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 오사카 사람들의 단골 소풍지, 미노

트래비기자     작성일제298호(2016.12) 댓글0건
Minoh (箕面)
미노
 
미노를 볼 때까지 다 본 게 아니다

초록빛 충만한 흙길 위, 또 다른 오사카를 만나는 시간이다. 미노로 가는 그 길은 마치 순간이동과 같았다. 오사카의 북부 미노 지역으로 흘러가는 동안, 또 다른 버전의 설레임을 만났다. 오사카 우메다에서 전철로 몇 정거장밖에 되지 않는 미노는 오사카의 베드타운이다. 언덕을 따라 고급 주택들이 늘어서 있고, 차분하면서도 깨끗한 일본 소도시의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온천과 트레킹 같은 가벼운 휴식을 위해 오사카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자 아이들의 단골 소풍지이기도 하다. 운이 좋다면 미노 원숭이들이 나타나 길을 안내해 줄지도 모른다. 
 
미노 비어 웨어하우스에서는 다양한 맥주를 테이스팅할 수 있다
미노공원 산책은 촉촉하고 신선하다. 걷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번잡한 도심 뒤 숨겨진 오사카의 보물 
미노 공원 (箕面公園)

일본의 대표적인 대도시인 오사카에서 즐기는 휴양을 상상해 봤는가?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 떨어진 폭포 따라 흐르는 청량한 계곡, 휘황찬란한 오사카의 전경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온천까지. 한큐철로 약 30분, 잠시 교외로 벗어나니 등장하는 미노역. 바로 이곳에서 모든 호사를 누릴 수 있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미노역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시골풍 고요한 공기에 흠칫 놀랄 것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나 있을 법한 기차역에서 앞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발걸음을 향해 보시길. 바로 그 길을 미노 폭포로 향하는 타키미치(滝道)라고 칭한다. 타키미치로부터 미노의 매력이 시작된다 해도 무방하다.
 
폭포까지 이어지는 길은 약 3km, 잘 정돈된 길을 따라 하이킹을 시작하자. 공원은 해발 600m 높이까지의 트레킹 코스로 이어진다. 길목 초입으로부터 20여 분, 여관이었으나 현재 카페와 갤러리로 변신한 하시모토테이(橋本亭)는 미노의 과거이고, 이어 등장하는 10채 이상의 ‘모미지노 덴푸라(もみじの天ぷら)’* 가게들은 미노의 자긍심이다. 

이제 드디어 미노 폭포를 만날 차례다. 오사카의 계절감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고요한 풍광과 그 사이를 맹렬히 가르는 물줄기를 마주하면 목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기도 전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그곳에 잠시 서서 뿌연 수증기를 맞으며 케케묵었던 근심 걱정을 잠시 바닥에 내려놓는 것이 작은 팁이랄까. 덕분에 한층 가벼워진 몸으로 향할 마지막 목적지는 바로 뜨끈한 온천이다. 바쁜 일상에서 겨우 틈을 내어 찾아온 여행객들이 땀에 젖은 채로 돌아가는 뒷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미노는 천연 온천수를 뿜어내고 있다. 뜨끈한 석조 대욕탕도 좋지만, 살랑살랑 콧등을 간질이는 미풍을 느낄 수 있는 야외 온천이야말로 미노 나들이의 화룡점정. 볼거리, 먹거리 다양한 오사카에서 이토록 풀내음 가득한 미노가 더욱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걷고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그 이유에서일까. 일상으로 돌아와 문득 ‘아! 그곳 참 좋았지’라며 가볍게 회상할 수 있는 농밀한 색채감. 이것이 진정 도심 속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노의 행복이었다. 
 
*모미지노 덴푸라 | 미노시의 명물인 단풍잎 모양으로 만든 튀김과자로 1,3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을 자랑한다. 입 안 가득 가을을 담을 수 있는 미노만의 별미로 담백하면서도 달콤하다. 
 
 
미노 계곡에서 잡은 생선을 숯불에 구워서 판다
아름다운 단풍은 미노 계곡의 자랑이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미노 폭포

오사카의 계절을 눈으로 감상하다
미노 폭포 (箕面大滝​)

오사카 미노시의 자연공원인 미노 국정공원(箕面国定公園)에 위치하고 있는 폭포다. 일본 폭포 100선에도 선정된 곳으로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폭 5m, 낙차 33m라는 장대한 크기의 미노 폭포는 사시사철 경치가 아름다운 광대한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덕분에 어느 오사카 관광지보다 쉽게 계절감을 확인할 수 있다. 매년 여름, 미노 공원에서 개최되는 서머 페스타 미노코엔(サマーフェスタ箕面公園) 기간에는 화려한 야간 조명을 즐길 수 있다고. 단풍이 가장 좋은 시기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초순, 변함없는 폭포 옆쪽 피어오르는 절묘한 붉은빛은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다.
 
주소: 箕面公園, Minoh, Osaka  
찾아가기: 한큐 미노역으로부터 하이킹 코스로 도보 약 50분
전화: +81 72 721 3014  
홈페이지: www.city.minoh.lg.jp/kankou ,www.mino-park.jp 
 
 
미노 온천 스파 가든의 대욕장
화려하게 치장된 온천장 입구

하루 종일 유쾌한 온천테마파크
미노 온천 스파가든 (箕輪温泉スパガーデン​)

도쿄 오다이바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온천테마파크 ‘오에도온천(大江戸温泉)그룹’이 운영하는 곳이다. 미노 공원 입구에 위치해 있는 천연온천인데, 그냥 온천이 아니라 일본식 놀이문화와 테마가 살아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한국의 찜질방처럼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곳이다.
 
개장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는 손님의 행렬에 깜짝 놀랄 정도. 2개의 메인 공중목욕탕은 요일별로 남탕, 여탕이 바뀐다. 마츠리에 사용되는 무대인 야구라(やぐら)를 본떠 만든 오에도백명목욕탕(大江戸百人風呂)과 학 장식 뒤로 빨갛게 석양이 지는 후지산 벽화가 그려져 있는 탕은 서로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탄산수소염천의 성분은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기 때문에 미인탕으로도 유명하다. 히노끼, 대리석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찜질방은 별도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놀이 공간도 다양하다. 만화책이 빽빽이 꽂혀 있는 만화방은 일본어를 모르는 것이 아쉬울 뿐. 벌써 수십년 전에 단종된 구식 게임기를 보고 반가워하는 것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다르지 않다. 온천욕을 마치고 쇼도 볼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하기 때문에 미노에서의 트레킹을 마친 후 천천히 온천욕을 즐기며 쉬어 가는 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미노 온천 스파가든  
주소: 1-1 Onsencho, Minoo, Osaka  
찾아가기: 한큐미노선 미노역으로부터 도보 5분
전화: +81 570 041 266  
운영시간: 10:00~23:45(입장 마감 22:45)  
가격: 성인 기준 18:00 이전 평일 1,580엔 토·일·공휴일 1,980엔, 18:00 이후 평일 980엔, 토·일·공휴일 1,280엔  
홈페이지: www.oom.jp 
 
글 강화송
 
카페처럼 아늑한 미노 맥주 웨어하우스의 입구
아버지의 공장을 이어받아 맥주장인이 된 카오리 오시타씨
맛도 향도 특이한 미노 맥주들. 에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리얼 오사카의 리얼 에일
미노 맥주 웨어하우스 (MINOH BEER WAREHOUSE)

깨끗한 물과 자연이 있는 곳에 맛있는 술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오사카의 지비루(지역 맥주) 중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미노에 있는 것도 당연하다. 미노 맥주 웨어하우스는 맥주 공장에서 생산된 맥주를 가장 빨리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단정하고 아담한 가게는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었다. 카페 같은 분위기의 1층에서 한참 진열된 맥주와 기념품들을 기웃거리다 식사 겸 테이스팅을 위해 레스토랑 분위기의 2층에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미노 맥주의 명성은 이미 자자하다. 연간 450KL 정도로 생산량이 많지 않으니 희소성까지 덧붙여졌다. 자부심은 효모를 여과하지 않고, 열처리를 거치지 않은 ‘리얼 에일’에 있다. 일반적으로 탱크에서 발효되는 다른 맥주와는 달리 나무통에서 저온으로 2차 발효를 진행할 뿐 아니라 효모를 거르지 않은 채 병입한다. 효모가 살아 있는 만큼 유통과정에서 변질되지 않도록 신경을 더 써야 하지만 맛도 영양도 더 풍부한 리얼 에일을 위해서는 중요한 과정이다.
 
병입 맥주도 그렇게 다를진대 매장에서 직접 핸드펌프로 따라 주는 맥주의 맛은 말해 무엇하랴. 핸드펌프는 전기와 탄산가스에 의존하지 않고, 우물을 퍼 올리듯 사람의 힘만으로 맥주를 따르는 방식이다. 자극이 없고 목 넘김이 좋은 맥주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CEO 겸 헤드 브루어(Head Brewer)인 카오리 오시타(Kaori Oshita)씨가 1996년부터 아버지가 만든 맥주 공장을 이어받아 1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맥주를 만들고 있다. 

테이스팅을 위해 10종류의 맥주를 모두 한 잔씩 주문했는데 새 모금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샐러드같이 가벼운 음식에는 밀도 있는 꽃향기를 가진 ‘바이젠’ 혹은 ‘필스너’가 잘 어울렸고, 간이 센 음식에는 흑맥주 ‘갓파더’가 진리였다. 월드비어어워드(World Beer Awards(WBA))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스타우트’ 역시 구수한 옥수수향이 비강에 퍼지는 맛의 신세계의 보여 주었다. 유자가 들어간 에일의 향긋함은 오래도록 혀끝에 남아 있다. 유자는 미노지역의 특산물로 미노 맥주에 개성을 더하는 중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안주로 판매하는 소시지에도 유자껍질을 넣어 느끼함을 줄였다. 한 입 베어 물면 육즙 사이로 유자 알갱이가 같이 톡톡 터진다. 천연 무농약 유자를 사용해 직접 만든 폰즈까지 팔 정도다. 

낮술에 나른한 햇살까지 더해지면 마음은 한없이 관대해진다. 빈손으로 떠날 수는 없다. 미노 맥주는 오사카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효모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병입한 맥주들이라 다른 맥주에 비해 더욱 진하고 향긋하다. 색색의 라벨로 구분해 놓은 병맥주가 너무 무겁다면, 미노에 많이 산다는 원숭이를 익살스럽게 그려 넣은 맥주잔이나 스티커, 가방 등의 소품을 노려 보자. 미노까지가 멀다면 오사카 시내 우메다와 덴마에 있는 직영점 비어밸리(Beer Valley)에 가면 된다. 
 
주소: 3 Chome-14-18, Makiochi, Minoh-shi, Osaka
전화: +81 72 725 7234  
가격: 유자소시지 350엔, 치킨 가라아게 550엔, Beer Pint(약 500cc) 830엔, 병맥주 380엔  
운영시간: 11:00~21:00(목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inoh-beer.jp 
 
글 최아름
글 오사카 원정대  사진 오사카 원정대,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오사카시 www.osaka-info.j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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