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년 전 대만의 얼굴은 어땠을까. 264년간 행정의 중심지였던 타이난과 대만 첫 영국영사관이 지어졌던 제2의 도시 가오슝에서 켜켜이 쌓인 세월을 마주했다.●타이난세월의 얼굴안핑고보금발머리를 한 외국인들이 걸어 다니는 17세기 초 타이난을 상상해 보자. 네덜란드 군대가 타이난 안핑에 ‘질란디아 요새’라고 불렸던 방어 요새를 1634년 완공하고, 주둔해 있었다. 1662년에는 명나라 장수 정성공이 타이난에서 네덜란드 군대를 몰아내며 ‘안핑전’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청나라 군대의 공격을 받아 안핑고보는 황폐해져갔지만, 일본 식민
대만 타이페이만큼 매력적인 여행지가 있다. 제2의 도시이자 항구 도시인 가오슝(Kaohsiung)이다. 보얼예술특구, 불광산 불타기념관, 치진섬 등 굵직한 명소가 있고,친절한 사람들도 기다리고 있다. 가오슝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짚어봤다.인천-가오슝 가는 길가오슝으로 향하는 길은 중화항공을 추천한다. 운항 일정은 인천-가오슝(12:15-14:25), 가오슝-김포(14:30-18:15) 조합하는 게 좋은데, 3박4일 여행에 적합하다. 인천-가오슝 노선에는 새 기종인 A321-Neo가 투입돼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수십 년 역사의 국빈 요리를 맛보고, 시내를 드라이브하며 애프터눈 티를 즐겼다. 달콤했던 타이베이에서의 2박 3일.●100명이 넘는 국빈들이 맛봤던 요리인천에서 두 시간 반을 훌쩍 날아가 타이베이(Taipei)에 도착한 것은 점심 무렵이었다. 먼저 찾아간 곳은 ‘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The Grand Hotel Taipei)’. 붉은 기둥에 금색 기와를 얹은 정통 양식의 이 호텔은 본래 신궁으로 지어졌고, 이후에 국빈 대접이나 연회가 열리는 영빈관으로 쓰이다가 1925년부터 호텔로 개조됐다고 한다.“100명이 넘는 전 세계 대통
대만의 남동쪽, 태평양과 중앙산맥 사이. 그곳에 타이동이 있다. 3,000m급 고산부터 평야까지 지형이 매우 다채롭지만, 인구는 겨우 24만명 정도. 어디든 붐비지 않고, 뭘 하든 급할 것이 없다. 진정한 ‘슬로우 시티’다. 그런데 타이동의 반전은 여기에 있다. 느리고 고요한데, 결코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예술 센터, 원주민 문화, 국제 열기구 축제와 아웃도어 스포츠…. 한적함과 다이내믹함이 이토록 한 도시에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 거기엔 감히 ‘낙원’이란 수식어를 붙여 봐도 한 점 거리낌이 없다.▶타이동
대만 최남단의 도시, 핑동은 지나간 세월을 머금고 있다. 단순히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과거와 여행자를 잇기 위해 오늘의 숨결을 더한다. 수많은 역사 건축물에 새로운 가치와 예술을 입히는 방식으로. 다른 면에는 낭만이 있다. 바다와 섬을 넘나들며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대만 유일의 산호초 섬에서 다채로운 생태 환경을 마주하고, 자연과 호흡하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담배공장의 화려한 귀환 핑동1936 문화기지1936년 설립된 핑동담배공장(Pingtung Tobacco Factory)은 핑동현의 경제를 이끄는 곳이었다. 특히, 19
대만 남부에 자리한 가오슝은 다양한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다. 대만 제2의 도시, 최대 산업 중심지, 해양수도 등 굵직한 단어는 모두 가오슝의 몫이다. 이러한 타이틀에 걸맞게 가오슝에서는 오랜 역사를 품은 근대건축물, 수많은 산업의 흔적, 수려한 항구, 역동적인 도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도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가오슝은 예술적인 면모도 함양했다. 보얼예술특구를 중심으로 예술 작품과 화려한 색감이 도시 곳곳을 채우고 있다.●문화가 꽃피는 순간보얼예술특구도심 여행의 기점이자 핵심이다. 가오슝항 선착장 내에 자리한 보얼예술특구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군사도시, 펑산펑산은 가오슝 남부에 위치하는 도시다. 과거 네덜란드가 대만을 통치할 시기, 대만에서 인구가 가장 많던 곳이 바로 ‘펑산’이었다. 무려 200년이란 세월 동안 대만의 중요 군사지 겸 정치의 중심지였던 펑산은 일본 정부가 가오슝 항을 개발하기 시작하며 힘을 잃어갔다. 현재는 가오슝의 위성 도시로 자리 잡았지만, 여행지로써 매력은 여전하다. 길고 풍부한 역사가 남긴 유산이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펑산을 가장 쉽고 빠르게 여행하는 방법은 ‘자전거’다. 대만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유바이크(U-
타이완은 우리나라 면적의 35%에 불과하다. 경상남북도를 합쳐 놓은 크기. 그런데 다양하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데다가 평지, 분지, 구릉이 이어지는 극단적인 지형. 백두산보다 높거나 버금가는 산도 많다. 라이딩, 트레킹, 등산, 서핑이 자유로운 곳. 타이완의 아웃도어를 탐구했다.●산지 호수의 극적인 미학, 일월담 순환 자전거도로‘일월담(日月潭)’은 타이완 난터우현 위츠향, 해발 736m에 위치한 담수호다, 둘레가 무려 35km나 되는 이 호수는 타이완의 8대 관광명소로 꼽힐 정도로 경관이 아름답다. 본디 해와 달을 닮은 2개의
타이완 여행이 재개됐다. 시작점은 타이완의 북서부 도시, 타오위안. 타오위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스폿 7곳을 모았다.타오위안에 타이완이 있다타이완 여행이 자유로워졌다. 지난 10월13일부터 방문객 격리면제를 시행한 데 이어 12월10일부로 입국 제한 인원수를 전면 해제했다. 여행객은 타이완 입국시 코로나 자가 키트를 이용해 7일간 자발적 건강관리만 하면 된다. 타이완은 코로나 이전 5년간 연간 방문객 수 1,000만명을 연이어 돌파했던 여행 강국이다. 현지 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리란 전망에 타오위안시도 마케팅에 발 벗고 나섰다
국경이 열린 첫날,여전하고도 낯설었던 10월의 타이완. 낯설어진 일상비자를 발급받을 필요도 없고 격리도 사라졌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타이완이 국경을 전면 개방했던 2022년 10월13일, 나는 어떤 감정에 고무되어 있었다. 처음이라는 설렘과 불확실성에 따른 걱정, 마음이 둘 사이를 줄타기하다 어딘가 붕 뜬 상태로 머물렀다고나 할까. 세 시간 남짓 비행 끝에 타오위안공항 입국 심사대로 향하는 길, 공항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나눠 줬다. 타이완여행을 기다렸던 이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지만 입국 심사에 소요되는 시
●그들만의 아름다운 호흡푸농족 레저 농장Bunun Tribal Leisure Farm화롄에 아메이족 농장이 있다면, 타이동에는 푸농족 농장이 있다. 푸농족 레저 농장은 원주민을 주제로 한 레저 농장이다. 25년 전, 타이베이 북동쪽에 위치한 지룽시에서 타이동으로 이주한 푸농족 사장 부부는 이곳에 거주 중이던 푸농족 원주민들과 함께 지금의 푸농족 레저 농장을 일구었다. 타이완 내에는 약 6만 명에 가까운 푸농족이 있는데 그중 농장 인근에는 5개의 푸농족 마을을 중심으로 2,000~3,000명의 푸농족이 거주 중이다. 농장은 모두 그
●대초원의 동물들 신광자오펑 목장 & 리조트Shin Kong Chao Feng Ranch & Resort6.6km2 규모의 신광자오펑 목장 & 리조트는 ‘화롄에서 가장 큰 레저 농장’이다. 너른 부지에 숙박 시설과 대초원, 동물원, 목장, 온천 등을 갖췄다. 특히 일렬로 가지런히 늘어선 독채 객실들은 영화 속 서양의 주택단지를 떠오르게 한다. 4인 기준의 객실이 총 130개나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실감 난다. 숙소 인근에는 철 성분 가득한 탄산온천이 있는데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를 위해 잠시
●높고 높은 하늘 아래 쉐바 레저 농장 Sheipa Leisure Farm아찔한 산비탈 길을 차로 오르기를 한참, 어느덧 고도계는 해발 1,923m를 가리킨다.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과 얼추 맞먹는 높이다. 한참을 올려다보아야 했던 산등성이는 어느새 사람의 키만큼이나 낮아졌고 구름은 일찍이 발아래에 깔렸다. 마치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1976년 배농사로 시작해 1994년부터 레저 농장으로 발전한 쉐바 레저 농장은 봄에는 벚꽃과 모란, 여름에는 수국과 봉선화, 가을에는 매화 등의 꽃이 피고 7~8월에는 블루베리, 11월에는 키위 등의
지난해 7월, 타이완 레저 농장이 를 통해 한국 매체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 후 반년, 이번엔 태평양을 가로지르고 고산을 오르내리며 동부 농장을 다녀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와글와글싼푸 레저 농장Sanfu Leisure Farm창문 너머, 노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이곳, 이란을 대표하는 모감주나무다. 그 밑으로는 잉어와 오리가 헤엄치는 작은 연못이 있다. 아담하면서도 감각적인 이 정원은 싼푸 레저 농장의 삼형제가 함께 설계했다. 정원을 중심으로 약 250명 수용 가능한 80여 개의 객실이 둘
쾌활한 성격의 젊은 부부가 6대째 운영 중인 시엔후 레저 농장(仙湖休閒農場)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두고 타이완과 마주한 중국 장저우에서 건너온 조상들은 이곳 타이난 옌수이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용안 나무가 많고 농작에 적합한 산으로 이주했지만, 당시 이 지역은 산적이 출몰하는 위험한 곳이어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게 되었다. 용안 나무로 집을 짓고 사는 동안, 나무 아래에 작은 꽃들이 피어나자 벌들이 찾아들어 꿀을 따며 생태계가 순환되었고, 그 덕에 현재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이런 첩첩산중에 농장이 있다고? 구불구불 산간도로를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아리산 국가 삼림 공원 밑자락, 해발고도 약 1,500m에 위치한 롱윈 레저 농장(龍雲農場)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을 떠나온 것만도 흡족한데 그림 같은 차밭과 쭉쭉 뻗은 일본 삼나무가 가득한 숲속을 거니는 것이 마치 보약을 마시는 기분이다.여느 고산 지대가 그러하듯 이른 아침 눈부신 햇살에 푸른 하늘을 자랑하다가도 정오가 지나면 안개에 휩싸인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이런 환경은 습기가 많고 열대지방에서 잘 자라는 죽순과 다양한 채소들
‘아이들이나 좋아할 이 아기자기한 어장에 뭐가 있겠어?’ 점잔 빼며 들어왔던 샹허 레저 양식장(向禾休閒漁場)에서 동심이라는 것이 폭발해버렸다. 해적선이라니! 어른이라면 응당 유치하다, 외면해야 할 것 같은 꼰대 감성은 끝끝내 동심을 이기지 못했다. 아마도 조개를 잡기 위해 신발을 벗어 던지는 그 순간부터였나 보다.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은 줄로만 알았던 체면이라는 녀석을 내려 놓자, 사소한 놀이들이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유쾌한데 아이들이야 말해 무엇할까. 게다가 체험학습으로도 제격이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
흡사 꽃박람회라도 온 듯 3,000개 이상의 색상별 수국과 낭만적인 정원의 풍경이 ‘농장’이란 목가적인 느낌의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일까? 화루 레저 농장(花露休閒農場)에선 가족 단위의 방문객보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유독 눈에 띈다. 또한 농장 곳곳에 타이완의 페이스북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방문한다는 감성적인 장소들이 있어 구석구석 숨겨진 장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꽃을 주제로 한 농장답게 아로마 부티크 숍에는 후각이 즐거운 상품들이 가득한데 그중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상품이 있다. 탈모 개선에 효과
빠지직! 2년 전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난터우현의 지지선 기차여행을 하던 중 실수로 그만 달팽이를 밟아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나의 전과가 소문이 난 건지 무신췐의 달팽이들은 다행히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 중이었다. 서로 다른 이유였지만 또 한 번 사고가 날까 걱정하는 달팽이들과 연신 미모를 뽐내는 꽃 사이를 오가는 통에 시선이 상당히 분주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고 싶은 바이즈롄(百子蓮, 아가판서스)은 큰 키를 이용해 살랑살랑 몸을 흔들고 일본에서 들어온 오월의 눈이라 불리는 오동꽃은 제 한 몸을 희생해 바닥에 곧
방문 전부터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진으로 눈길을 사로잡던 쭈오예 오두막(卓也小屋)은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설렘 지수에 ‘좋아요’를 눌러댔다. 부엉이, 천산갑, 버들붕어, 청개구리, 잠자리, 장수풍뎅이, 나비, 반딧불이 등 다양한 생명체의 터전인 쭈오예 오두막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자랑하듯 자연 본연의 색을 담아내는 천연 염색 체험으로 유명하다.기하학적인 문양을 품은 예술적인 완성품에 지레 겁먹었지만, 체험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하는 문양을 선택한 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천을 접어 쪽물에 담가 주면 어느새 완성이다.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