 등이 가득한 전주한옥마을은 전주 여행의 1번지라 할수 있다전주 여행 1번지, 한옥마을전주는 후백제 견훤이 도읍을 정하고 왕업의 바람을 일으켰던 곳이자, 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의 건국을 위해 한나라 유방의 시 ‘대풍가’를 불렀던 왕조의 발상지다. 또한 숱한 전란과 일제강점기를 관통하는 역사의 바람을 다스리며 전통문화의 요람으로 꼿꼿이 자리를 지켜 왔다. 그래서 전주를 여행할 때 항상 1번지가 되는 곳은 완
1 산으로둘러싸인무주는아름다운자연환경을자랑한다 2, 4무주에서 계절을 잊은 장미와 나비를 만나다 3 포도알보다 크기가 작은 무주 산머루오감으로 느끼는 무주의 멋무주에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많은지라 무주여행 중에는 ‘오감’을 모두 열어야 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향을 맡고. 온몸이 들썩들썩 분주하다. 무주의 자연이 빚어 놓은 ‘체험의 장’에서 나이도 잊은 채, 마음껏 뛰놀아 보시라.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무주 와인클러스터 사업단 www.mujuwine.com 1 와인동굴에서는 와인을 시음하고 구
1 전주 화명원. 화명원은 화목하게 지저귀는 집이라는 뜻으로 부부의 금슬이 좋아 가정이 평화롭다는 의미다 2 진안 마이산 탑사의 삼존상 3 전주 경기전 외곽 돌담길 4 새만금방조제의 시작점인 부안의 일몰전라북도 콕 찍어 알차게 돌아보기흔히 여행지로서 전라도를 이야기하면 남도를 떠올리는 것이 다반사다. 전라북도 하면 비빔밥의 성은을 입은 전주 정도가 생각난달까? 하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 화려하게 소개된 관광지만 찾아다니는 게 여행의 능사는 아니다. 전라북도에 가면 화려하진 않아도 푸짐한 인심이 있고, 취하며 놀 만한 술과 맛깔
누가 그랬다. 사람들이 진안은 몰라도 마이산은 안다고. 산은 산이되 나무가 없고, 군데군데 움푹 팬 모양이 투박하기 그지없지만 언뜻 보아도 말의 귀를 닮은 모습이 보통 신기한 게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두고 사계에 따라 돛대봉, 용각봉, 마이봉, 문필봉이라 부르며 스스로의 염원을 이곳에 묻곤 했단다.글·사진 이민희 기자 취재협조 진안군청 063-430-2114 1, 3 탑사에는 80기의 크고 작은 돌탑이 가득하다 2 진안 시내에서 바라본 마이산 4 법당에 걸린 연꽃 모양의 봉축등진안은 면적의 80% 이상이 산악지대로 이루어졌
Festival Korea 35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최우수축제 11회 김제지평선축제 “황금들녁의 풍성함을 한가득 받아 가세요”김제 벽골제(사적 111호)는 한민족 농경문화의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동양 최대의 수리시설이다. 우리나라 농경문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 벽골제에서 황금빛 가을들녘의 넉넉함과 풍성함이 가득한 11회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우수축제 자리를 굳건히 지킨 뒤, 5년 연속으로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을 만큼 주제와 내용 면에서 알찬 축제다.글 김선주 기
3가지 키워드로 만나는 무주반딧불이 살아 숨쉬는 청정 자연 ‘울고 왔다 울고 가는’ 곳이 무주라고 한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무주에 가기 싫어 울었다가 정작 그곳을 떠날 때가 되면 그 아름다움과 따스함을 두고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워 구슬피 울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가을,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렇게 아름답고 포근한 무주를 만나 보자.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명희취재협조 www.visitkorea.or.kr 무주 키워드 1 반딧불이영화 에서 남녀 주인공이 반딧불이 아름답게 빛나는 강가에서 아련한
한여름 전라도 바다를 만나다 ‘오래 전 책표지 같은 군산’은 분명 아니었다. 안도현 시인이 그의 시에서 나지막이 풀어내던 군산의 모습, 마치 시간과 함께 기억이 켜켜이 쌓여 슬픔마저 바래진 쓸쓸한 풍경은 보지 못했다. 대신 군산은 과거의 기억을 곳곳에 품은 채 현재를 살고, 또한 미래로 달려가고 있었다. 아직까지 군산에는 옛 일제시대의 가옥과 절이 남아있었고, 군산 앞바다의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섬’ 선유도는 여전히 아름다운 풍경으로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새만금 사업’으로 부풀어오른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는 도시 곳곳을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