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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 교토에서 가장 특별한 어촌마을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3.04.21 06:4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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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낭만을 확인하러 기차에 몸을 실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수상가옥, 고즈넉한 거리에 마음을 뺏겼다. 이네에서 또 다른 교토를 봤다.

 교토 여행의 마지막 단계인 이네후나야
 교토 여행의 마지막 단계인 이네후나야

●교토에서 당일치기 기차여행

첫 교토 여행은 대개 오사카와 묶어서 오는 경우가 많다. 3박4일 일정으로 오사카 2박에 교토 1박, 혹은 교토는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한다. 하지만 교토는 한 번 다녀오면 다시 찾게끔 하는 매력이 있는 여행지다. 일본 특유의 감성을 머금고 있기 때문. 1~2번 더 이 지역을 여행하면 청수사(기요미즈데라), 금각사, 철학의 길, 난젠지, 카모가와강, 기온 등 주요 여행지는 다 둘러볼 수 있다. 그 이후에는 근교로 눈을 돌리게 된다. 가까이는 말차로 유명한 우지, 멀게는 자연이 매력적인 아마노하시다테가 우선순위다. 좀 더 특별한 곳을 찾는다면 오늘 소개하는 이네(伊根, Ine)의 어촌마을을 메모해 두자.

이네를 가려며 일단 교토역-아마노하시다테역 기차를 타야 한다. 기차 탑승 전 간식은 필수. 
이네를 가려며 일단 교토역-아마노하시다테역 기차를 타야 한다. 기차 탑승 전 간식은 필수. 
신신도의 인기 메뉴 2~3위인 홈메이드 커스터드 빵과 바나나&호두가 올라간 크로캉
신신도의 인기 메뉴 2~3위인 홈메이드 커스터드 빵과 바나나&호두가 올라간 크로캉

일단 가는 길이 만만하지는 않다.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면 지역을 둘러보는 시간보다 이동하는 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럼에도 낯선 풍경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충분히 다녀올 만하다. 또 기차를 타는 것도 여행의 순간이다. 준비물은 JR간사이와이드 패스와 간식거리다. JR간사이와이드 패스(한국에서 구매 시 9만7,000원~10만원)는 간사이공항-교토역, 교토역-아마노하시다테역 왕복만 해도 본전을 뽑는다. 교토-아마노하시다테역 왕복만 해도 9,500엔(약 9만5,000원)이니 말이다. 

아마노하시다테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더 들어가면 이네 마을에 도착한다
아마노하시다테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더 들어가면 이네 마을에 도착한다

간식은 교토역 바로 앞에 있는 빵집 신신도(Shinshindo)에서 챙기는 것도 괜찮다. 일단 접근성이 좋고, 합리적인 가격과 준수한 맛도 장점이다. 이 덕에 언제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종류가 워낙 많아 고르기가 어려운데 가게에서 매긴 순위대로 맛봐도 된다. 1위는 가게 시그니처인 크루아상(Croissant au beurre), 2위는 수제 커스터드가 들어간 빵(Home made custard bread), 3위는 바나나와 호두가 올라간 크로캉(Croquant with Banana and walnut)이다. 편의점 커피를 곁들이면 아침 식사 대용으로 딱 맞다. 

 수상가옥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수상가옥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기차는 아마노하시다테역까지 2시간가량 걸리는 직행 열차를 타면 되는데, 오전 8시30~40분에 출발한다. 10시40분쯤 도착하면 이네로 들어가는 11시 버스를 탈 수 있다. 그렇게 1시간을 이동하면 드디어 수상가옥이 있는 이네 어촌마을에 도착한다. 긴 여정이지만 중간중간 산과 바다가 지루함을 달래준다. 또 보트 투어를 진행하는 항구가 나올 때 처음으로 맛보기 수상가옥을 마주하는데, 생경한 느낌이면서도 시선을 뗄 수가 없다.

교토의 또 다른 낭만 ‘이네’
교토의 또 다른 낭만 ‘이네’

●수상가옥 ‘후나야’에 홀린 마음

이네 어촌마을은 약 1,900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일본정부관광국 홈페이지 기준)로 오래전에는 중국 본토와 교토의 무역로를 따라 자리해 있었다고. 이 때문에 어업에 집중하는 마을로 발전했고, 현재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네 어촌마을의 보통 모습
이네 어촌마을의 보통 모습
교토_Ine no Funaya_2 / 교토의 또 다른 낭만 ‘이네’
 후나야는 바다에 면한 2층 목조 건물이다. 1층은 어선 수납, 2층은 주거지다

한국 여행자에게는 이네후나야(伊根の舟屋)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후나야(舟屋)는 바다에 면한 1층 어선 수납소, 2층 주거지로 만들어진 목조 건물이다. 일본에서도 독특한 건축물로 유명하다. 약 230개의 후나야가 해안선을 따라 5km에 걸쳐 남아 있다고 한다. 일부는 숙박 시설로 운영되고 있어 관광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잘 차려진 식사와 온천 등을 이용할 수 있고, 머물면서 색다른 시선에서 이네후나야를 감상할 수도 있다. 

고즈넉한 거리 풍경도 매력적이다
고즈넉한 거리 풍경도 매력적이다

버스 정류장에 딱 내린 순간 어촌마을 특유의 바다 냄새와 약간의 비릿함이 코를 쑤신다. 이내 적응하니 큰 문제는 없다. 그리고 눈앞에 어깨를 맞대고 있는 여러 후나야가 있다. 사진으로 반복적으로 봤던 곳이지만 실제 보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더 아름답고,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사진이 정말 잘 나온다. 인물이든 풍경이든 일단 찍으면 그림이 된다. 

이네 슈퍼마켓과 파란색 표지판이 잘 어울린다
이네 슈퍼마켓과 파란색 표지판이 잘 어울린다
 이네 초등학교
 이네 초등학교

바다가 안 보이는 길거리의 감성도 놓치지 말자. 거리를 가운데 두고 아기자기한 집들이 줄지어 있는데 대부분이 목조 건물이라 일본 감성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다. 특별한 사진 기술 없이도 찍기만 하면 일본 여행의 추억이 한 장 한 장 쌓이게 된다. 

생선을 말리고 있는 가정집도 쉽게 볼 수 있다
생선을 말리고 있는 가정집도 쉽게 볼 수 있다
관광객 정보센터에서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관광객 정보센터에서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평범한 담배 매대도 사진 찍기 좋다
평범한 담배 매대도 사진 찍기 좋다

이네 초등학교, 자판기, 작은 가게, 담배 매대 등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하나도 왠지 모르게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이네와 아마노하시다테 등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자전거 대여(보증금 2,000엔, 반납 시 환불) 가능하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둘러보기도 좋고, 사진 소품으로도 잘 활용할 수 있으니 꼭 경험하자.

 우나기마루의 사시미 정식. 맛 좋은 회를 두툼하게 썰어 낸다
 우나기마루의 사시미 정식. 맛 좋은 회를 두툼하게 썰어 낸다
고소한 맛이 좋은 새우&전갱이 튀김 정식
고소한 맛이 좋은 새우&전갱이 튀김 정식

식사는 해산물이 좋겠다. 어업이 활발한 동네라 웬만한 식당에서 회와 생선프라이, 생선조림 등의 일본식 백반을 만날 수 있다. 관광지라 가격대는 조금 있는데 맛은 만족스럽다. 회 정식과 전갱이&새우튀김 정식을 맛본 우나기마루(Unagimaru)도 추천한다. 깔끔한 내부와 푸짐한 양, 준수한 맛이 인상적이다. 카페는 바다와 접해 있는 이네 카페가 여행자에게 가장 유명한데, 여기 외에도 CAFE & BB guri, 대만 차 전문점 청카마(靑竈) 등도 있다.

이네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인 이네 카페. 바다와 접해 있다
이네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인 이네 카페. 바다와 접해 있다

사진 찍고, 식사하고, 차 마시는데 2~3시간이면 되는데, 좀 더 여유롭게 즐겨도 좋다. 아마노하시다테 전경을 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오후 5시까지 운영하니 하루에 이 두 곳을 다 보려면 시간 배분을 잘해야 한다. 또 이네와 아마노하시다테 부근 식당 카페 영업들이 대부분 오후 6~7시에 끝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저러한 사정을 따져봤을 때 이 지역에서 1박2일 하면서 두루두루 다니거나 오전 8시 이전에 출발해 이네와 아마노하시다테 모두를 놓치지 않고 보는 것도 추천한다. 

오기까지는 먼 길이지만 만족도는 확실한 이네 어촌마을
오기까지는 먼 길이지만 만족도는 확실한 이네 어촌마을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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