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골프] 궁극의 힐링, 사우스케이프 스파&스위트

트래비기자     작성일제300호(2017.02) 댓글0건
 
최종원의 코스 산책
US-GTF 티칭프로
골프&트래블 칼럼니스트

남해의 아름다운 해안 마을에 4,000억원 이상이 들어 간 골프 코스가 있다. 로비에는 영국 작가 톰 프라이스Tom Price의 멜트다운 체어가 놓여 있고 프론트에 있는 의자도 이탈리아 브랜드 ‘B&B Italia’의 엔리코 마로네 신차노Enrico Marone Cinzano의 작품이다. 호텔의 리니어 스위트룸마다 놓여있는 소파는 모두 프랑스 명품가구 브랜드 리네 로제Ligne Roset의 제품이지만 어느 것 하나 튀는 법이 없다. 

클럽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여느 프라이빗 골프장처럼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은 클럽하우스는 특이하게도 네모난 천정으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오픈 로비를 통해 그 웅장함을 대신하고 있다. ‘하늘을 담은 클럽하우스!’ 이보다 더 높고 웅장한 클럽하우스가 있을까? 골프 코스 반대편 언덕에 자리한 빌라들도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각기 다른 설계로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건축물의 아름다움은 아름아름 알려져 최근 개봉한 영화 ‘공조’를 비롯해 각종 CF나 화보 촬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우스케이프는 타임(TIME), 시스템(SYSTEM), 마인(MINE) 등 토종 패션브랜드를 키워온 한섬 정재봉 회장의 작품이다. 무심한 듯 놓여있는 작품과 자연과 어우러지는 클럽하우스는 사우스케이프가 추구하는 가치를 우회적으로 대변하는 듯하다. 패션인은 남해에 어떤 옷을 입히고 싶었을까?
 

1번홀 바다와 맞닿은 대장정의 시작

사우스케이프 대장정의 시작이다. 그린까지의 내리막도 심하지만 페어웨이의 폭도 좁고 바다와 맞닿은 홀이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첫 홀이지만 편안함이란 없다. 다만, 자연과의 동행이라 생각하고 바람의 결을 인정하는 힘을 뺀 티샷이 요구된다. 세컨샷 지점에서 그린까지는 150m 안팎… 내리막 공략에서는 지면의 경사와 몸의 기울기를 일치시켜주는 것부터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탑핑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찰랑거리는 남해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의 그린에서는 다시 뒤를 돌아보지 말 것. 너무 아름다워서 다음 홀로 넘어가기 싫어질 수 있다.  
 
5번 홀 세컨 샷이 승패를 가르는 Par5   

이제 슬슬 카일 필립스의 코스전략에 대해 알아나가는 과정이지만, 눈앞의 풍광 때문에 공략이 가능할까 싶다. 5번 홀은 세컨 샷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서 그린 안착률이 판가름 날 수 있다. 티샷을 중앙에 잘 가져다 놓더라도 상당한 거리를 남겨놓기 때문에 투온을 노리기란 쉽지 않다. 우드를 잘 다루는 골퍼라면 가능한 우측으로 밀리지 않도록 최대한 멀리 보내야 한다. 세번째 샷을 하는 지점이 생각보다 낮은 지점이기 때문에 그린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4번홀 바다를 향한 내리막 파 3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의 7번홀처럼 바다를 향해서 내리막 샷을 하는 홀이다. 역시나 바다에서 밀어 붙이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클럽의 선택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린의 좌우측은 전혀 공간이 없고 게다가 전후방으로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공이 우측으로 밀려도 좌측으로 감겨도 무조건 30m 절벽으로 다이빙하는 난감한 상황이 기다릴 뿐이다. 
한 가지 더, 핀 포지션에 따라서 직접 핀을 공략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핀의 위치에 상관없이 무조건 그린의 중앙을 공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6번홀 사우스케이프의 절대 시그니처

소개를 안 할 수가 없는 사우스케이프의 절대 시그니처와도 같은 홀이다. 국내외 골프 코스의 순위를 결정하는 선정위원들이 세계 1위 코스인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의 코스가 연상된다고 할 정도로 다이나믹한 홀이다 아니, 어쩌면 그 홀보다도 더욱 의미가 있지 않을까? 우선, 블랙티는 200m 정도로 세팅이 되어있다. 블루티도 180m, 화이트로 와야 150m 정도 된다. 약간의 내리막을 고려해서 클럽을 선택하되 ‘리듬과 템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바다를 가로질러 150m 이상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몸을 경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샷을 하기 전에 충분한 자신만의 루틴으로 연습 스윙을 여러 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는 운에 맞기는 수밖에! 
전체적인 코스의 관리 상태는 물론 그린의 빠르기도 대회를 유치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코스 설계자인 카일 필립스의 작품 속에서 플레이하면서 느껴지는 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포용’이다. 바닷가에 조성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넓은 덕분인지 샷을 하다보면 페어웨이가 공을 받아주는 포근함을 많이 느낄 수 있다. 남성적이지만 세심한 마음의 젠틀맨처럼.  
 

바다를 볼 수 있는 홀이 11개…자연 그대로의 작품
 
사우스케이프 코스를 설계한 카일 필립스(Kyle Phillips)는 새로운 자연주의의 개척자이다. 기존의 자연 특징뿐만 아니라 그 위치와 역사에서 유래된 고유한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유럽피언 투어인 Alfred Dunhill Links Championship을 개최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의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18위), 프랑스 모르퐁테인 골프클럽(28위) 스페인 발데라마CC(43위) 등 세계 100대 코스 순위에 이미 여러 작품을 올리고 있는 링크스 골프코스 설계의 대가이다. 

사우스케이프는 그간의 작품을 뛰어넘는 듯하다. 18홀 중, 바다를 볼 수 있는 홀이 11개이고 바다를 따라 흐르는 홀이 6개, 바다를 건너서 그린을 공략해야 하는 홀이 4개나 된다. 우선적으로 남해의 바다, 섬, 산과 골짜기들이 어우러지는 이 코스는 억지로 만든 홀이 단 하나도 없다. 제한된 자연에 설계를 한 것이 아니라 설계된 대로 자연이 생긴듯하다. 페어웨이는 캔터기블루, 러프는 귀신의 풀이라고 하는 페스큐, 그린은 벤트그라스로 식재돼 있다. 감탄사를 연발 할 수밖에 없는 코스 관리상태는 오너가 이 코스에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를 단번에 보여 준다. 
위치: 경남 남해군 창선면 흥선로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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