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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외식을 위한 ‘경양식’ 4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2.12.1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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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양식은 어느덧 60년이라는 세월을 쌓았다. 격식을 갖춘 양식을 가짓수를 줄여 단품 중심으로 간편하게 마련했다는 의미로 사용된 ‘경양식’.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1960~1970년대에 경양식이라는 용어가 본격 사용됐으며, 경양식 전문점 OO싸롱과 같은 광고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경양식. 사진은 서울 석촌동의 오로라경양식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경양식. 사진은 서울 석촌동의 오로라경양식

대표적인 경양식으로는 함바스테이크와 비후가스, 돈가스, 오므라이스 등이 있으며, 크림 수프와 양배추 사라다, 김치, 단무지가 반찬으로 나온다. 접시에 얌전하게 펼쳐진 밥도 상징적인 모습이다. 1980년대 들어 경양식은 젊은층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가장 화려했던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그 맛과 추억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워낙 대중적인 음식이라 지금도 세대를 가리지 않고 경양식 찾고 있다. 서울에서 찾은 옛 느낌이 가득한 경양식과 시대에 맞게 진화한 곳들이다. 

 

●맛의 레트로
오로라경양식

석촌호수 근처에 있는 오로라경양식은 오랜 경력의 1세대 요리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1970년대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멕시코’라는 이름으로 첫 경양식집을 열었고, 압구정, 삼성동에서도 가게를 운영했다. 2016년에 석촌동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가게 간판과 분위기부터 레트로 느낌이 가득하다. 메뉴는 돈까스, 멕시칸돈까스, 오므라이스, 생선까스, 함박스테이크, 비프까스, 오로라정식(돈까스+함박스텍+새우후라이) 등 경양식이 갖춰야 할 건 다 갖췄다. 함박스테이크를 함박스텍이라고 표기한 부분도 온지 모르게 정감이 간다. 

오로라경양식의 오로라스페셜. 돈까스와 함박스텍, 새우후라이, 생선가스가 나오는 푸짐한 한 접시다
오로라경양식의 오로라스페셜. 돈까스와 함박스텍, 새우후라이, 생선가스가 나오는 푸짐한 한 접시다
소박한 모양새와 달리 맛이 좋은 오로라경양식의 오므라이스
소박한 모양새와 달리 맛이 좋은 오로라경양식의 오므라이스

입에 착 감기는 수프를 시작으로 양배추 샐러드, 얇고 바삭한 돈가스, 타르타르 소스가 올라간 생선가스와 새우후라이 등이 한 상 차려진다. 소박한 오므라이스마저 꽤 맛이 좋다. 깍두기도 맛의 포인트.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좋아 튀긴 음식과 궁합이 아주 좋다. 어른들 말로는 1980년대 경양식집에서 먹었던 그 맛이라고. 주말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두루두루 자리를 채우고 있는데, 그 모습이 이 식당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삼전동의 점심
돈까스의 집

삼전동 경양식 전문점 ‘돈까스의 집’은 1984년부터 운영해 어느덧 40년을 이어온 브랜드가 됐다. 삼전동 작은 공간에서 지금의 위치로 확장 이전해 새로운 이야기를 덧씌워 가고 있다. 안정적인 맛과 푸짐한 양, 합리적인 가격은 여전하다. 근처에 학원과 대단지 아파트가 있어 점심시간에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북적인다. 메뉴는 간결하다. 돈까스, 정식(돈까스+함박+생선까스), 생선까스, 함박스텍이 전부다. 식사는 빵과 밥 중에 고를 수 있는 것도 경양식의 특징이다. 빵을 선택하면 모닝빵과 달콤한 사과잼이 나온다. 

 돈가스만 먹기엔 아쉬운 이들을 위한 준비된 돈까스의 집 ‘정식
넉넉한 소스가 잘 스며든 돈가스
넉넉한 소스가 잘 스며든 돈가스

마카로니와 양배추 샐러드, 단무지, 그리고 소스 듬뿍 끼얹어 내는 돈까스와 함박스텍, 생선가스가 접시를 가득 채운다. 우아한 포크질 뒤로 어린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맛이 입안을 채운다. 전에 없는 새로운 맛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그런 맛이다. 우리나라에서 경양식과 돈가스를 내는 식당이 얼마나 많은가. 그저 마음 편하게 옛 분위기 가득한 맛을 즐기러 온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가 될 것이다.

 

●때론 우아하게
그릴데미그라스

그릴데미그라스는 조금 가격대가 있는 경양식 레스토랑이다. 분위기 잡고 싶은 그런 날 적합한 공간이다. 우아한 분위기라 소개팅 때 활용해도 참 좋을 것 같다. 물론, 가족과 연인, 친구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도 딱이다. 물론 음식도 흠잡을 곳 없다. 

d_그릴데미그라스_3 / 소개팅과 모임 등에 활용하기 좋은 그릴데미그라스
소개팅과 모임 등에 활용하기 좋은 그릴데미그라스
진한 데미그라스 소스가 인상적인 함박스테이크
진한 데미그라스 소스가 인상적인 함박스테이크

전채 격으로 나오는 모닝빵과 계란&감자 샐러드부터 느낌이 좋다. 식사 메뉴도 마찬가지다. 진한 데미그라스 소스가 인상적인 함박스테이크, 바삭한 튀김과 타르타르 소스가 매력적인 새우후라이, 고슬고슬한 쌀밥과 매콤한 카레, 구운 닭고기의 궁합이 좋은 치킨 카레 스튜 등 어느 것을 시켜도 만족스러운 선택이 된다. 

식전에 나오는 계란&감자 샐러드와 모닝빵
식전에 나오는 계란&감자 샐러드와 모닝빵

이밖에도 비후까스, 그라탕, 안심 스테이크, 돼지목살 스테이크 등이 준비돼 있다. 식사 후에는 남산공원과 남산서울타워를 방문하는 일정도 가능한데,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이동도 수월하다.

 

●모던 캐주얼
까사빠보

까사빠보는 70~80년대 경양식이라 불렸던 일본식 양식(Japanese Western)을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깔끔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세련된 플레이팅의 음식들이 눈과 입 모두를 즐겁게 한다. 메뉴도 상당히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전채부터 면, 라이스, 메인, 디저트까지 있어 식사와 티타임까지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워낙 음식 종류가 다양해 한 번의 방문으로 다 맛보기 힘들 정도다. 

 특별한 날 먹는 비후까스를 요즘 시대에 맞게 해석한 비프 안심 카츠
 특별한 날 먹는 비후까스를 요즘 시대에 맞게 해석한 비프 안심 카츠

일단 처음이라면 포테이토 사라다, 게살크림고로케, 비프 안심 카츠, 토로토로 오므라이스, 야끼 카스텔라로 식사를 구성하는 것도 괜찮다. 기존 경양식을 모던 캐주얼 콘셉트로 해석했는데, 일본 부럽지 않은 모양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웬만한 음식 모두 맛이 좋아 두루 경험하는 걸 추천한다. 식사 메뉴에서는 고등어 소바와 사시미 소바, 하야시 라이스를, 메인에서는 함박 스테이크와 차돌박이 스키야끼도 추천한다. 

상큼한 토마토와 감칠맛 좋은 포테이토 사라다가 입맛을 돋운다
디저트로 좋은 야끼 카스텔라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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