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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세상은 지금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3.11.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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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참 어렵습니다. 세상 모두가 평화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얼마 전에 초막절(수코트, 유대 명절)을 기념해 이스라엘 동남부 네게브 사막에서 음악 축제가 열렸습니다. 네게브 사막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국경 근처에 위치합니다. 이 축제는 밤새 진행되는 야외 축제인데, 축제 도중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여행객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당시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고 있던 참가자들이 촬영한 현장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도배가 되었습니다. 그중 한 영상에는 비명을 지르는 수백명의 여행자 뒤로 낙하산을 타고 축제 현장으로 침투하는 하마스 특수부대원들이 모습이 담겼습니다. 10월1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폭발했습니다. 이 폭발로 500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이 상대방 소행이라고 각각 주장합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을 핸드폰으로 구경합니다. 

구글의 유튜브,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이용자의 자유를 허용합니다. 다만 하마스를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기 때문에 하마스 계정 운영과 하마스를 지지하는 게시물은 금지합니다. 반면 텔레그램은 하마스의 계정 운영을 허용합니다. 하마스는 구독자가 자그마치 10만명이 넘는데, 이 계정을 통해 매일 잔혹한 전쟁 영상들이 업로드됩니다. 지지자들은 그 영상을 소비하고, 돌고 돌아 우리에게까지 노출됩니다. 안타깝고 자극적이며 애써 외면하고 싶은 것들이 계속 삶에 스며듭니다. 그래도 관심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세계의 관심이 이팔전쟁의 강도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11월, 짓이겨진 길거리의 은행처럼 고약한 세계입니다. 그래서 <트래비>는 낙엽처럼 쓸쓸한 이야기 대신, 코스모스처럼 복작복작하게 피어나는 세계를 모았습니다. 일본 규슈에서 가장 작은 지역인 사가현, 2024년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된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구트와 바트 이슐을 소개합니다. 늦가을이라 맛있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차마 와인 없인 못 지나칠 프랑스의 맛, 소주 한 잔이 절실한 용인 백암의 뜨끈한 순댓국, 찬 바다에서 나는 장흥의 제철 굴을 독자님들께 대접하겠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입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트래비> 강화송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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