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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대구 인물기행

대구에 뜬 4개의 별-이인성, 이상화, 박태준, 이병철

  • Editor. 곽서희 기자
  • 입력 2023.11.2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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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인물들은 별처럼 모여 대구를 빛낸다.  
그중 열렬히 반짝이는 4개의 별을 찾았다. 

계산성당
계산성당

ㆍ기행코스 : 계산성당→(도보 5분)→제일교회 →(도보 10분)→라일락뜨락 1956→(도보 10분)→삼성상회 터
ㆍ소요시간 : 총 1.6km (도보 약 25분 소요)

 

●이인성 
화가의 피사체
계산성당

어느 시대나 ‘만인의 피사체’는 늘 있다. 근대 대구에서는 계산성당이 그랬다. 당시 많은 화가들은 뾰족한 두 개의 탑을 가진 이 독특한 건축물을 꼭 한 번쯤 그려 보고 싶어 했다고. 조선의 서양화가 이인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1930년대, 남산병원 3층 아틀리에에서 보이던 성당은 그의 화폭에 고스란히 담겼다. 붓질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수채 물감에 파스텔 색조의 따뜻한 분위기. 인상주의 경향이 짙은 그의 대표작 <계산동 성당>은 그렇게 탄생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일명 ‘이인성 감나무’는 지금도 가을이면 가지 끝에 노을빛 감을 주렁주렁 걸어 놓는다.

 

●이상화 
라일락 나무 그리고 시인
라일락뜨락 1956

일제에 의해 조선이 처참히 무너져 내리던 시기. 1926년 6월, 시인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했다. 그건 대항이자 비탄, 애상이자 조국을 향한 사랑, 사랑이었다. 비록 간절히 바라던 광복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생가 터만은 카페로 재탄생해 그를 기리고 있다.

마당 한가운데엔 200년 된 라일락 나무가 서 있다. 아니, 누워 있다고 해야 할까. 한껏 비틀어진 몸통이 어딘가 고통스러워 보이기도, 강인한 항거의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시대에 맞서 시로 저항한 시인처럼. 나무는 해마다 시인이 작고한 봄에 보랏빛 꽃을 피운단다. 카페의 터줏대감, 고양이 ‘금순이’와 ‘은순이’의 안락한 놀이터이기도 하다.

 

●박태준
소년, 마음에 음악이 피어나다 
대구제일교회 기독교역사관

대구의 1세대 서양 음악가 박태준. 대구제일교회는 그의 마음에 음악이란 열꽃이 피어나게 만든 장소다. 어릴 적부터 그는 형 박태원과 함께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오르간 연주를 들었다. 그 시간들은 밑거름이 되어 그의 음악적 천재성을 싹틔웠다.

고작 15살의 나이에 독학으로 오르간 연주를 터득했고 제일교회 찬양대의 반주자가 되었는데, 이때 찬송가 400여 곡을 4부로 연주할 정도였다고. 기독교역사관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는 건, 대구제일교회를 뜻깊게 방문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이병철 
삼성의 모태
삼성상회 터

1938년, 29살의 청년 이병철은 대구 인교동으로 향했다. 자본금 3만원을 쥐고서. 830m2 남짓의 회사, 40명의 직원, 전화기 한 대. 그렇게 두 달간의 사업 구상을 바탕으로 중국과 만주를 대상으로 무역업을 시작했다. 그게 오늘날 삼성의 모태인 삼성상회다.

1997년 붕괴 위험으로 원 건물은 철거됐고, 현재는 기념관으로 꾸며져 있다. 삼성상회의 금고가 있었던 곳에 설치된 조형물은 겉면이 유독 반질반질하다. 한 번씩 쓰다듬으면 좋은 기(금전운)를 받을 수 있다나. 도보 4분 거리에 있는 이병철 고택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삼삼한 여행, 대구에 스며들다
3대 문화권

신라, 유교, 가야 3대 문화권의 역사문화와 생태자원을 활용해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대구광역시 관광진흥사업. ‘맛, 멋, 흥’ 3가지 주제로 대구 및 경북 지역 구석구석의 매력을 알리는 중이다. 빠르고 강압적인 관광이 아닌, 느리고 ‘삼삼(33)한’ 여행이라는 점이 핵심. 이번 기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대구를 빛낸 4인의 인물들에 집중했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  일러스트·취재협조 대구문화예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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