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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다시 없을 샌프란시스코의 특별한 시간

[인터뷰] 샌프란시스코관광청  조 달레산드로(Joe D’Alessandro) 청장

  • Editor. 곽서희 기자
  • 입력 2023.04.28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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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도 될 여행은 없다지만,  올해는 다 제쳐 두고 샌프란시스코부터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

-오늘 인터뷰 오면서 들은 노래가 있어요. 썬 라이의 ‘San Francisco Street’. 제 최애 곡인데, 들어 보셨어요?

당연하죠. 저도 좋아하는 노래예요.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설레는 바이브가 제대로 녹아든 노래라고 생각해요. 


-전 이 노래만 들으면 당장 짐 싸 들고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고 싶어지더라고요. 조만간 실행에 옮길까 봐요.  

그럼 올해가 기회예요. 2023년은 샌프란시스코의 해거든요. 기념할 만한 일이 정말 많아요. 일단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케이블카부터 그렇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케이블카로, 올해 150주년을 맞이해요. 그런데도 여전히 옛 방식 그대로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며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어요.

샌프란시스코관광청 조 달레산드로(Joe D’Alessandro) 청장
샌프란시스코관광청 조 달레산드로(Joe D’Alessandro) 청장

-평소에도 타세요?  

For sure. 우리 집이 케이블카에서 3m 거리거든요. 한번은 누가 물어보더라고요. 일상에서도 (케이블카를) 타고 다니냐고. 그래서 대답했죠. 나한테 이건 버스나 마찬가지라고.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는 단순한 관광 자원을 넘어 실질적인 운송 수단이자 움직이는 박물관이에요. 국립 사적지(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국가의 중요한 역사적 자산으로도 인정받고 있죠.

-또 어떤 명소가 기념일을 맞이하나요?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도 버텨 낸 페리 빌딩(Ferry Building)이 올해 125주년을 맞이해요. 7월부터 여름 내내 관련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죠. 알카트라즈섬도 올해 60주년이에요. 혹시 영화 <더 록(The Rock)> 보셨어요?


-아, 극 중에서 존 메이슨이 복역했던 감옥이…  

맞아요. 거기가 알카트라즈예요. 1963년까지 중범죄자와 흉악범들이 수감됐던, 역사상 가장 유명한 감옥이죠. 1973년에 대중에 개방됐고 지금은 국립공원으로 샌프란시스코의 거의 모든 관광객들이 꼭 한 번씩 방문하는 곳이에요. 여기 가면 당시 수감자를 관리하던 담당자들의 이야기도 직접 들을 수 있어요. 


-감방도 구경할 수 있나요?  

그렇긴 한데 거기 서 있으면 기분이 묘해져요. 바깥 도심에선 시끌벅적한 축제 소리가 들려오는데, 감방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하거든요. 

시티 라이트 서점
시티 라이트 서점

-극명한 대비네요. 오싹한데요.  

좀 그렇죠(웃음). 이 감옥에서 탈출했던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과거 용도와는 별개로 섬 자체의 풍경은 엄청 아름다워요. 또 시티 라이트(City Lights) 서점도 올해 70주년이에요. 이름대로 ‘샌프란시스코의 빛’이라 불리는 곳이죠. 


-기념일이 정말 많네요. 한바탕 생일잔치가 열리는 느낌이에요.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한국인 지휘자 김은선씨가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도 창립 100주년, 리바이스 청바지 150주년, SF JAZZ 센터 개관 10주년, 존스 그릴 레스토랑 오픈 115주년…. 도시를 대표하는 21개 명소들이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웃사이드 랜드 페스티벌
아웃사이드 랜드 페스티벌

-페스티벌 목록도 화려하던걸요.  

여름부터 가을까지 줄줄이 페스티벌이 이어져요. 음악과 영화 관련 축제들이 특히 많은데요. 대표적인 게 8월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아웃사이드 랜드 뮤직 & 아트 페스티벌(Outside Lands Music and Arts Festival). 뉴욕 센트럴 파크보다 더 큰 골든게이트 파크에서 매년 열리는 음악 축제에요. 역사는 15년으로 짧은 편이지만, 단시간에 미국 주요 음악 페스티벌로 성장했어요. 


-라인업도 빵빵하겠네요.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하죠. 올해 한국에선 아이돌그룹 에스파가 참여해요. 음악뿐 아니라 먹거리와 쇼핑, 올데이 뮤직 텐트(SOMA Tent) 등의 경험도 제공합니다. 

LGBTQ 페스티벌
LGBTQ 페스티벌

-가까운 시일에 열리는 축제는 없나요?  

6월에 세계에서 가장 큰 LGBT 영화제인 샌프란시스코 LGBTQ+ 필름 페스티벌(LGBTQ+ Film Festival)이 개최돼요. LGBT와 관련된 영화가 상영되는데, 개인의 성적 취향과는 상관없이 모두에게 오픈돼 있어서 매년 전 세계에서 250만명이 찾아오죠. 6월부터 8월까지는 스턴 그로브 페스티벌(Stern Grove Festival)도 열려요. 랩, 심포니, 재즈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인데, 숲이나 공원 같은 자연을 무대로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죠. 


-올여름 많은 인파가 샌프란시스코에 몰릴 것 같은데. ‘피켓팅’이 장난 아니겠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만족스러운 여행을 하려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필수예요. 축제 티켓이든 레스토랑이든 일찍이 매진되거나 예약이 끝나 버리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해요. 알카트라즈도 두 달 전부터 입장권이 매진돼서 크게 실망하고 돌아가는 여행객들이 많거든요.


-부지런한 여행자가 축제를 즐기는 법이죠. 코로나 기간 동안 새로 생긴 스폿도 있나요?  

2021년 6월에 프레지디오 터널 톱스(Presidio Tunnel Tops)가 개장했어요. 금문교로 진입하는 고속도로를 메워 자연 친화적인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공간이에요. 금문교와 알카트라즈, 숲, 도시 등을 바라볼 수 있어 아름답죠. 공원 내 모든 조형물은 자연과 로컬 디자인에 기반해 제작했어요. 


-코로나 바로 직전에 오픈한 공원도 있다고 들었는데.  

세일스포스 파크(Salesforce Park)?


-오, 맞아요.  

고층 빌딩 한가운데에 있는 루프톱 공원이에요.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 축구장 4~5개 크기의 공원을 마주하게 돼요. 600그루 나무와 1만6,000여 종의 식물이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식당과 쇼핑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많죠. 이런 공원은 아마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울 거예요. 


-예비 샌프란시스코 여행자로서 사심 담긴 질문 하나 드릴게요. 청장님의 단골 맛집은?  

와우. 이 질문에 대해선 할 말이 끝도 없는데(웃음).

-몇 개만 뽑는다면.  

그럼 제가 사는 노스 비치(North Beach)부터. 여긴 이탈리아계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200여 개에 달해요.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을 맛보기 좋죠. 해산물 요리는 해안가에 있는 피셔맨스 와프(Fisherman’s Wharf)가 잘해요. 아, 차이나타운도 주목할 만해요. 팬데믹 이후 신규 레스토랑이 많아졌거든요. 그중 차이나 라이브(China Live)나 엠프레스 바이 분(Empress by Boon)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미스터 지우(Mister Jiu’s)도 추천하고요.

SF JAZZ 센터
SF JAZZ 센터

-MZ들이 좋아할 만한 곳들도 있을까요?  

요즘엔 라틴 커뮤니티가 있는 미션(Mission) 지역이 힙해요. 해안선을 따라 자리한 엠바카데로(Embarcadero)에는 특히 해산물과 뷰 맛집 레스토랑들이 많아요. 페루 스타일의 해산물 요리를 경험하고 싶다면 페리 빌딩 근처 라마(La Mar Cebicheria Peruana)라는 곳이 괜찮아요. 스테이크 애호가라면 스테이크 전문점 에픽 스테이크(Epic Steak)가 좋겠네요.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잇는 베이브리지(Bay Bridge)와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어 인기죠. 


-날씨 좋을 때 방문하기 딱일 것 같아요. 특히 주말 저녁에.  

코로나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웃도어 다이닝(Outdoor Dining) 식문화가 크게 번창했어요. 많은 레스토랑들이 밖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는 추세예요. 토요일 밤, 여러 사람들과 모여 바깥 공기를 즐기면서 웃고 떠들고 식사하는 건 정말이지…. 원더풀한 경험이죠.


-기억해 둘게요. 샌프란시스코 레스토랑은 야외 좌석을 점할 것.  

샌프란시스코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아요. 맥도날드나 버커킹? 다른 나라에 비해 찾아보기 어렵죠. 그보다 로컬 커뮤니티의 파워가 강해요. 그래서 사실 전 특정 식당을 정해 놓고 가는 것보단 차라리 하나의 지역을 정해서 마음껏 돌아다녀 보기를 추천해요. 동네별로 특색이 다 달라서 여행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Authentic.


-찐?  

Yes, 찐이죠. 샌프란시스코에선 ‘진짜 미국’을 경험할 수 있어요. 유니크한 문화와 다채로운 지역색 그리고 다양성 존중. 이게 미국의 다른 도시들에는 없는, 샌프란시스코만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글 곽서희 기자  정리 이성균 기자  사진 곽서희 기자, 샌프란시스코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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