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14일 발렌타인 데이 당일, 피렌체 거리는 유래 없이 연인들의 물결로 뒤덮였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화려한 꽃다발을 든 커플, 주위 이목을 아랑곳하지 않고 애정표현을 서슴지 않는 연인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피티 궁전(Palazzo Pitti) 앞에서 마주친 이 커플은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웨딩촬영을 나섰나 보다. 서로를 마주보며 행복하게 웃음짓는 그들의 모습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곧 다가올 봄을 예감케 한다.피렌체 글·사진┃오경연 기자
" 음력 1월15일, 중화권 국가의 정월대보름인 원소절. 타이베이현 동부 핑시(平溪)의 밤하늘에 붉은 별이 총총히 박혔다. 어른 키에 필적하는 커다란 풍등(風燈)을 수백 명이 동시에 하늘로 띄우는 몽환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핑시 천등축제 때문이다. 보름달이 유난히 밝았던 천등축제의 마지막 날.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풍등을 띄우고, 풍등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응시하는 사람들의 표정에 행복이 가득하다. 풍등에 어떤 소원을 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이미 소원이 이뤄진 것 같았다. 타이완 핑시 글·사진┃김영미 기자
" 아이들의 천진한 표정과 해맑은 웃음은 웬만한 피로회복제보다 낫다. 아프리카 북부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 마을서 만난 귀여운 꼬마들. 아마 태어나서 처음 마주했을 노란 피부의 이방인이 신기한 아이들은 연신 꺄르르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그 모습이 귀여워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슬람 국가의 숙녀답게 수줍게 얼굴을 가리지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이내 빠꼼히 얼굴을 내밀고는 또다시 꺄르르 웃는다. 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한 사하라 사막의 면적은남한의 100배에 달하는 900만 평방킬로미터. 이중 210만 평방킬로미터가 알제리에
" 안 입던 정장에 그럴싸한 넥타이까지 매고 저녁 정찬을 만끽한다. 정겨운 여행 동행자들과의 유쾌한 대화, 그리고 맛있는 음식에 와인까지 곁들이니 호사가 따로 없다. 창밖으로는 저녁 어스름을 안은 파도가 단조롭게 일렁이며 물러난다. 세계적인 크루즈선사인 로열캐리비안크루즈사가 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푸껫 항로에 투입한 레전드호(Legend of the Sea)의 저녁 풍경이다. 정찬도 정찬이지만, 정찬 뒤 이어지는 화려한 공연은 그야말로 크루즈 여행의‘화룡정점’. 하루는 코믹 쇼가, 다음 날에는 마술 쇼가, 또 어떤 밤에는 감미로운 뮤
" 발렌타인 데이 하면 초콜릿이다. 온 거리가 초콜릿으로 넘쳐나는 이 시기에 입 안에서 살살 녹아 내리던 기차게 맛있던 그 초콜릿의 추억이 새삼 미각을 흔들어 놓는다. 1988년부터 초콜릿을 만들어 온 20년 전통의 삿포로 ‘초콜라티에 마사르(Chocolatier Masale)’.이곳의 대표 메뉴는 생초콜릿. 삼키기 아까울 만큼 맛있다. 일본 삿포로┃사진 Travie photographer 오진민
" 가끔 매스컴이 원망스러울 순간이 있다. 즐겨 찾던 단골 음식점이‘맛집’으로 소개될 때, 몰래 흠모하던 무명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등 전파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 퍼져 나가는 정보란 종종 참기 힘든 아쉬움을 동반한다. 지난 연말 방영된 KBS의 이 그랬다.‘ 혹한기 대비 캠프’라는 대대적인 이슈를 모으며 그들이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전남 해남. 2년 전 여름, 우연히 발견한 그 보물 같은 여행지에서 나는 4일간 호젓한 여름휴가를 즐겼더랬다. 멀리서 온 객이라며 안방으로 불러 머루주를 내어 주던 맘씨 좋은 주인 어르
" 자신의 운세가 적혀 있는 종이‘오미쿠지’. 일본인들은 신년을 맞으면 신사를 방문해 오미쿠지를 뽑아들곤 한다. 혹시라도 좋지 않은 운세가 나왔을 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오미쿠지를 나무에 묶는데, 그렇게 하면 흉이 길로 바뀐다고 믿기 때문이다. 학문의 신을 기리고 있는 후쿠오카의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에서도 많은 이들이 한 해 운세를 점치고 있었다. 어둠이 다하면 빛이 있고, 끝나지 않을 듯한 빗줄기도 언젠가 그치기 마련한것. 나뭇가지에 오미쿠지를 묶는 두 사람의 표정에서 이미 액운은 온데간데 없었다. 일본 후쿠오카 ┃글·사진
" 동 트는 새벽, 절 마당도 어김없이 훤하게 밝아 오는데 만물의 기지개에 화답하는 백구의 갸웃함은 절집 개답게 의젓하고 고고하다. 해가 바뀌고, 밤낮이 바뀌고, 시간이 바뀌고,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이 변해 가는 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일인진대 어린 저 백구도 의연하거늘 나 혼자 들썩거리는도다. 경북 영천 은해사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병구
" 취리히에 꼬마천사들의 캐럴이 울려 퍼졌다. 노래하는 크리스마스트리(Singing Christmas Tree)가 11월30일부터 12월23일까지 세워져 취리히 시민들과 여행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 것. 사실 어린이들의 노래 실력은 엉망이었다. 합창 단원도 아닌데다가 공연도 2일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을 모아 열심히 노래하고 노래가 끝날 때마다 함께 온 가족에게 해맑은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꼬마 산타들의 화음은 천사들의 합창만큼 아름다웠다. 스위스 취리히 ┃글·사진 김영미 기자
" 경북 울진은 약 90km에 이르는 해안을 끼고 있다. 사람들은 어업활동과 수산물을 이용한 요식업, 관광업 등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간다. 이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것은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방파제 앞에 모여 앉아 있는 갈매기 무리. 이륙할 준비를 마친 듯 한 마리가 먼저 날아오르더니 나머지 갈매기들도 따라 힘찬 날개 짓을 한다. 경북 울진 ┃글·사진 박우철 기자
" 앞으로 한 달간 말레이시아가 최고 70%까지 저렴해진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달 28일 쿠알라룸푸르 부킷 빈탕에 위치한 파빌리온(Pavilion) 쇼핑센터 앞에서 ‘말레이시아 세이빙 세일(Malaysia Savings Sale)’전야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쇼핑 축제에 들어갔다. 11월29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계속되는 연말 쇼핑축제는 유명 패션브랜드과 최신 전자 제품 등을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15%에서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한다. 말레이시아 ┃글·사진 김기남 기자
" 오랜 고옥의 담벼락에 달라붙어 있는 초겨울의 담쟁이덩쿨에서 소곤소곤 간지러운 소리가 들린다. 누구는 그 생명력이 질깃질깃하다고 말하지만 오래 된 흙 속에 여린 뿌리를 내리고 꼼질꼼질 동절기의 기다림을 살아내는 그 이면의 움직임이 간지러운 감동을 일으킨다. 봄이 오고 여름이 되면 그 황토빛 벽을 싱그럽게 에워쌀 빛나는 초록의 컴백을 위하여! 전남 영암 구림마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