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해 볼까 한다. 거의 40년 전 내가 태어났던 그곳에 대한 이바구를,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오르내렸던 까꼬막에 대한 이야기를.당신이 준비할 것은 기차를 타기 전 2시간뿐이다. *경상도 사투리로 이바구는 이야기, 까꼬막은 비탈길을 뜻한다. 산복도로의 풍경은 태생적으로 아름답다. 담벼락에 그려 놓은 부산 초량동 마을 풍경(위)과 이바구길을 따라 당산으로 올라가는 길(가운데) 그리고 까꼬막 게스트하우스에서 바라본 산복도로 마을의 풍경(아래) 고향에 대한 기억은 지극히 개인적이다.‘오빠야~’를 쫓아 경사진 산복도로를 뛰어다니느라무릎이
침대열차, 첫날 밤! 두둥바야흐로 2013년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방문의 해*. 남들 다 가는 여름휴가도 못 가고 가을이 성큼 찾아와 아쉬웠는데, 뜻밖에 혼자 여행을 가게 됐다. 간밤에 꿈자리가 좋더라니. 볼 것은 ‘한’ 가득, 맛깔스런 먹을 거리는 ‘두’ 가득한 여행을 기대하며 서울발 부산행 야간 기차에 올랐다. 사실 나는 우리나라에 침대열차가 있는 줄도 몰랐다. 예전에는 일정구간 침대열차가 운행되어 내일로를 사용하는 청년들이 공짜로 이용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테마관광열차로만 운행이 된다고 한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공간도 넓었
초짜캠퍼가 바리바리 장비를 챙겨들고 호기롭게 거제도로 향했다. 딸과 아내도 믿거니 동행했다. 캠핑과 리조트를 결합한 이색 체류여행을 하겠다며 리조트도 잡았다. 캠핑 데뷔전은 가혹했고 이색 체류여행은 나름대로 실험적이었다. 앙증맞은 벽화가 구조라 마을을 돋보이게 한다. 벽화 너머로 캠핑장과 바다, 섬, 산이 풍경화를 그린다 구조라해수욕장을 끼고 캠핑장은 바다와 맞닿았다 갈팡질팡 캠핑, 누가 구조라도…꼭 필요한 만큼만 챙긴다 했건만 그러잖아도 작달막한 승용차 트렁크가 캠핑 장비로 잔뜩 부풀었다. 초보캠퍼의 욕심 탓에 기신기신 버거워했던
사람과 사람이 자꾸만 부딪치는 건 소통하지 못해서다. 우리 몸이 고장 난 기계처럼 삐그덕 하는 것 역시 소통의 문제다. 기가 차고 기가 막히는 날, 경상남도 산청에 가면 숨이 ‘탁’ 트인다. 산청에는 1,000여 종의 약초가 자라난다. 산청에서 만난 보라색 당귀가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열리는 동의보감촌의 전경 영험한 자연을 향한 오마주 언제 어디서 어떤 병균과 바이러스가 침투할지 모른다. 한마디로 ‘질병의 시대’다. 그래서 “아직도 없으세요?” 하고 묻는 보험회사의 인사를 들어야 하고, “미리미
‘해운대’라는 이름에 오버랩되는 백사장과 파라솔의 향연 말고, 즐비한 횟집과 술집, 으리으리한 호텔들로 병풍을 둘러친 거리 말고, 해운대 어디까지 가봤나요? “이것 한번 잡숴봐” 해운대시장해운대 앞 대로로 5분 정도만 걸어 나오면 왼편의 한 골목을 자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나온다. 규모는 작지만 ‘부산스러운’ 시장의 느낌만은 오롯한 곳. 골목 끝에 자리한 손바닥만한 공간의 수선집이나, 우뭇가사리 묵을 콩국에 말아 후루룩 먹고 떠나는 시장 상인의 모습에 정감이 넘친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이 극찬했던 선술집 ‘봉자네’는 지역 토박이들도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다. 무작정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동백섬이 선연하게 보이는 해운대는 싫었다. 대신 자갈치 아지매가 손짓하는 ‘남포동’과 부산 속 작은 섬인 ‘영도’를 단 하루 만에 돌았다. 남포동 쌈지길에선 다양한 거리벽화를 만날 수 있다.그림의 주제는 남포동을 지키는 용두산 공원과 부산타워 화통한 남포동 꼬불꼬불 미로엔 ‘없는 게 없다’ 부산에 몇 년을 살았다는 이유로 “눈을 감고도 ‘부산 가이드북’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종종 허풍을 떤다. 그건 부산을 아끼고 좋아하는 내 마음의 표현법이었다.
후덕한 인상의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경주 반하거나 미치거나 반하다 [반ː하다] [동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에 마음이 홀린 것같이 쏠리다. 미치다[동사] 「…에/에게」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중하다. 불국사도 석굴암도 좋고, 수학여행의 추억마저 좋은 너와 나는 이래저래 경주를 좋아한다. 그 경주의 남산에는 유독 그 마음이 넘쳐난다. ‘반하거나 미치거나’ 하는 경주 남산의 매력은 가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반할 수밖에 없는 남산南山 경주 왕궁의 남쪽에 자리해 이름 지어진 남산. 신라 사람들은 진짜 부처님이 남산에 살아 계
2009 문경 전통찻사발축제聞香천년 茶香만리우리나라 도자기 역사를 한눈에 문경은 예로부터 경상도의 관문 역할을 담당했다. 백두대간이 병풍처럼 둘러친 위로 문수산, 대미산, 조령산 등 해발 1,000m를 웃도는 산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으며, 그 아래로는 조선시대의 영남대로였던 새재, 하늘재 등 유서 깊은 옛길이 나 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에 발맞추어 좋은 흙, 나무가 풍부하고 물이 맑아 도자기를 생산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여건을 갖추었으니, ‘문경=도자기 산지’로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함양의 가을을 찾아시나브로 높아진 하늘을 발견하고 나서야 가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음을 깨닫는다. 지난 여름의 뜨거웠던 햇빛도 가을바람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다가오는 가을 앞에서 마음은 이유 없는 기대감에 설레인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맑은 계곡 물과 높은 가을 하늘, 조용한 산책로, 입맛을 돋우는 맛있는 음식, 멋스러운 고택, 가을 산의 아름다움 모두를 가지고 있는 함양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준영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www.hygn.go
물 위에 앉은 별빛에 취하다아른거리는 빛의 춤사위를 따라 긴장을 풀고 시간을 내려놓았다. 아등바등 묶어 두었던 마음까지 슬며시 강물에 풀어헤치고 작은 연꽃 등에 불을 밝힌다. 마음의 씨앗이여, 멀리멀리 떠나라. 바람에 흔들리고, 세상에 치여 닳아 초라해지더라도….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민희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이토록 평화로운 순간좀더 몽환적인 느낌을 기대했으나 그렇다고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밤이 주는 묘약에 취해 있었고 수줍게 설레고 있었다. 혼자였으나 외롭
따스한 봄날,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 가면 ‘토우대장 차차’도 만나고 신라의 왕들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환상적인 레이저 쇼가 경주타워를 화려하게 수놓고, 세계의 진귀한 화석들도 빼곡하다. 4월, 상시 개장하는 경주엑스포공원에 들러 볼 일이다. 글 김선주 기자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 오는 4월1일부터 상설공원으로 재탄생해 365일 언제든지 만나 볼 수 있게 된다. 상시개장을 통해 휴식과 문화, 체험이 있는 지구촌 문화체험의 장소로 도약할 전망이다.경주엑스포공원은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경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