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물의 도시, 방콕에 대하여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3.05.09 0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국을 구성하는 국민의 대부분은 타이족이다. 타이족의 역사는 중국 남부, 양쯔강 유역의 원난성으로부터 차오프라야강을 따라 태국 방콕으로 남하하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래전 유럽에서는 태국의 차오프라야강을 두고 ‘메 남(Me Nam) 차오프라야’라고 칭했다. ‘메(Me)’는 어머니를 뜻하고 ‘남(Nam)’은 물을 뜻한다. ‘차오프라야’는 왕을 의미한다. 어머니 같은 왕의 강. 

차오프라야강은 태국에서 가장 큰 강이다. 태국 북부 산지에서 흘러 내려오는 2개의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져 방콕을 관통한다. 강의 길이가 무려 1,200km다. 유럽을 동서로 관통하는 알프스산맥의 길이가 1,200km 정도다. 산맥만큼 길고 매서운 강줄기다. 차오프라야강의 지류는 방콕 도심 전체에 걸쳐 뻗어 있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 하나. 방콕의 전철은 2가지 종류로 나뉜다. BTS와 MRT. BTS는 1999년 12월5일에 개통한 지상철이다. 반면 지하철인 MRT의 개통 시기는 2004년 7월이다. 지하철이 지상철보다 현저히 늦게 개발된 이유가 바로 강 때문이다.

방콕은 차오프라야강의 지류가 도시 전체에 모세혈관처럼 산재해 지반이 약한 편이다. 또한 해발고도도 엄청나게 낮다. 방콕의 해발고도는 도시 평균 1.5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방콕은 꾸준히 침수 위기 도시로 꼽히기도 한다. 2030년 초에는 방콕 전체 면적의 40%가량이 침수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어쨌든 태국 방콕에는 사람 이전에 강이 있었다. 강은 사람을 모았고, 타이족은 방콕을 만들었다. 물의 도시, 방콕을 항해했다.

과거 사진이 아니다. 불과 한 달 전 방콕의 모습이다. 방콕에는 여전히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어부들이 살아간다
과거 사진이 아니다. 불과 한 달 전 방콕의 모습이다. 방콕에는 여전히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어부들이 살아간다

●Bangkok Riverside Fest
물의 도시, 방콕

태국은 언제 어디서든 무엇인가를 기념하는 축제가 열리는 나라다. 축제 중인 태국의 거리는 어디든 항상 젖어 있기 마련. 태국의 모든 축제에는 ‘물’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매년 4월에서 열리는 ‘송크란 축제(Songkran Festival)’가 있다. 태국력에 의한 태국 전통 설날로, 시기상 건기의 끝에 해당한다. 송크란 기간이 되면 모두가 한데 어울려 서로 물을 뿌리며 축복을 나눈다. 참고로 ‘송크란’은 산스크리트어인 ‘삼크란티’에서 유래됐다. ‘샴크란티’는 ‘이동’을 의미하는데, 이는 ‘태양이 새로운 영역으로 움직일 때’라는 뜻이다. 

11월에 열리는 ‘러이 끄라통(Loi Krathong)’도 태국의 대표적인 축제다. 러이 끄라통은 우기가 끝날 무렵 열린다. 이 시즌에는 모두가 강가로 나가 연꽃 모양으로 만든 배, ‘끄라통(Krathong)’을 강에 흘려보낸다. ‘러이(Loi)’는 ‘강물에 무엇을 띄워 보내는 행위’를 뜻한다. 촛불이 꺼지지 않고 강을 따라 멀리멀리 떠내려가면 한 해의 소원이 이뤄질 거라 굳게 믿는다.

태국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축제를 찾고 있다면 ‘방콕 리버사이드 페스타(Bangkok Riverside Fest)’를 주목하자.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방콕 리조트’ 앞쪽 차오프라야 강변에서 매년 2~3월에 열리는 축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코끼리 보트 레이스. 태국 각지에서 모여든 10개의 보트 팀이 경주를 통해 순위를 가린다. 대망의 결승전은 축제 마지막 날, 해 질 무렵 1:1 대결로 펼쳐진다. 경기 시작 신호가 울리고 붉은 윤슬이 일렁였던 차오프라야강이 다시금 잔잔해지기까지 단 30초. 짧고 맹렬하다.

 

●Long Tail Boats 
차오프라야강의 클롱스

방콕에는 수많은 운하가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방콕이 ‘방 코(Bang Ko)’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코(Ko)’는 태국어로 섬을 뜻하니, 이를 직역하면 ‘방섬’인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나름의 일리는 있다. 방콕은 강과 운하에 의해 조각된 도시다. 이를 두고 물론 섬이라 칭할 순 없지만, 육지라고 하기에는 사방에 강이 있다. 참고로 ‘방콕’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확실히 밝혀진 바 없다.

방콕에서는 롱테일 보트(long Tail Boats) 투어를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방콕에서는 롱테일 보트(long Tail Boats) 투어를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방콕의 수많은 운하를 태국어로 ‘클롱스(Khlongs)’라고 한다. 클롱스를 여행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수단은 ‘롱테일 보트’다. 좁은 운하를 오고 가기 위한 얇고 긴 몸통, 고물처럼 보이는 엔진, 그 뒤로 길게 뻗은 꼬리. 사실 꼬리라고 하기에는 긴 쇠파이프 느낌이지만 우선은 그런 셈 치고. 이 꼬리 끝에는 자그마한 프로펠러가 달려 있다. 크기만 봐서는 빨라 봐야 얼마나 빠르겠냐 싶은데, 필요 이상으로 정말정말 빠르다. 롱테일 보트의 엔진은 보통 노쇠한 차량용 엔진을 장착한다. 아무래도 연식이 있다 보니 세상도 찢어 버릴 듯한 굉음을 낸다. 그래도 요란한 깡통은 아니다. 소리만큼 성능 하나는 확실하다.

이름 모를 사원의 한적한 오후
이름 모를 사원의 한적한 오후

보통 ‘보트투어’라면 멀미가 가장 걱정이다. 차오프라야강의 본류를 롱테일 보트로 달리면 멀미가 날 수밖에 없다. 차오프라야강은 유속이 엄청나게 빠르다. 강에 덜렁덜렁 떠 있는 부레옥잠을 보면 알 수 있다. 웬만한 사람 걷는 것만큼 빠르게 떠밀려 내려간다. 다만 롱테일 보트 투어는 보통 차오프라야강의 지류 운하를 따라 이동한다. 지류의 운하는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본류와 구분하는 콘크리트 벽이 있다. 이 때문에 수면이 상당히 잔잔한 편이다. 크게 멀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왓 빡남 파씨 짜런, 녹색사원. 오묘한 빛이 감돈다
왓 빡남 파씨 짜런, 녹색사원. 오묘한 빛이 감돈다

롱테일 보트 투어 업체를 고를 때는 투어 중 경유하는 여행지를 반드시 체크 해야 한다. 모든 여행에는 반드시 트렌드가 있다. 요즘 뜨는 두 곳을 소개한다. 첫 번째, ‘왓 빡남 파씨 짜런(Wat Pak Nam)’. 2022년에 완공된 신상 사원이다. 무려 69m에 달하는 초대형 황금 불상과 오묘한 빛깔의 녹색사원이 있다.

방콕 최고의 볶음국숫집. 현지인들은 징징이국수라고 부른다
방콕 최고의 볶음국숫집. 현지인들은 징징이국수라고 부른다

두 번째, ‘방루앙(Bang Luang) 운하마을’. 차오프라야강 지류를 가운데 두고 수상가옥이 양옆으로 길게 뻗어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는 ‘아티스트 빌리지’도 있어 쇼핑하기도 좋다.

근처에 위치한 넓적 볶음국수집을 반드시 들러야 한다. 상호명은 ‘ร้านแม่น้อย อาหารตามสั่ง’. 차마 읽고 쓰진 못하겠다. 주소로 찾으면 편하다. 그렇다고 대단한 식당은 아니다. 길거리 노점인데 뭐랄까, 사람의 미각이 갈구하는 만큼만 짜고 달다. 고춧가루 두 스푼 정도 뿌려 먹으면, ‘맵싹하이 쩐드윽’한 식감이 쥑인다. 정확한 맛 표현을 위한 시적 허용이다. 아마 방콕을 모조리 뒤져도 이 정도로 담백하면서 동시에 자극적인 국숫집은 찾기 힘들 거다. 탐험에서 음식예찬으로 끝나는 여행, 그야말로 해피엔딩.

물에 반사된 방콕 수상가옥의 외관

●Avani+ Riverside Bangkok
리버뷰, 아바니 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

한강이 보이는 집은 비싸다. 또 한강이 보이는 수영장은, 그리고 루프톱 바는…. 강을 품은 도시에서 ‘강’이 보이는 모든 공간은 비쌀 수밖에 없다.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리버뷰는 ‘가성비’와 대척점에 있다. 가성비 좋은 한강뷰 아파트, 가성비 좋은 한강뷰 호텔. 방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오프라야강이 보이는, 그러니까 보통 호텔 이름에 리버사이드가 붙으면 우선은 비싸다. 그래도 여행이니까 리버뷰를 원한다. 마침 방콕이라서 가성비도 원한다. 두 욕심의 교집합에 ‘아바니 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 호텔이 있다.

보통 방콕에서 위치가 좋은 호텔이라면 스쿰윗(Sukhumvit)을 기준으로 한다. 최근에는 그 범위가 조금 확장되어 사톤, 실롬, 시암 쪽도 인기가 좋다. 아바니 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은 톤부리에 위치한다. 앞서 차례로 언급한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강을 건너야 한다. 외곽 지역인 셈이다. 그렇다면 ‘여행’을 하기에 과연 불편할까. 오히려 장점이다. 스쿰윗과 사톤, 실롬, 시암쪽의 교통체증은 가히 사악한 수준이다.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부터는 택시로 100m를 움직이는 데 20~30분은 기본으로 걸린다. 반면 톤부리 지역은 강만 건너면 널널하다. 호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셔틀 보트도 있다. 매시간 아시아티크(Asiatique) 야시장과 방콕의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사판탁신역으로 향한다. 물길에는 교통체증이 없다. 그저 출렁거릴 뿐이다.

아바니 플러스 리버사이드는 총 26층이다. 248개의 모든 객실은 리버뷰다. 수영장은 루프톱에 위치하고 옆쪽으로는 루프톱바, 씬(SEEN)이 자리한다. 씬은 최근 방콕의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하이쏘(High Society)’들의 단골 약속 장소다. 바로 옆쪽으로 아난타라 리버사이드 방콕 리조트와 맞닿아 있고, 대규모 쇼핑몰 단지도 붙어 있다. 

아바니 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을 요약하면 이렇다. 방콕의 중심에서 멀어졌지만, 중심과 더 가까워졌다. 눈을 감지 않는 이상 호텔의 어느 곳에서도 차오프라야강을 조망할 수 있다. 아바니 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의 가격은 5월 기준, 1박당 평균 15~20만원 사이(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따라 가격은 유동적).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Avani+ Riverside Bangkok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