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앞바다에는 국가 대표급 섬들이 즐비하다. 비진도, 매물도, 소매물도, 연화도, 한산도 등으로 꾸려진 스쿼드는 가히 압도적이다. 이토록 빼어난 섬 중에도 자타공인 세존이 있다. 바로 욕지도다.두 스님의 불통으로 얻어진 이름연화대사와 그의 시중을 들던 동자승이 연화도의 동쪽 봉우리에 올랐다. 동자승은 바다 위에 펼쳐진 섬 중 한 곳을 가리키며 “저기 보이는 도(島)는 무슨 도(島)입니까?”하고 물었다. 도(道)에 대해 묻는 줄로 착각한 대사는 ‘욕지도관세존도(欲知道觀世尊道)’라 대답했다. 도를 알고자 한다면 석가세존을 본받으라는
겨울은 섬 여행의 비수기다. 손님이 오지 않으니 식당과 민박, 펜션 등도 대부분 문을 닫는다. 연륙된 섬이라면 모를까 하룻밤을 보내고 나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럴 때 답은 캠핑에 있다.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장비와 경험이 있어야겠지만, 나설 용기가 그보다 우선이다. 더플백을 메고 하의도로 떠났다.●동계 섬 캠핑, 뭐부터 준비할까90L 더플백과 백패킹에 버금가는 간편한 장비들을 넣어 트렁크에 실었다. 더플백은 주차장에서 야영지까지의 이동에 용이하다. 배낭에 비해 넣고 꺼내기가 편리해 차량을 동반하는 여행에서 즐겨 사용하
'노마드 고흥'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문화를 통해 주민의 일상이 활기찰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10월부터 고흥 거주민들로 구성된 노마드 고흥 주민여행기획단이 활동을 시작했으며, 고흥의 명소와 숨겨져 있는 공간을 발굴했다. 곧 노마드 고흥 가이드북이라는 결실도 거둔다. 가이드북에는 5가지 콘셉트의 신규 고흥 여행 코스가 온전하게 담길 예정이며, 고흥군 문화도시센터 블로그 또는 고흥문화생활지대 웹사이트에서 2024년 1월부터 확인할 수 있다. ●Theme 1 섬여행 고흥
국토의 서남단 끝 섬 가거도. 목포에서 직선거리 136km, 뱃길로는 무려 약 230km나 떨어진, 그야말로 멀고 먼 섬이다. 그런 가거도를 4년 만에 다시 찾은 이유가 있다.●거쳐 가는 섬마다 추억이 주렁주렁쾌속선의 단점 중 하나는 운항 중 갑판으로의 출입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객실 창 너머 쏜살같이 달리는 바다 풍경만이 유일한 벗이다. 그러다 배가 중간 기착지에 기항할 때는 하선객들 틈에 끼어 잠시 밖으로 나갈 수 있다.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기억이 소환된다. 다물도는 목포항에서 가거도항까지 가는 길의 첫 번째 기항지다. 바다
통영시에는 570개의 섬이 있다. 이토록 많은 섬 중에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하나를 꼽으라면 두말없이 비진도다. 남해 특유의 맑고 파란 바다는 기본, 통영에서는 드물게 해수욕장을 품은, 비진(比珍)한 섬이다.●비진도 여행의 시작점 내항마을비진도는 견줄 비(比)에 보배 진(珍)을 쓴다. 보배에 견줄 만한 섬이란 뜻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 붙여진 이름이란다. 섬은 풍경이 출중하고 해산물도 많이 난다. 워낙 가진 것이 많으니 당연히 보배로울 수밖에. 눈으로 본 비진도는 마냥 비진(比珍)한 섬이다.
2019년 천사대교 개통 이후, 신안의 많은 섬들이 육로로 연결됐다. 접근성이 좋아지니 관광객 수가 늘었고, 코로나를 겪으며 관광 인프라는 더욱 단단해졌다.●섬과 섬이 이어지는 까닭국제법상 섬은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밀물일 때에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 지역’이다. 그 때문에 육지와의 사이에 다리가 놓여 차량으로 드나들 수 있다고 해도 섬의 지위는 변하지 않는다. 다리 아래로 섬에 닿는 부분은 여전히 바다이기 때문이다. 2019년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기존의 압해도는 물론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등
거칠지만 순수한 자연, 섬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백패킹의 자발적 불편함과도 잘 어울렸다. 섬에서의 첫 백패킹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콩콩 뛴다. 텐트와 장비를 욱여넣은 배낭을 메고 설렘 반 호기심 반으로 찾아간 승봉도, 그러고 보니 15년이나 흘렀다.●가벼워진 배낭을 메고오랜만이다. 문득 떠오른 첫사랑처럼, 승봉도가 그랬다. 부랴부랴 배편을 예약하고 배낭을 꾸렸다. 장비는 많이 단출해졌다.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하니 버너와 코펠, 연료가 불필요해졌다. 한때 80L 배낭으로도 모자라던 장비들이 이젠 50L에 쏙 담긴다. 따지고 보면
우도에 대한 기억은 붉게 물든 하늘과 투명한 바다색으로 머릿속에 맴돈다.●우도의 끝없는 매력에 대하여우도는 면적 5.9km2 로 제주도의 63개 부속 도서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연간 방문객 200만명을 넘나드는 제주의 으뜸 명소로 여객선이 성산항과 종달항에서 앞다투어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우도는 천혜의 관광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섬이다. 검멀레해변이나 우도봉, 홍조단괴해변, 하고수동해변 등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섬은 걸어서 둘러보기에 적당한 크기지만 해안도로 관광순환버스나 미니전기차, 스쿠터, 자전거 등을 이용해도 좋다. 여
섬은 바다라는 압도적인 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므로 그 경계가 분명하다. 다리를 통해 육로로 연결된 섬도 있지만, 대부분은 배를 이용해야 그 경계 안으로 접근할 수 있다. 섬이 육지와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다. 여행이 자연과 문화, 사람을 경험하는 일이라면 섬은 여행지로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섬이란 무엇일까?국어사전에서 ‘섬’이란 주위가 수역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육지 일부로 정의되어 있다. 또한,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르면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고 밀물일 때에도 수면 위에 있으며 자연적으로
전남 진도군 조도면은 우리나라 면 단위 행정구역 중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다. 154개 섬 중 우리가 알고 있는 섬은 그리 많지 않지만, 어미 섬 ‘조도’에 가면 19세기 영국 함대를 이끌었던 ‘바실 홀(Basil Hall)’이 ‘지구의 극치(The glamor of the world, the earth)’라며 감탄했던, 찬란한 섬 군락을 만날 수 있다.●154개 섬 군락의 부모새, 상조도 & 하조도조도군도에서 가장 큰 2개의 섬, ‘상조도’와 ‘하조도’를 합쳐 ‘조도’라 부른다. 두 섬은 1997년 이미 연도되어 하나의 섬처
신안 병풍도에 맨드라미가 활짝 피었다. 코로나로 인해 매번 취소됐던 축제도 다시 열렸다. 알록달록 꽃섬을 찾아 발걸음이 모여들더니, 비로소 가을과 여행이 얼싸안고 흐드러지게 웃었다.●신안이 품은 작은 섬, 병풍도병풍도는 증도 서남쪽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신안군의 작은 섬이다. 매화도, 선도, 마산도, 고이도 등 이름도 생소한 섬 군락에 섞여 있지만, 12사도순례길로 잘 알려진 대기점도와 노두길로 연결돼 있어 걷기 여행자들에게는 오히려 낯이 익다. 우리나라에 병풍도란 이름을 가진 섬은 모두 세 곳이다. 태안군과 진도군에 또 다른 병풍
푹푹 찌는 무더위, 이열치열의 방법을 택했다. 여수에 위치한 금오도로 향했다. 이웃섬 안도까지, 여름을 걷는다. 뜨거운 행복, ‘트레커스 아일랜드’를 소개한다.트레커스 아일랜드 금오도 비렁길 코스 ▶1코스(5km, 2시간) 함구미 → 미역널방 → 송광사 절터 → 신선대 → 두포▶2코스(3.5km, 1시간 30분) 두포 → 굴등전망대 → 촛대바위 → 직포▶3코스(3.5km, 2시간) 직포 → 길바람통전망대 → 매봉전망대 → 학동▶4코스(3.2km, 1시간 30분) 학동 → 사다리통전망대 → 온금동 → 심포▶5코스(3.3km, 1시간
청보리가 베어진 자리에는 코스모스가, 소망전망대 주변으로는 바늘꽃이 함빡 피어났다. 가파도의 아름다움은 섬을 가꾸고 보살피는 주민들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가파도의 여름은 붉다제주 운진항에 도착하고 보니 이미 대형 버스와 렌터카들이 빼곡히 주차장을 메우고 있었다. 평일 오전 9시40분, 예기치 못한 북적임에 느긋하던 마음이 바빠졌다. 예약에 게을렀던 자신을 타박하며 매표소로 달려갔다. 다행히 10시에 출발하는 가파도행 여객선에 자리가 남아 있었다. 주말이었다면 십중팔구 헛걸음이 되었을 터,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기조가 자율로 바뀌
신안군에는 무려 1,000개가 넘는 섬들이 있다. 그중에서 비금도, 도초도는 오랫동안 신안의 섬 관광을 주도해 온 절대 강자였다. 신예 섬들이 인프라를 갖추고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 요즈음, 문득 두 섬의 묵직한 매력을 찾아 떠나 보고 싶어졌다.●뭐니 뭐니 해도비금도목포항에서 54km 거리에 있는 비금도는 해안선 길이만 약 132km에 이른다. 13개의 마을에서 3,500여 명의 주민이 살아가는, 규모가 큰 섬이다. 1996년 서남문대교가 개통되면서 도초도와는 같은 생활권이 되었다.비금도 3대 자랑거리비금도 3대 자랑거리를
매물도와 소매물도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거제지구 최남단에 있는 섬이다. 어느 하나 빠뜨리기엔 아쉬운 우리나라 대표 섬들. 이왕에 나선 걸음, 두 섬을 한데 묶어 인생 여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섬 캠핑의 성지매물도폐교터에 자리한 텐풍 명소매물도 당금마을에 있는 야영장은 한산초등학교 매물도분교 폐교터에 자리하고 있다. 짙푸른 남해를 전면에 펼쳐둔 이곳은 캠핑을 조금이라도 해 봤다는 사람들에게는 로망의 장소로 꼽힌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기발한 입지를 자랑하기 때문. 여느 섬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너른 평지에 잔디까
여행이 주는 감동은 거리에 비례한다고 했던가? 대체로 동의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는 데에 한 표. 자연환경이 아름다우면서도 걷고 캠핑하기에 딱 좋은 섬, 곁에 있어 좋은 섬. 수도권에서 가까운 장봉도가 좋은 예다. ●갯티의 섬, 장봉도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에 오르면 30분 만에 장봉도에 닿는다. 1시간마다 있는 여객선 승객의 반은 경유지 섬, 신도에 내린다. 신도, 시도, 모도는 다리로 연결돼 1타 3피의 섬 여행을 할 수 있다. 2025년이면 신도와 영종도 사이에 다리가 놓인다. 섬다운 섬의 시절도 얼마 남지 않았으
눈 소식이다. 전라남도 서해안 지역에 폭설이 온단다. 겨울철 눈이 내릴 무렵에는 파도가 높고 강풍이 불기 마련이다. 여객선 결항은 당연지사. 바다를 건널 수 없으니 꿩 대신 닭이다. 그래, 증도로 가자.●모두 하얗게폭설전야, 증도에 도착 후 예약해 두었던 태평염전 내 천일염힐링캠프에 여장을 풀었다. 캐러밴은 화장실, 취사시설, 침대, TV 등을 갖춘 나름 편리한 숙박시설이다. 캠핑카나 트레일러처럼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기분만큼은 역동적이며 또 아우팅의 베이스캠프로도 그럴듯하다. 내릴 듯 말 듯 잔뜩 흐렸던 하늘은 금세 어두워졌다. 몇
고슴도치섬에서 즐긴 얼큰한 꽃게라면 한 입,전라북도 부안 위도의 기억이다. ●전설보다 똘똘한 시그니처10여 년 전, 위도로 향하는 여객선 객실의 내부는 온통 홍길동과 율도국 그리고 심청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섬에 들어가서는 그것과 관련한 어떠한 장소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전설이나 이야깃거리는 늘 사실보다는 추측에 근거하기 마련이다. 여행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는 적잖이 도움이 되지만 그것에 마케팅을 집중하다 보면 자가당착에 빠지기 십상이다.특히, 전설은 독창적이며 유일할 때 의
오래 전 우리나라 국민은 평생 한 번 가 보고 싶은 섬으로 제주도, 울릉도, 흑산도 그리고 홍도를 꼽았다. 시간이 흐르고 교통이 급격히 편해지면서 다른 곳이야 비교적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지만, 홍도는 여전히 아득하다. 그래서 더욱 설레는 섬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여행지코로나19가 여행의 발목을 잡기 이전, 목포항여객선터미널은 주말마다 시끌벅적했다. 관광버스에서 쏟아져 내린 단체 여행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떡, 음료, 주류를 담은 박스들을 거침없이 내려놓고는 커다란 웃음과 말소리로 대합실을 점령해 가기 시
보라색은 이제 반월도와 박지도의 상징이 되었지만, 색을 걷어 내면 진짜 섬의 모습이 보인다. 갯벌과 오랜 담벼락, 섬 주민의 정다운 미소. 바다에서 시작해 들녘과 갯벌을 건너온 바람이 볼을 스친다. ●보라색을 입은 섬반월도와 박지도는 신안의 안좌도 남쪽 두리마을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들이다. 2007년 두리마을에서 박지도, 다시 박지도에서 반월도까지 이어지는 인도교가 놓였고, 신안을 상징하는 의미로 ‘천사의 다리’라고 명명했다. 당시는 안좌도까지 육로가 연결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인도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