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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하루 만에 세계여행

싱가포르, 낯선 시간의 연속된 하루

  • Editor. 손고은 기자
  • 입력 2022.02.11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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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인구에 대한 통계 하나를 소개한다. 인구의 약 74.2%는 중국계, 13.3%는 말레이계, 9.2%는 인도계 및 기타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계와 말레이계의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소수 민족들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다양한 종교를 믿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묘한 경계를 넘나든다. 도무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 싱가포르만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싱가포르에서 하루 만에 세계 여행이 가능한 이유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 여행안전권역(VTL, Vaccinated Travel Lane, 방역이 우수한 지역이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체결한 지역이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VTL 지정 항공편을 이용하면 싱가포르를 방문할 수 있다. 예방접종 증명서와 항공편 탑승 전 2일 내 검사한 코로나19 PCR 또는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 여행자보험 가입증서를 제출해야 하며, Trace Together 앱을 설치하고 여행 기간 동안 방역 지침에 따르면 된다.(1월25일 기준)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

●싱가포르 주류의 동네
차이나타운(China Town)


이국적이지만 이국적이지 않은, 싱가포르의 차이나타운 풍경은 묘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차이나타운은 1800년대 초중반부터 1900년대까지 싱가포르에 이주해 살아온 중국인들의 터전이었다. 정착 초기 힘들었던 시절부터 1950년대 황금기까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흐르고 있다.

차이나타운의 건물들은 대부분 낮고 옆 건물과 다닥다닥 붙어 있다. 오래된 건물을 허물지 않고 부티크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으로 개조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낡은 모습이 초라해 보이지 않다. 오히려 지긋한 멋이 배어 있다. 게다가 시끌벅적 젊은 기운으로 가득하다. 중국 특유의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과 황금색 소품을 진열한 상점이 한집 건너 한집이고 안시앙 로드(Ann Siang Road)와 클럽 스트리트(Club Street)에 있는 레스토랑과 바(bar) 주위로 트렌디한 레스토랑과 클럽이 차고 넘친다.

리틀 인디아 스트리트
리틀 인디아 스트리트

●방심하지 말 것
리틀 인디아(Little India)


인도 음식을 먹는 와중에 중국어가 들리고, 중국 음식을 먹다 보면 히잡을 둘러쓴 여인들이 지나간다. 다양한 문화의 용광로 싱가포르의 매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 리틀 인디아다.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이주해온 인도계 싱가포르인과 인도 이민자들이 둥지를 틀고 만든 그들만의 세상. 한 블록 건너 하나씩 힌두 사원이 자리할 만큼 힌두교 문화가 살아 있는 동네, 신에게 바치는 화려한 꽃과 시시때때로 후각을 쿡 찌르는 강렬한 커리 냄새와 골목골목 피어 나오는 향까지. 인도에 가본 적 없어도 인도에 가본 듯,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거리다. 다양한 힌두 신들에게 기도를 올리는 인도인들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부기스
부기스

●생소해서 더 궁금한 그곳
부기스(Bugis)


이슬람 왕국으로 들어선다. 부기스는 19세기 중반 조용했던 항구 마을로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대거 이주해 살던 곳이다. 문화와 종교의 색이 워낙 짙은 탓에 이국적인 매력도 더 크다. 특히 술탄의 왕궁, 술탄 모스크(Sultan Mosque)가 자리한 캄퐁 글램(Kampong Glam)은 아랍 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 부기스는 진부하지 않다.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감각적인 카페와 바, 숍들도 많은 동네다. 차도르와 히잡, 고급 카페트와 같은 이슬람 색이 짙은 상점을 쇼핑하고 하지레인(Haji Lane) 뒷골목에서 재즈공연을 보며 칵테일을 마시면 어느 세상에 들어와 있는지 잠시 헷갈릴 테다.

뎀시 힐 Jones the Grocer
뎀시 힐 Jones the Grocer

●싱가포르의 우아한 오후
뎀시 힐(Dempsey Hill)


뎀시 힐에서는 우아하게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게 좋겠다. 애프터눈 티는 영국에서 점심과 저녁 사이, 그러니까 오후 3~5시 경 다과와 함께 차를 즐기던 문화다. 싱가포르에서 영국 스타일의 애프터눈 티를 그럴 듯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뎀시힐이다. 1980년대까지 영국군의 막사가 있던 동네로 철수 이후 빈 막사를 개조해 고가의 가구숍이나 레스토랑, 고급스러운 티하우스, 식료품점 등이 들어서면서 세련된 다이닝 스폿으로 떠올랐다.

특히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은 지역으로 다양한 취향을 사로잡는 트렌디한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다. 어쩌면 싱가포르의 상류층들이 자주 오가며 즐기는 문화가 모인 곳이랄까. 오차드 거리에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다소 불편하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호커 센터
호커 센터

▶세계를 사로잡을 맛, 맛, 맛!
호커 센터(Hawker Centre)

‘호커(Hwaker)’는 큰 소리로 호객 행위를 하는 노점상을 뜻한다. 1960년대 싱가포르 정부가 거리 정비 사업을 계획하며 노점상들에게 점포를 무상으로 지원했는데, 이때 점포들을 한데 모아 호커 센터로 만들었다. 푸드 코트와도 비슷하지만 좀 더 서민적이고 시끌벅적한 느낌이 강하다. 다양한 싱가포르의 음식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하나씩 맛보면 저렴한 가격으로 짧고 굵은 세계 여행이 가능하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트래비(Tra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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