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흔을 품고 살아가는 300년 느티나무 고목300년 느티나무 그늘 아래 정자는 마을 사람들의 쉼터다. 오가며 힘들 때 팍팍한 다리 쉬어가는 고마운 나무 그늘이며, 모여 앉아 정겨운 이야기 나누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 망정리, 망정1리 마을회관 옆 느티나무 고목 이야기다. 고목 앞에 안내판을 세워놓았다. 조선시대 숙종 임금 때 마을을 지켜준다는 뜻을 담아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 나무가 고사하면서 뿌리에서 새 줄기를 키워냈다고 한다. 그 나무가 현재 남아 있는 300년 느티나무다. 수백 년 넘은 나무 아래에서
프로 여행러의 가장 큰 자질은 체력이다! 이건 내 말이 아니고, 어느 날 여러 여행 잡지 편집장들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온 말이다. 그만큼 여행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잠을 줄여 돌아다녀야 하고, 과식을 미덕으로 여기며, 평소라면 하지 않을 자극적인 경험에 뛰어들기도 한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가끔은 그 반대의 여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웰니스가 필요하다인문힐링센터 여명(이하 여명)은 바로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여행지다. 2019년 3월 영덕 운서산(520m) 아래 나옹왕
역사 속 인물들은 별처럼 모여 대구를 빛낸다. 그중 열렬히 반짝이는 4개의 별을 찾았다. ㆍ기행코스 : 계산성당→(도보 5분)→제일교회 →(도보 10분)→라일락뜨락 1956→(도보 10분)→삼성상회 터ㆍ소요시간 : 총 1.6km (도보 약 25분 소요) ●이인성 화가의 피사체계산성당어느 시대나 ‘만인의 피사체’는 늘 있다. 근대 대구에서는 계산성당이 그랬다. 당시 많은 화가들은 뾰족한 두 개의 탑을 가진 이 독특한 건축물을 꼭 한 번쯤 그려 보고 싶어 했다고. 조선의 서양화가 이인성도 예외는 아니었다.1930년대, 남산병원 3층 아
●1000년 은행나무의 전설말하는 은행나무경북 칠곡군 기산면 각산리 417, 커다란 은행나무 한 그루가 옛 이야기를 간직한 채 가을을 보내고 있다. 1018년에 심은 것으로 추정한다는 안내판의 문구대로면 1000년이 넘었지만, 보호수를 알리는 나무 앞 푯돌에는 1993년에 보호수로 지정됐고, 수령이 950년이라고 새겨져있으니, 보호수 지정년도에서 30년이 지난 지금으로 치면 980살 먹은 나무다. 1000년에 가까운 ‘1000년 은행나무’라고 할만하다.이 은행나무가 있는 곳은 옛 대흥사 터이기도 하다. 대흥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됐다고
낙엽 지는 계절,군위에 쌓인 여러 겹의 레트로를 들춰 봤다.레트로의 이름으로올해 7월1일, 경상북도 군위군은 대구광역시로 편입됐다. 군위는 넓다. 전체 면적이 대구의 약 41%를 차지할 만큼. 그런데 인구수는 대구 총인구의 1% 미만에 불과하다. 그 흔한 패스트푸드점 하나 찾아보기 어렵고, 프랜차이즈 업체도 드물다. 땅 넓고 산 많고, 드문드문 사람이 있으며 나머지 공간은 맑은 물과 공기가 채우는, 유독 여백이 많은 곳. 모두가 ‘변화’니 ‘성장’ 따위를 운운할 때, 세상의 소동에 한 발 떨어져 느리게 멈춰 있기로 결심한 모양새다.
●300년 버드나무숲길을 걷다복사꽃, 반영, 300년 버드나무숲길, 경북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있는 반곡지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다. 반곡지의 규모는 대략 동서 길이 180m, 남북 길이 200m 정도다. 저수지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길도 1km가 안 된다. 쉬지 않고 걷기만 한다면 15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이 작은 저수지에 해마다 봄이면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반곡지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길의 출발지점은 주차장 한쪽에 있는 정자다. 정자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카메라를 꺼내 짐정리를 하고 출발. 어느 쪽으로 걸어
각양각색의 테마파크, 대구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놀이공원을 누비고, 관람차를 타고, 훔볼트 펭귄을 봤다. 아! 치킨도 튀겼다.●추억이 깃든 테마파크이월드각 지역마다 소풍 때면 꼭 가는 놀이공원이 있다. 대구에서는 이월드(Eworld)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구뿐만 아니라 칠곡, 구미, 안동 등 주변 경상도 지역에서도 소풍이나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 대구의 관광명소이자 지역민들의 추억이 깃든 공간이다.이월드의 정문이 보이면 무딘 감정도 말랑말랑해진다.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신나는 음악,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생소하고, 낯선 이름 경상북도 ‘칠곡군’. 그렇지만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곳. 서울역에서 칠곡 왜관역까지 기차로 3시간이면 닿는다. 볼 것도 생각 이상으로 풍부하고 알차다.고요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호국정신을 일깨우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과 호국의 다리, 하늘을 수놓는 평화분수쇼가 있고, 유럽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과 가실성당도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는 석전리까지 이어진다. 미군부대가 있어 칠곡 속 미국 동네가 형성돼 있는데, 모양새만 그럴듯한 게 아니라 감성마저 진짜다. 수려한 산세와
소백산의 정기가 품질 좋은 한우를 키워 내고, 불교와 유교 문화가 유서 깊은 세계문화유산을 싹 틔웠다. 선비의 고장 경상북도 영주의 매력을 살폈다.●신라의 고요부석사촉촉하게 비에 젖어 소백산맥이 유독 선명했던 하루. 뱀이 똬리를 튼 듯 자욱한 비안개를 지나자 영주가 나타났다. 부슬부슬 비 내리는 영롱하고도 생생한 영주의 첫인상. 곧장 부석사로 향했다.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 후 화엄의 대교를 펴던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좌측으로 삼층석탑이 눈에 들어오고 거대한 규모의 목조 건축물에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 수많
대구시 최남단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이 굽이치는 도동리에 조선시대 도동서원이 있다. 도동서원은 조선 말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곳이며,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서원 9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도동서원으로 가는 길은 꽃길이다. 구지면 바로 위 현풍읍 오산리에서 자모리에 걸친 2km 정도 되는 벚꽃길이 낙동강 가에 이어진다. 그 길을 달려 도동서원으로 넘어가는 다람재 고갯마루 정자에 올라 굽이치는 낙동강과 도동서원을 한눈에 넣고 도동서원으로 달려갔다. ●곧게 뻗은 낙동강 벚꽃길 2km대구시 최남단 구지면에 솟은 대니산 산줄기
117년의 학교, 400년 된 가옥, 1910년대 주택. 오래된 건축은 대구의 오늘을 지탱한다. 유구한 역사를 주춧돌 삼은 채. 뼈가 굵고 단단한, 대구의 건축물들을 만났다.▷삼삼한 여행, 대구에 스며들다3대 문화권신라, 유교, 가야 3대 문화권의 역사문화와 생태자원을 활용해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대구광역시 관광진흥사업. ‘맛, 멋, 흥’ 3가지 주제로 대구 및 경북 지역 구석구석의 매력을 알리는 중이다. 빠르고 강압적인 관광이 아닌, 느리고 ‘삼삼(33)한’ 여행이라는 점이 핵심. 이번 기사는 건축문화 기행을 통해 대구
안동 하회탈, 안동소주, 안동찜닭.안동은 모든 것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깊숙이.●조선의 풍류를 머금은 곳만휴정청량리에서 KTX를 타고 2시간.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안동에 발을 디뎠다. 안동역에서 다시 30분, 만휴정에 다다랐다. 1986년 대한민국 명승 82호로 지정된 만휴정은 조선 중기 묵계서원이 건립된 이후, 몇 번의 보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옛 문화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주차장에서부터 녹음이 우거진 산길을 10분가량 오르면 계곡이 나온다. 그 건너편으로 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