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호찌민은 11월부터 4월까지 건기 시즌이었다. 기온으로 치면 30도 안팎, 한여름인데 습하지 않으니 좀 걸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두 차례 비가 쏟아져도 잠시 피하면 그만이다. 호텔을 나서자마자 꼬리가 보이지 않는 오토바이 행렬이 베트남에 닿은 것을 실감케 했다. 그럼에도 이전의 호찌민과는 달랐다. 쉴 새 없이 울리던 오토바이 경적과 땅을 울리는 듯한 엔진 진동이 확실히 덜했다.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베트남에도 꽤 오랜 기간 봉쇄·이동 금지·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코로나 방역 조치가 잇따랐다. 그에 따른 경기 침체와 고
오토바이 바퀴가 굴러간다.마음에 진한 자국이 남았다. ●끈적하고 아찔했던 저녁미키, 그녀의 이름이었다. 미키마우스 할 때 그 ‘미키’라고, 퍽 외우기 쉬운 이름 아니냐며 그녀는 해맑게 웃어 보였다. 난, 그렇게 그녀의 미소에 완전히 속았다. 오후 다섯 시. 분노의 질주가 시작됐다. 베트남 호찌민 시내는 소리로 가득했다. 빵, 빵빵, 때때로 빠앙. 2초 간격으로 클랙슨은 쉴 틈 없이 울렸다. 배기통에서는 덜덜거리는 불안정한 소리가 났다. 매연으로 탁하고 매캐해진 공기는 애교였다. 도대체 몇 대의 오토바이가 있는지 가늠도 안 되는 도로
Ho Chi Minh붉은 더위가 훅 끼쳐 왔다. 해가 저물어 가고 있음에도 끈적하게 들러붙는 열기가 쉬이 가시지 않는다. 같은 베트남이어도 역시 남쪽은 남쪽이었다. 북쪽의 하노이와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캄보디아 국경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몸이 먼저 느끼고 있었다. 호찌민의 아침은 여느 대도시와 다르지 않지만 느긋함이 배어 있다호찌민은 과거 사이공이라 불리던 도시로 베트남의 경제중심지이자 상업도시다. 함께 다니던 베트남 현지 가이드 토니는 이곳에 여전히 미국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프랑스인들에 의해 전형적인 식민도
●무지개 매력을 품은 휴양지 다낭Da Nang 베트남 대표 럭셔리 휴양지, 다낭. 그러나 해안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더 다채로운 매력의 여행지들이 얼굴을 내민다. 옛 항구 도시와 산 정상의 테마파크, 신비로운 대리석 산까지. 베트남 중부에 자리한 다낭.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을 품은 휴양도시다. 하지만 다낭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식료품과 의류, 신발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한 마켓. 현지인과 여행자들의 즐거운 쇼핑 공간이다 베트남의 한강을 산책하다깨끗하고 깔끔한 다낭 시내는 강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③Ho Chi Minh익숙하지만 낯선 아름다움으로“새롭게 호치민” 노트르담성당은 호치민 최고의 랜드마크다 종교로 새롭게 보는 호치민마지막 일정. 호치민은 어느 정도 익숙한 도시였기 때문에 조금 색다른 관점으로 여행 코스를 정했다. 바로 종교를 중심으로 한 것. 오래 전부터 베트남에 이어져 오던 불교, 16세기 무렵 프랑스 사제로부터 전파된 가톨릭, 도교와 유교 등이 함께 영향을 준 토속신앙의 주요 장소를 찾아보며 다양성의 호치민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러니까 간절한 모습의 사람들에게서 현재의 호치민을 보고 싶었던 것이고, 그것은 가
베트남의 영웅 호치민을 만나다 호치민 박물관 Hu Luu Niem Bac Ho ⓒ트래비1. 호치민 동상이 서 있는 인민위원회 청사 앞2,3. 호치민 박물관 내부와 외관사이공강과 벤 응에(Ben Nghe)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호치민 박물관은 원래 1862년 프랑스 선박회사(Messageries Maritimes)의 사무실로 지어졌다. 초기 용도는 회사 지배인의 주거지이자 승선 매표소. 지붕에 두 마리의 용이 조각되어 있어 드래곤 하우스(Dragon House), 베트남어로는 나 롱(Nha Long)이라고도 불린다. 191
베트남에 대한 고정관념을 모두 떠나 이제부터 베트남의 문화, 전통 그리고 현재를 아우르는 ‘호치민’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하루는 마냥 게으르게 프랑스풍의 카페들을 전전하며 혼잡한 도시로부터 피신을 감행했다. 또 하루는 전쟁 박물관에 들렀고 내친 김에 호치민 박물관과 역사 박물관까지 돌아보았다. 베트남 사람들의 무뚝뚝함과 끈질김과 근면 성실함이 그 역사로부터 이해되기 시작했다. 마지막 하루는 쇼핑에 ‘올인’했다. 동 코이(Dong Khoi) 거리를 중심으로 거리 곳곳을 샅샅이 돌며 멋스러운 베트남 디자이너의 감각을 탐닉했다. 그런
쉽게 말하자면, 한국에 ‘신포만두’, ‘김밥천국’ 등의 체인점이 있듯 베트남 역시 가볍고 쉽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체인점들이 꽤 여럿 있다. 특히 베트남의 체인점들은 대부분 여행자나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산뜻하고 깨끗한 분위기가 단연 돋보인다. ⓒ트래비 ㅣ (왼쪽부터) 랩앤 롤, 포 24의 쇠고기 쌀국수, 포 2000 랩 앤 롤 Wrap & Roll 랩 앤 롤의 베트남식 이름은 ‘Mon Goi & Cuon Viet’이다. 그러고 보니 ‘수도 없이 먹어 온 고이꾸온이란 싸서 돌돌 말아서 즐기는 요리가 아니었던가.’
호치민에서 바와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와 펍, 클럽 등을 이용하는 4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것은 많고 많은 곳들 중에 에디터가 테마를 잡아 소개할 뿐이니, 동코이 거리를 중심으로 마음에 드는 카페나 고급 레스토랑, 아니면 사람들로 항시 북적이는 길거리 음식점도 눈여겨보며 무턱대고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도전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거리 노점부터 파리 못지않은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이 있는 호치민, 쌀국수를 300원에 먹을 수 있고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온갖 다양한 디저트가 가득한 호치민을 만나고 있으니까. 프랑스의 영향
메콩 델타 투어 Me Kong Delta Tour ⓒ트래비.(上) 아오바바를 입은 아낙이 노를 젓는 나룻배를 타고 메콩강 지류의 밀림을 헤치며 항해하는 메콩델타투어는 색다른 운치가 있다.(下) 2명에서 4명의 승객을 나룻배에 태우고 몇 분간 노를 저어가다 메콩 델타 유역의 주민들의 집을 방문해보기도 하고 사찰에 들러 그 문화를 체험해보기도 한다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까지 오는 장장 4,500km의 메콩 강은 그 의미 자체가 ‘강줄기가 여럿 합쳐졌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인도차이나의 젖
호치민시에 여행자가 방문하기에 적합한 시장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 유명한 벤 탄(Ben Thanh) 시장과 도매 시장 격인 빈 떠이(Bihn Tay) 시장. 살 수 있는 물건은 대동소이하다. 추천하는 사람이 감히 속단해 추천할 수 없는 것이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벤 탄 시장이 취향에 더 맞을 수도, 빈 떠이 시장이 더 맞을 수도 있기 때문. ⓒ트래비(왼쪽 상단부터 오른쪽으로) 도매 시장인 빈 떠이 시장/ 어린이용 아오자이의 경우 4~6$ 빈 떠이 시장 Cho Binh Tay 중국양식의 큰 건축물 정면에 시계탑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