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도시밀라노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인 토리노는 이탈리아 북부 특유의 부드러움와 절제미가 인상적인 도시이다. 마치 유럽 도시들의 장점만을 골라 만들어진 곳 같은 착각이 드는 토리노는 밀라노 여행 중 꼭 하루 이상의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영어로는 투린(Turin), 이탈리아어로는 토리노(Torino)인 이 도시는 이탈리아의 서북쪽에 위치하며 프랑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16세기 프랑스 사보이 가문의 지배를 받아 도시에는 프랑스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탈리아 도시임에도 프랑스 특유의
장화처럼 긴 이탈리아의 전역에서는 저마다 특색 있는 와인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겨울에 어울리는 와인 여행지를 꼽는다면, 돌로미티와 알프스가 감싸고 있는 알토 아디제(Alto Adige)다. 이탈리아인들이 겨울에 스키 여행을 가서 와이너리도 둘러보고, 산악 케이블카도 타는 곳이다. 과거에 오스트리아령이었던 역사가 있어서, 언어는 독일어를 사용하고 와인은 오스트리아를 닮아 개성이 넘친다는 것이 매력! 직접 다녀온 다섯 곳의 와이너리와 케이블카를 소개한다. ●수백 년 된 저택과 수도원 엘레나 월시(Elena Walch)입구의 수 백 년
한 번 방문한 후 그 매력을 잊지 못해 여러 번 찾게 되는 도시가 있다. 이탈리아에서 재방문률이 가장 높은 도시, 바로 피렌체이다. 넘쳐나는 매력 덕에 피렌체 역사지구는 물론 근처 소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렌체에서 한 시간 거리 내의 보르고를 방문하면 천천히 삶을 음미하며 살아가는 토스카나 사람들의 ‘라 돌체 비타 (La Dolce Vita_ 달콤한 인생)’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이탈리아어 보르고Borgo는 작은 마을을 뜻한다. 오래 전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볼 수 있는 매력적
#프라다파운데이션 #10꼬르소꼬모 ●그렇게 프라다 마니아가 되어 간다드디어 프라다에 반했다. 오래된 ‘명알못’를 단숨에 사로잡은 건 밀라노 프라다 파운데이션(Fondazione Prada)의 격조였다. 1994년 프라다 파운데이션을 설립하고 예술문화 활동을 해 온 미우치아 프라다, 파트리치오 베르텔리 부부가 밀라노의 문화공간을 위해 선택한 건축가는 경희궁에 ‘프라다 트랜스포머’를 구연했던 렘 콜하스다.삭막한 산업지역이었던 밀라노 남쪽, 옛 증류주 공장은 포디움이 되었고, 고층 건물도 더해졌다. 빛나는 유리 벽면의 포디움은 정원의 나
쇼핑을 했을 뿐인데 나는 나와 더 가까워졌다.●취향을 탐색하는 시간타인들 대하듯 나를 대하던 날들이 있었다. 나의 신체, 나의 취향, 나의 성격, 나의 불호. 나임에도, 나이기에, 나를 가장 몰랐던 날들. 그런 나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다름 아닌 쇼핑에 있다는 건 노벤타 아웃렛이 내 손에 들려 준 또 다른 선물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쇼핑이야말로 엄청난 집중력을 요한다. 공부도 조용한 도서관에서 능률이 오르듯 아웃렛도 한적한 곳에서 득템률이 오른다. 노벤타 아웃렛은 신기하리만치 고요하다. 옷더미가 마구 파헤쳐진 흔적도 없고 직
쇼핑의 땅, 이탈리아에서 길을 잃었다. 세상 제일 즐거운 방랑이 시작됐다.체크메이트, 기쁜 패배100명의 여행객이 있다면 여행의 목적도 100가지다. 휴식에 깃발을 꽂는다면 리조트가 펄럭이겠고, 관광이라면 랜드마크가 휘날릴 거다. 나의 깃발은 쇼핑에 꽂혔다. 이탈리아니까, 이탈리아라서. 아웃렛이 펄럭였다.이탈리아에서 쇼핑은 한판의 체스와 같다. 밀라노와 베니스 같은 도시들이 판을 깔아 주면 그 안에서 여행자들은 말이 되어 상대 말, 그러니까 수십 개의 브랜드들과 결전을 벌인다. 구찌와 페라가모가 한 칸씩 성큼, 아르마니와 프라다가
1인용 모카 포트에 보골보골 커피를 끓이는 아침.로마에서 온 메시지가 도착했다. ●여행의 전조그날도 피온(Fionn)은 거침이 없었다. is가 아닌 was, have been이 아닌 had been, get보다는 take가 좋겠다며 내 입에서 나오는 문장들을 사정없이 토막 내는 것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어학연수 2개월 차. 이름만 귀여운 델핀 어학원(Delphin English School)의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 중급)’ 클래스에서의 나의 일상은 말하고 까임의 연속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부끄러울 건 없었는데 다들
여행과 쇼핑은 떼어 놓을 수 없기에 두 가지를 모두 잡기로 결심했다.지갑에 대한 죄책감은 잠시 미뤄 둔 채. ●Italy Venezia길을 잃어도 괜찮아베네치아는 물 위에 세워진 수상도시다. 바다에 수천 개의 나무 기둥을 촘촘히 세워 나무로 된 기단을 쌓고 그 위에 돌을 얹어 건물을 지었다. 과연 나무로 지탱이 가능한지 물었더니 가이드가 말했다. “물속엔 산소가 적어서 나무가 잘 썩지 않고 물속 광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나무는 바위처럼 단단히 굳어집니다.” 1,500년이 넘도록 베네치아가 물 위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유다.사실
●솜씨 좋은 장인들의 이름으로클래식 카를 타고 도착한 곳은 피렌체에서 시에나로 가는 길목에 있는 아웃렛, 더 몰(The Mall)이다. 이탈리아 피렌체는 쇼핑의 도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메디치 가문 이후 자금이 피렌체에 흘러들었고 모든 분야에서 솜씨 좋은 장인들이 모여들었다. 장인들이 모여드니 품질이 좋아졌고 가격대도 높아졌다. 고품질의 제품이 피렌체에 모여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더 몰 아웃렛은 요즘 토스카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로 각광받는 곳인데, 쇼핑을 즐겨하지 않는 나도 결국엔 하루를 꼬박 투자하고 말았다.
중세 유럽의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르네상스가 피어난 피렌체는 어딜 가나 풍성한 이야기로 넘쳤다. 성장이 멈춘 도시, 시에나는 과거를 고스란히 가둬 놓았다. 도시를 걷고 마시고 먹으면서 시간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피렌체’라는 도시명은 아르노 강변에 꽃이 만발하여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꽃 피는 곳’이란 뜻의 ‘플로렌티아(Florentia)’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플로렌티아는 프랑스어와 영어로는 ‘Florence’로 표기하며, 각각 ‘플로랑스’, ‘플로렌스’라고 발음한다. 현지 발음으로는 ‘피렌쩨’에 더 가깝다. 걷
최근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두 도시가 있다. 2019년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마테라, 2018년 이탈리아 문화 수도로 자리매김한 팔레르모가 그 주인공이다. ●시간에 덧입힌 감각마테라 Matera Capitale Europea della Cultura이탈리아 여행의 매력은 각 도시가 가진 유니크함에서 온다.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나폴리 등을 차례로 가 보면 마치 다른 나라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각자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유의 고유성을 더욱 굳건하게 가진 도시가 있으니, 마테
로맨스나 멜로 영화만 찾아보던 시절이 있었다. 심장은 딱딱하지 않았고, 감성은 메마르지 않았다. 간난 세월이 따뜻한 손과 촉촉한 마음을 거세해 버렸다. 칠정이 말라 버렸다. 피렌체(Firenze)의 두오모 성당Duomo di Firenze(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Santa Maria del Fiore) 쪽으로 발걸음을 놓으며,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한 2001년 작 를 떠올리려 애썼지만 ‘10년’과 ‘재회’라는 키워드 이외에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없었다. 하긴 그 두 가지가 영화의 전부일지도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왔다. 기차는 오전 8시42분 루체른을 떠났고, 오전 9시50분 밀라노(Milano) 중앙역에 멈춰 섰다. 국경을 넘는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짧은 시간이었다. 밀라노 투어의 시작은 건축물이 담당했다. 다양한 연대와 형식의 건축물이 자연스레 어깨를 맞대고 있는 도시가 다름 아닌 밀라노다. 1930년대 지어진, 낯빛이 어두운 무솔리니 스타일의 건물을 지나 유럽에서 가장 큰 보행자 전용 구역인 포르타 누오바(Porta Nuova)의 ‘4번 타자’ 유니 크레딧 타워(Uni Credit Tower)를 올려다보았다.인
세 번째 방문이었다. 폼페이를 거쳐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를 거치는 그 뻔한 ‘이탈리아 남부 일정’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번 ‘새로운 여행’이다. 스테디셀러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포지타노를 색깔로 정의하자면 무지개색이다. 알록달록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때문이다●폼페이Pompei이탈리아 ‘최후의 도시’폼페이를 모를 사람이 있겠는가. ‘이탈리아 남부의 한 도시’라는 수식어보다는 ‘최후의 도시’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곳, ‘폼페이’다. 폼페이는 기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서기 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
‘유럽을 걷자’라는 주제로 유럽 트레킹 여행 계획을 세웠다.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뚜르 드 몽블랑TMB을 비롯해 쿵스레덴Kunsleden, 웨스트하이랜드웨이WHW 등 비교적 유명한 트레킹 코스를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눈에 들어온 돌로미티 Dolomites! 사진 속 풍경은 어마어마했고 이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돌로미티에서 행복했던 뚜벅뚜벅 일주일. 트레치매를 향해 가는 101번 도로에서 만난 다정한 중년 부부 돌로미티는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 사이 이탈리아 북동쪽 남티롤
독특한 주거형태로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알베로벨로 ●Alberobello풀리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머프 마을풀리아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누가 뭐래도 알베로벨로Alberobello다. 알베로벨로는 1996년 유네스코가 마을 전체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독특한 마을이다. 알레로벨로가 유명한 이유는 트룰로Trullo라는 재미난 집 모양 때문이다. 팽이를 뒤집어 놓은 것도 같고 고깔을 덮어 놓은 듯한 생김을 보면 왜 스머프 마을이라는 애칭이 생겼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트룰로 하나만도 특이한데 1,400개가 넘는 트
●Monte Sant’Angelo동굴 예배당에서 평온을…성당의 재발견카스텔 델 몬테에서 더 위로 차를 달리면 풀리아주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몬테 산탄젤로Monte Sant’Angelo가 있다. 북부로 올라가는 차장 밖 풍경은 단조롭다. 바닷물을 수차례 걸러 양질의 소금을 만드는 염전과 머지않아 신의 물방울이 될 포도나무, 올리브가 넉넉하게 펼쳐진다. 바다가 있고 너른 평야가 있으니 과거부터 의식주는 풍요했으리라. 가벼운 상념에서 깨어나면 차는 꼬불꼬불 가파른 언덕을 쉼 없이 올라간다. 굳이 이 험한 비탈길을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이탈리아는 장인의 맵시 나는 부츠를 닮았다. 부츠는 길다. 땅 덩어리가 길쭉하니 남과 북의 풍경도 음식도 서로 다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탈리아는 중부와 북부에 몰려 있다.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가 그렇다. 남들 다 아는 이들 대도시가 전부인 듯 말한다면 듣는 이탈리아는 섭섭하다. 우리네 남도처럼 이탈리아의 남부에도 또 다른 재미가 가득하다. ‘풀리아’에서 보낸 여름이 아직 그립다. 바리 구시가의 한적한 골목. 발코니에는 이불 빨래가 펄럭이고 아낙들은 집 앞에서 파스타를 만든다 자연 그대로의 이탈리아 모든 길은 로마로 통
일생에 단 한 번, 가장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커플에게 안내하고 싶은 유럽의 소도시들. ‘바레나’마을에서 바라본 호수의 풍경 코모는 로망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일은 전 세계 연인들의 공통된 로망이다. 그런 장소가 배우 원빈과 이나영에겐 강원도 정선이었고, 배우 이영애에겐 하와이였고, 가수 이효리에겐 제주였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연인들은 코모호수Lake Como를 마음에 품는다. 아니,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어도 코모호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그곳에서 결혼하는 상상을 한다. 존 레전드,
●라벤나Ravenna▶in the city단테의 마지막 숨결이 깃들다볼로냐, 파르마 등 에밀리아 로마냐의 주요 도시들이 12~16세기에 문화·종교적인 번성기를 맞이했다면 라벤나는 그보다 훨씬 앞선 4~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비잔틴 문화를 꽃피우고 모자이크 예술을 발전시킨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만 총 8곳이 올랐다. 그중 산 비탈레 성당Basilica di San Vitale과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Mausoleo di Galla Placidia, 산타 폴리나레 누오보 성당Sant’Apollinare Nuovo은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