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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꼭 가봐야 할 '클래식 호텔'

더 아테네 호텔 럭셔리 컬렉션 방콕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3.10.1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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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것이 있다.
방콕의 클래식에 대한 고찰.

THE ATHENEE HOTEL A LUXURY COLLECTION BANGKOK

●문득 클래식 같은 곳

태국 방콕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의 격전지다. 매해 신규 호텔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도시.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방콕에는 낡은 호텔이 유독 많다. 모두가 승자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쓸모를 다한 호텔은 새로운 호텔 브랜드로 리노베이션 된다. 기어코 홀로 살아남은 오래된 호텔은 대부분 계륵 신세다. 삼키자니 쓰고 뱉자니 아까운, 여행자가 아쉬울 때나 머물만한 곳. 아주 소수의 오래된 호텔은 매해 새로워지는 방콕에서 더 빛난다. 시간을 무기로 완성한 역사와 경험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호텔을 두고 ‘클래식하다’라고 표현한다. 

클래식 호텔은 오래된 호텔이다. 반면 오래된 호텔이 클래식 호텔은 아니다. 신사적이면서도 정중한 매력, 중후한 서비스가 클래식의 방점이기 때문이다. 클래식은 반드시 실패가 없어야 한다. 몇 번이고 같은 곳을 방문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누리는 것이 특권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건 일종의 약속이다. 그래서 단 한 번의 투숙으로는 클래식의 진가를 체감하기 어렵다.

뭉근히 좋아져 가는 공간. 격식이 있지만 불편하지 않은 서비스. 문득 클래식처럼 느껴져 가는 호텔이 진짜다. 지금 방콕 클래식 호텔의 정점은 여기다. ‘더 아테네 호텔 럭셔리 컬렉션 방콕’.

●공주의 감각을 계승하는 곳

라마 5세(쭐라롱건, Chulalongkorn)는 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평가받는다. 아테네 호텔의 뿌리는 라마 5세의 딸인 ‘발라야 알롱콘 공주(Princess Valaya Alongkorn)’로부터 시작됐다. 아테네 호텔 부지는 20세기 초 공주가 머물렀던 ‘칸다바스 왕궁(Kandhavas Palace)’의 터다. 호텔 앞쪽으로 ‘와이어리스 로드(Wireless Road)’가 길게 뻗어 있는데, 이 근방으로 대사관이 밀집되어 있다. 코끼리 바지가 쑥스러워지는, 그런 지역이다. 

아테네 호텔은 알롱콘 공주의 취향처럼 꾸며 낸 곳이 아니다. 그녀의 감각을 계승하는 호텔이다. 클래식 호텔의 진짜 재미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점이다. 그녀는 태국 최초의 여학교와 여성 사범대학을 세웠다. 또한, 당시 유럽의 양식과 태국의 전통미를 가미한 인테리어를 선보였을 정도로 디자인에 조예가 깊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재스민 꽃 형태를 모티브로 한 거대한 샹들리에가 눈에 들어온다. 유럽의 양식이지만 태국적인 요소다. 이 샹들리에를 감싸듯 뒤쪽으로 뻗은 묵직한 계단도 인상적이다. 로비의 각 모서리에는 코바늘로 만든 화환이 놓여 있다. 화환과 뜨개질을 즐겼던 공주의 취미를 반영했다.

아테네 호텔을 완벽한 클래식으로 만드는 마지막 터치는 태국 전통의복인 ‘쑤타이(Sutai)’를 입은 벨보이(Bellboy) 서비스다. 가장 오래된 벨보이는 아테네 호텔의 시작을 같이했다. 아테네 호텔은 올해 23년 차. 그는 모든 고객을 기억한다고 자부한다. 정중하지만 다정한 그이라 믿음이 간다. 

아테네 호텔은 객실은 총 374개, 27개의 테마 스위트룸을 갖췄다. 그중 ‘라타나코신 스위트(Ratanakosin Suite)’는 현 태국 왕가의 뿌리인 짜끄리 왕조의 화려함을 콘셉트로 꾸몄다. 사실상 왕실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다양한 오브제가 놓여 있다.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가 이 룸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Taste of  The Athenee 
더 아테네 호텔 럭셔리 컬렉션 방콕 3층에서 찾은 3가지 맛.

▶The House of Smooth Curry
태국 왕실 요리, 하우스 오브 스무스 커리

태국 왕실 요리를 선보이는 타이 퀴진. 과거 칸다바스 궁전에 있던 방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옮겼다. 메뉴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재료는 인근 방콕과 태국 북부 현지 농장에서 조달하는 유기농. 향신료의 강렬한 향보다는 은은하고 깊은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한다.

추천 메뉴는 ‘셰프 톤의 엄마 커리(Chef Ton’s Mother’s Curry, 570바트)’와 ‘아유타야 새우 샐러드(Som O Thong Dee Goong Mar Nam Ayutthaya, 580바트)’. 커리에는 닭고기가 들어가는데, 방목으로 키워 낸 닭만을 사용해 살아있는 식감이 인상적이다. 아유타야 새우 샐러드에는 쌉쌀한 포멜론이 넉넉히 들어가 있어 담백한 새우와 완벽히 어우러진다.

 

▶KINTSUGI Bangkok by Jeff Ramsey
불완전의 멋, 킨츠기 방콕 바이 제프 램지

‘킨츠기’는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붙이는 일본 전통 공예법을 뜻한다. 깨진 부분을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금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게 복원된 도자기는 불완전해서 더욱 아름다워진다. 킨츠기에서는 일본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인다. ‘제프 램지 셰프’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비(非)일본인 중 최초의 스시 장인으로 선정되었다. 불완전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킨츠기와 그가 닮은 부분이다.

코스는 전통적인 가이세키 형식으로 흘러가진 않는다. 킨츠기에서는 킨츠기만의 순서가 있다. 추천 메뉴로는 ‘나가노 호두 소바(Nagano Walnut Soba, 320바트)’와 ‘킨켓(Kin Kat, 340바트)’. 특히 킨켓은 킨츠키의 시그니처 디저트로 초콜릿 푸아그라 모나카 아이스크림이다. 미쉐린에서도 킨츠기에서 반드시 먹어 봐야 할 디저트로 손꼽았다.

 

▶The Allium Bangkok
고전 프렌치, 더 알리움 방콕

정교한 오트 퀴진을 선보이는 프렌치 레스토랑. 이름처럼 음식도 고전적이다. 알리움(Allium)은 파, 양파, 마늘, 차이브 등의 식물을 통칭한다. 전부 프랑스 요리의 기초가 되는 재료들이기도 하다. 와인 페어링 할 수 있는 저녁 코스를 추천한다. 더 익스피리언스 8코스(3,900바트).

알리움 시그니처 메뉴는 ‘완두콩 퓨레를 곁들인 킹크랩 케이크’. 코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꿩 요리도 일품이다. 코스 구성은 2~3개월마다 제철 재료로 꾸민 음식들로 바뀐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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