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 Paro 도출라 고개를 넘어 한밤에 닿은 파로는 가도가도 닿지 못할 것처럼 멀리 있었다. 외딴 산 속에서 빛을 발견한 것마냥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을 때도, 차를 타고 도착했을 때도 안도감이 몸을 휩쓸었다. 파로는 관문의 도시였다. 엄두도 안나는 길을 사람들은 멀리서 와서 멀리로 걸어간다 부탄의 대표적인 사원이자 관광지이기도 한 탁상곰파. 절벽에 놓여 있는 절은 결국 제 발로 걷지 않으면 닿을 수 없다 ●억겁의 시간을 쌓아엄청난 무게였다. 한 발짝 발을 내딛는 데도 발밑에 땅이 끌려오는 듯. 탁상곰파(Taksang Gompa)를
푸나카 Punakha 분지인 푸나카는 푸근한 기온이 감도는 온화한 땅이었다. 널찍히 흐르는 강을 끼고서 길은 이쪽저쪽으로 둥글게 휘어졌다. 팀푸 이전 옛 수도였던 푸나카는 예전의 명성을 드러내 자랑하지는 않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법했다. 푸나카종과 어머니강. 푸나카종은 부탄 내 20여 개 종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종으로 꼽힌다 활쏘기를 즐기는부탄 사람들. 정적 가운데서 활이 날아가고 점수판이 넘어간다 푸나카종의 다리를 건너가는 노승의 뒷모습 ●삽화인 듯, 푸나카는 아름다워이것은 엽서가 아니지만, 혹 푸나카종(Punakh
왕디 Wangdue 언덕에서는 촛불 화재로 전소돼, 현재 재건 중이라는 왕디종(Wangdue Dzong)이 내려다 보였다. 시골마을의 비포장도로를 달려본 것이 언제더라.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게 됐을 땐, 없어진 것들에 대하여, 혹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 녜젤강라캉의 안마당. 수백년의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풍경이다 왕디의 가파른 언덕을 누비는 아이들. 차창 밖으로 던진 인사에 환한 얼굴로 화답하곤 했다 ●다시 태어나고야 말았다는 소식군데군데 깊은 웅덩이가 파인 흙길을 자동차가 뒤뚱뒤뚱 올라간다. 여
비로소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겠다. 문자가 백지를 앞으로 앞으로밀어내며 나아갈 때, 행간이 만들어 내던 고요한 한 순간. 그 순간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부탄의 밀언이 전해지기까지, 몰랐던 것이다. 부탄 최대의 승가대학인 데첸포당. 부탄 어디에서나 마니차 옆에는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옹기종기 앉은 어린 동자승들이 법전을 왼다팀푸 Thimphu 2,300m, 발 딛고 서 본 적 없었던 높이다. 부탄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인 팀푸는 붐비는 듯하다가도 한가해지고, 도심에 있는 줄 알았다가도 금방 외곽이었다. 길을 따라 펄럭이는 타르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