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 크루즈 타고 흘러간 장강 640km

트래비기자     작성일제300호(2017.02) 댓글0건
중국 장강 삼협 크루즈 여행①강 위에 몸을 맡기고
 
중국인에게 삼협(三峽)은 자부심이다. 예로부터 중국을 대표하는 절경이었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빚어 냈다. 삼협은 구당협(瞿唐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의 세 개의 협곡을 말한다. 고궁이라 불리는 베이징의 자금성이 찬란했던 시대의 빛바랜 유산이라면, 삼협은 수억의 시간을 온몸으로 흘려보내며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중화의 원천이다. 양자강은 그 협곡들을 가로질러 더 넓은 땅으로 나아가 풍족한 대륙의 역사를 키워 낸 젖줄이 됐다.
 
1만2,000톤의 크루즈를 타고 바라보는 구당협. 쓰촨성 충칭에서 시작된 리버크루즈는 장강을 따라 640km를 흘러 세 개의 협곡을 통과한다
 
 
양자강,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그 강은 이름이 많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양쯔지앙(陽子江)’이라지만, 실상 중국인들은 이 강을 ‘창지앙(長江)’, 우리 식 발음으로는 ‘장강’이라고 부른다. 티베트 고원에서 시작해 대륙을 휘돌아 가로질러 상하이 앞바다로 흘러 나아간다. 제 몸을 바다에 부딪혀 찬란하게 부숴 낼  때까지 한 길을 따라가는 대장정은 그 길이만 무려 6,300km다. 장강 삼협 크루즈는 이중에서도 쓰촨성 충칭부터 후베이성 이창까지 약 640km 구간을 흘러가는 여행이다.

정해진 구간 안에서 여행의 끝은 다음 여행의 시작으로 이어지며 쉼 없이 돌고 돈다. 흘러내려가 닿은 곳에서 배는 새로운 여행객을 품어 올린다. 머리만 돌리면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다. 물살에 몸을 맡기고 흘러내려가거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우리가 타기로 한 배 역시 그렇게 쉼 없는 여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 배의 이름은 양쯔골드7호. 1만2,000톤급이지만 수용인원이 450명에 달한다.
 
내부에 상주하는 크루들만 150여 명이다. 내부에는 상점부터 일반 식당, VIP식당과 각종 오락시설들이 구비돼 있다. 객실도 수준급이다. 방 하나당 13m2(약 4평) 정도인 오션크루즈에 비해 리버크루즈는 23m2(7평)에 달하는 공간을 내준다. 객실 내 시설도 어지간한 호텔과 비교해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방마다 발코니가 있어 언제든 방 밖의 세상을 둘러볼 수 있다는 건 값 비싼 오션크루즈에서 쉽게 누리기 어려운 호사다. 

배에 몸을 실은 것은 늦은 밤이었다. 어둠이 깊고 강은 소리 죽여 가야 할 길에 골몰하지만, 대도시 충칭의 밤은 여전히 화려했다. 그 불빛들을 뚫고 배가 육지를 떠났다. 배는 물을 밀어내며 칠흑 같은 어둠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멀리 물안개만 자욱하고, 점점이 띄워 놓은 파란 불빛들이 이따금씩 출렁이며 배가 가야 할 길을 알려 줄 뿐이다.
 
장강 삼협 지역은 1년 중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80일 정도에 불과하다
조타실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희끄무레하다. 선원들은 몇 개의 레이더와 항법장치, 그리고 자신의 눈에 의지해 배를 밀어내고 있다. 충분히 안심해도 될 만큼 그들의 머릿속에는 강의 지형지물이 또렷이 각인돼 있다
 
▶tip
 
리버크루즈란? 
몇 만톤씩 나가는 오션크루즈와 달리 리버크루즈는 1~2만톤급으로 제한된다. 장강에 몸을 띄우는 크루즈 중 가장 큰 규모는 1만7,000톤급이다. 배의 무게를 그 정도로 한정지어 놓은 이유는 삼협댐의 5급 갑문(다섯 차례에 걸쳐 댐 하류로 내려가는 갑문)의 수용 한계 때문이다. 갑문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가 1만9,000톤이고, 안전을 위해 1만7,000톤급으로 무게를 제한하고 있다. 
 
크루즈 안에서는 뭘 하지? 
크루즈 여행을 하는 3박 4일간 매일 저녁 리셉션과 쇼가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승무원들이 직접 공연하는 쇼는 꽤 볼 만하다. 장강 유역의 역사와 유명 설화들을 춤으로 풀어내는데, 수준급이다. 이 외에도 선장이 주최하는 환영만찬과 환송만찬 등이 펼쳐지는데, 가벼운 음료와 먹을 것이 제공된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이 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다. 게임의 결과에 따라 경품도 주어진다.
 
삼협 중 하나인 구당협 풍경
 
 
두보의 시 ‘구당양애(瞿塘兩崖)’
 
三峽傳何處, 雙崖壯此門
入天猶石色, 穿水忽雲根
猱玃須髯古, 蛟龍窟宅尊
羲和冬馭近, 愁畏日車翻
 
삼협은 강을 사이하여 바위 벼랑이 높이 솟아 두 문처럼 보이고 하늘과 물이 온통 돌뿐이다. 수염 긴 원숭이들이 살고 있고 용이 서린 듯한 물속 굴도 저 높은 곳에 보이니 그 벼랑이 높으며 물 또한 그 위에서 흘러내린다. 때는 겨울에 접어드니, 해를 보기가 더욱 어렵게 되리라. 
 
▶TRAVEL INFO
 
AIRLINE
장강 삼협 크루즈를 타기 위해서는 먼저 충칭시로 이동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충칭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아시아나항공과 중국국제항공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동절기의 경우 화, 수, 토, 일요일 주 4회 출발하며, 하절기에는 매일 운항한다. 국제항공은 매일 1회씩 비행기가 편성돼 있다. 비행시간은 약 3시간  30분.
 
 
FOOD
쓰촨의 매운맛, 훠궈(火鍋)

쓰촨성은 매운 요리로 유명한 지방이다. 전 세계적으로 쓰촨의 매운 맛은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훠궈다. 이미 10년여 전부터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을 했던 터라, 훠궈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많다. 하지만 쓰촨 본토에서 먹는 훠궈의 맛은 더 특별하다는 거. 특히 탕에서 건져 낸 고기나 채소를 찍어 먹는 장부터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땅콩장을 선호하지만, 쓰촨사람들은 기름장을 더 좋아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쓰촨요리의 매운 맛을 일컬어 ‘마라(痲辣)’라고 부른다. 입 안을 마비시키는 매운 맛이라는 뜻인데, 그 비법은 산초다. 산초의 기름이 매운맛의 뒤끝을 잡아당기면서 더욱 화끈한 효과를 주는 것. 쓰촨성 여행을 떠났다면 훠궈만큼은 꼭 먹어봐야 한다.
 
 
충칭의 또 다른 별미, 궁바오지딩(宮保鷄丁)
쓰촨요리라고 하면 흔히 훠궈, 마파두부, 탄탄면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쓰촨을 대표하는 요리 궁바오지딩이 빠지면 섭섭하다. 궁바오지딩은 땅콩과 닭, 파 등을 넣고 맵게 볶아낸 요리다. 이 요리는 쓰촨과 산둥, 꾸이저우 등의 지역에도 존재하고 그 요리법도 서로 다르지만, 그중에서도 쓰촨식이 가장 유명하다. 궁바오는 이 요리를 만들었던 용감한 청나라 관리 정보정을 이르는 것으로, 그는 서태후 당시 악덕 환관이었던 안덕해를 처단해 백성들의 칭송을 들었던 인물이다. 지(鷄)는 닭, 딩(丁)은 깍둑썰기로 만든 요리라는 의미다. 맵고 짜고 단맛이 나는 요리에 땅콩의 고소한 식감이 더해져 풍미를 돋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정태겸  에디터 고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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