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의 예술적 감수성은 깊다. 대로변이 아닌 골목 안쪽으로, 
주민들 사이로, 아티스트 속으로 더 깊게 스며들었다.

▶홍대 속 숨은 그림 찾기    
추천코스: 지하철 합정역 9번 출구에서 상수역 1번 출구까지  
길이: 2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홍익대학교라는 공식 명칭보다 익숙한 홍대, 이 홍대를 대표하는 학문이 예술인 것은, 지명으로서 ‘홍대’가 발산하는 풍부한 문화 예술적 아우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로변 1열에 감각적인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지만, 2열의 골목에는 아직 실험정신을 간직한 문화공간들이 고집스레 이 구역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작은 갤러리들은 자기만의 작업을 포기하지 않는 일상의 예술가들을 넉넉히 품어 준다. 

●차와 그림이 있는 곳
리서울갤러리

메세나폴리스 안쪽에 위치한 리서울갤러리(대표 조운조)는 2011년에 인사동에서 시작해 2020년에 메세나폴리스로 자리를 옮긴 상업 갤러리다. 교통의 요지인 마포 합정으로 진출한 건 젊은 컬렉터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였다고. 초대전 위주로 중견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지만, 공모전을 통해 유망한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도 한다. 작품과 작가에 대해 문의하면 친근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은 곳. 갤러리 한쪽은 차 모임 장소인 ‘서울차방’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보이차를 즐긴다면 이 갤러리를 방문할 이유가 더 명확해진다.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 45 메세나폴리스몰 178호  
운영시간: 10:00~18:30(일요일 휴무) 

●이 지구의 별 같은 공간
합정지구

외부 어디에도 눈에 띄게 ‘합정지구’라고 씌어 있지 않은 것이 이 예술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 준다. 아주 적극적으로 ‘아직 주목받지 못한’ 작가들을 호명해 온 전시는 시민들이 무심히 오가는 합정동 뒷골목에서도 기죽지 않고 통유리창 밖으로 전부를 내보이고 있다. 2015년에 개관한 합정지구는 전시뿐 아니라 강연, 세미나, 워크숍 등 다양한 시도와 의미를 담아 왔으며, 작가와 기획자들의 자발적인 협업구조에 힘을 실은 비영리 예술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이들을 후원하는 방법은 홈페이지를 방문해 ‘유어크레딧’ 회원이 되는 것이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 40
운영시간:  화~일요일 13:00~20:00  

●장소에서 장비까지, 인생숏의 모든 것
모도랩

카페인 줄 알고 방문했다가 인생숏을 고민하게 되는 곳. 알고 보니 카메라 장비 대여점이라는 건 1층에 국한된 진실이고, 2층은 촬영이나 파티용으로 대여할 수 있는 스튜디오다. 옥상 테라스에는 캐러밴까지 세팅되어 있어서 멋진 야외 캠핑 콘셉트 촬영도 가능하다. 파티룸으로 대여할 땐 취사와 조리에 필요한 도구까지 다 준비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12길 41

●놀라움과 감탄의 연속
영진종합시장

합정지구에서 나와 두리번거리다 보면 포착되는 낡은 시장 건물. 선뜻 들어가게 되지 않지만 알고 보면 카페 사장님과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 소문난 ‘가성비’ 커피용품 매장 ‘커피아울렛’이 여기에 있다. 도매 위주의 창고형 매장이라 아름다운 디스플레이를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결제 영수증을 받으면 얼굴이 환해진다. 1971년 준공된 영진종합시장은 영진아파트를 품고 있는 오래된 주상복합건물인데, 시장은 사라지고, 커피용품점과 식당 몇 곳이 남았다. 그중 목포식당은, 가성비 부분에서 또 한 번 엄지 척이 되는 백반 식당. 메뉴판은 참고일 뿐, 저녁 메뉴는 제철에 따라 이모가 알아서 주시는 ‘이모카세’가 있다니, 직접 문의하시길.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12길 1층

●긴 호흡, 넓은 스펙트럼
갤러리초이

2017년부터 추상미술을 위주로 전시하는 갤러리. 합정동 주택가 골목에서 조용하게, 꾸준하게, 많으면 1년에 10회 정도의 전시를 진행하는데, 한 달 정도의 긴 전시 기간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갤러리초이(대표 최재홍)는 중국이나 유럽, 미주 지역 갤러리와 협력하여 한국 작가들을 알려 나가고 있는데, 중견 작가부터 젊은 작가들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골프웨어 사업을 했던 최 대표의 경험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유리한 지점을 확보하고 있다.

주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 17-7   

●눈이 즐거운 예술 공간
스페이스 아크

2010년부터 시작된 ‘갤러리사각형’은 2018년 ‘스페이스아크(APACE AC)’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스페이스 아크(대표 이정원)의 전신인 힐스(Hills)는 그림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도와주는 대안 교육의 장이자 시각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예술가들이 연대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동체였다. 그 정신을 이어받은 이정원 대표는 아크(AC, Artist Community)에서 주로 뉴 일러스트레이션과 비주얼아트에 집중하며 전시뿐 아니라 교육,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카페 그레이랩 뒤쪽으로 숨은 듯하지만, 그래서 고즈넉한 비밀의 화원을 갖고 있으며 1관과 2관에서 다른 전시를 진행하니, 일거양득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 3길 16, 1층
운영시간: 평일 14:00~20:00, 주말 13:00~19:00

●우리 마음속이 이럴까
러브피스마음

작고 소중한 것, 아무렇지도 않은 것. 마음은 왜 그런 것에 더 잘 담기는 것일까? 러브피스마음은 ‘마음을 전달하는 모든 것들’을 다루는 디자인 소품 숍이다. 공간, 상품, 그래픽 등을 다루는 디자인 그룹인 마음스튜디오(대표 이달우)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숍으로 ‘마음’으로 디자인하고 고른 그림책, 문구 용품, 소품 등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진열하고 있다. 제품뿐 아니라 독특한 매장 분위기와 진열대도 눈길을 끄는 곳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3길 13  
영업시간: 월~일요일 12:00~21:00  

●뭐든지 그려도 되는 백지처럼
빈칸

보통 ‘화이트 큐브’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시 공간의 일반적인 규칙을 깬, 검정의 백지를 만났다. 마침 진행 중인 전시 또한 개성이 강한 작가 ‘이몽’의 첫 개인전. 트라아트에서 운영하는 빈칸 갤러리는 젊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공모전을 진행하고, 유리한 조건에 대관을 진행해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작가님,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의 열린 마인드와 편견 없는 시선이라고. 트라아트는 2017년부터 빈칸 합정, 빈칸 을지로, 트라아트갤러리를 운영해 왔으며 아트 페어도 개최한다.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6길 102 B1  
운영시간: 월~일요일 11:00~17:00

●스토리가 있는 가방
로우로우

홍대 주변을 거닐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가방의 로고가 로우로우(RAWROW)다. 일명 트립웨어(trip wear)를 표방하는 곳이지만, 집 나서면 다 여행이라는 점에서 등교에도, 출근에도 유용한 가방과 옷을 만드는 곳이다. 한번 판매한 제품은 평생 보증을 보장하고, ‘가방다운 가방’에서 시작해 ‘안경다운 안경’, ‘입는 가방’ 등 매년 테마를 정하고 디자인적인 혁신을 고민하는 팀이다. 알고 보면 제품마다 재미있는 개발 스토리가 있어서 가심비를 만족시킨다. 

주소: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36  

▶마포 마을여행  
‘마포 마을여행’은 마포구 곳곳에 서린 추억과 이야기를 담은 도보여행입니다. 전문적인 문화관광해설사의 역사 설명과 재미있는 골목 스토리텔링을 여행에 곁들입니다. 알고 봐서 더욱 풍성했던 마포 마을여행을 <트래비>가 여러분들에게 생생히 전달합니다. 마포 마을여행은 마포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3월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글 천소현 기자  사진 이승무  취재협조 마포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