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 하면 이탈리아, 그리스의 어느 항구에서 떠나는 커다란 배를 떠올렸다. 부산과 속초를 모항으로 한 ‘코스타 빅토리아호’를 타 보기 전까지는. 야외 풀에서의 망중한, 선장이 여는 칵테일 파티, 레스토랑에서의 만찬, 밤늦도록 이어지는 라스베이거스식 공연까지 속초에서 출발해 일본을 다녀오며 바다 위의 호사를 맘껏 누리고 나니, 멀게만 느껴졌던 크루즈 여행이 한결 가깝게 다가왔다. 바다 위의 이탈리아라 불리는 코스타 크루즈가 망망대해 위로 나아가고 있다 속초항에 7만5,000톤급의 거대한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정박한 모습 ●속초항
●Outside of Nan 난 시내에만 있어도 할거리가 넘치지만 외곽투어는 여행의 색을 더욱 다채롭게, 신나게 만든다. 염정에서 전통 방식으로 소금을 지으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마을 보클루아, 느리고, 자연에 가까운 시간을 갖기 좋은 푸아 등을 연계하면 난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태국 사람들이 보클루아에 가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휴양을 위해 그리고 이 오래된 소금 채취 마을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보클루아에서는 여전히 전통방식으로 소금 우물에서 소금을 채취한다 보클루아에 사는 라우족의 전통 가옥 형태도 구경할 수 있다 소금을 지
●Art & Drink 무엇을 상상하든 기대 이상! 난을 너무 얕잡아봤던 것 같다. 특히 난에서 뭔가를 먹을 때 가장 호들갑스럽게 놀랐다. 국수를 먹든, 분위기 멋진 강가 식당에서 밥을 먹든, 카페를 가든 어느 곳에서나 기대 이상의 수준에 쾌재를 불렀으니 말이다. 난에서 가장 세련된 수리야 가든 레스토랑(Suriya Garden Restaurant)문화적인 다양성에 비해 ‘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난의 식당과 카페들은 분명 특별하다. 대표적인 곳이 수리야 가든 레스토랑. 거대한 메인 홀이 있지만 날이
왓푸민의 벽화 ‘속삭임(The Whisper)’은 난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태국 어딘가에서도 분명 봤을 법한 남자와 여자는 난의 어디를 가도 등장한다. 아직까지 여행자에게 낯선 이 도시, 여자에게 다가가 밀담을 속삭이는 그 남자처럼 나는 말하고 싶다. “쉿, 이 근사한 여행지는 너한테만 살짝 알려 줄게.” 난을 상징하는 왓 푸민의 벽화 ‘속삭임’, 이 그림과 이 그림을 응용해 만든 다양한 아이템은 난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다 일명 ‘실버 템플’이라 불리는 눈부신 왓 밍무앙 작은 사원인 왓 푸민은 벽화 ‘속삭임’ 하나로 난 시내
파로 Paro 도출라 고개를 넘어 한밤에 닿은 파로는 가도가도 닿지 못할 것처럼 멀리 있었다. 외딴 산 속에서 빛을 발견한 것마냥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을 때도, 차를 타고 도착했을 때도 안도감이 몸을 휩쓸었다. 파로는 관문의 도시였다. 엄두도 안나는 길을 사람들은 멀리서 와서 멀리로 걸어간다 부탄의 대표적인 사원이자 관광지이기도 한 탁상곰파. 절벽에 놓여 있는 절은 결국 제 발로 걷지 않으면 닿을 수 없다 ●억겁의 시간을 쌓아엄청난 무게였다. 한 발짝 발을 내딛는 데도 발밑에 땅이 끌려오는 듯. 탁상곰파(Taksang Gompa)를
푸나카 Punakha 분지인 푸나카는 푸근한 기온이 감도는 온화한 땅이었다. 널찍히 흐르는 강을 끼고서 길은 이쪽저쪽으로 둥글게 휘어졌다. 팀푸 이전 옛 수도였던 푸나카는 예전의 명성을 드러내 자랑하지는 않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법했다. 푸나카종과 어머니강. 푸나카종은 부탄 내 20여 개 종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종으로 꼽힌다 활쏘기를 즐기는부탄 사람들. 정적 가운데서 활이 날아가고 점수판이 넘어간다 푸나카종의 다리를 건너가는 노승의 뒷모습 ●삽화인 듯, 푸나카는 아름다워이것은 엽서가 아니지만, 혹 푸나카종(Punakh
왕디 Wangdue 언덕에서는 촛불 화재로 전소돼, 현재 재건 중이라는 왕디종(Wangdue Dzong)이 내려다 보였다. 시골마을의 비포장도로를 달려본 것이 언제더라.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게 됐을 땐, 없어진 것들에 대하여, 혹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 녜젤강라캉의 안마당. 수백년의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풍경이다 왕디의 가파른 언덕을 누비는 아이들. 차창 밖으로 던진 인사에 환한 얼굴로 화답하곤 했다 ●다시 태어나고야 말았다는 소식군데군데 깊은 웅덩이가 파인 흙길을 자동차가 뒤뚱뒤뚱 올라간다. 여
비로소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겠다. 문자가 백지를 앞으로 앞으로밀어내며 나아갈 때, 행간이 만들어 내던 고요한 한 순간. 그 순간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부탄의 밀언이 전해지기까지, 몰랐던 것이다. 부탄 최대의 승가대학인 데첸포당. 부탄 어디에서나 마니차 옆에는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옹기종기 앉은 어린 동자승들이 법전을 왼다팀푸 Thimphu 2,300m, 발 딛고 서 본 적 없었던 높이다. 부탄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인 팀푸는 붐비는 듯하다가도 한가해지고, 도심에 있는 줄 알았다가도 금방 외곽이었다. 길을 따라 펄럭이는 타르초의
타이완 산림 깊숙이 묻혀 있는 원시의 어느 객지를 찾아갔다. 그곳은 객가(客家)족이라 불리는 소수 이민족들이 일궈낸 터전이자 그리운 이방인들의 고향. 모두의 향수가 짙게 서린 그 땅, 그 둔덕에는 하얀 오동나무 꽃이 듬성듬성 피어 있었다. 난좡 옛거리 예술 공방에 매달린 까치 공예품들 쉐진차당의 풍경. 창밖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3번 국도 따라 떠난 ‘슬로 낭만 여행’ 산 넘고 고개 넘어 타이완 땅에 뿌리내린 객가 소수민족. 약 200년의 개간을 통해 다채롭게 꽃피운 이들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3번 국도를 따라 천천히 여행하길
방콕의 숙소 목록을 살피던 중눈에 확 들어오는 그곳으로 정했다. ‘언제 또 이런 펜트하우스에서 살아 볼까’ 하는 마음으로. 방콕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펜트하우스의 침실 호스트 빠사꼰. 직업이 무려 4개인 그에게 취업난은 그저 남의 나라 얘기였다 자쿠지는 최고의 안마사였다. 낮 동안 지친 몸을 뉘이면 뭉친 근육들이 사르르 녹았다 지난 1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5월의 황금연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방콕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7일간의 여행 기간. 방콕을 보다 깊게 느끼기 위해 숙소는 고민할 필요도 없
17세기 하이쿠의 대가 고바야시 잇사, 를 쓴 독일의 동화 작가 미하엘 엔데, 의 작가 이와사키 치히로는 모두 시나노마치에서 여생을 보냈다. 그들은 왜 산으로 둘러싸인 일본의 작은 마을, 시나노마치로 향했을까? 일본 중부의 작은 마을 시나노마치 건강 여행의 성지로 주목받는 시나노마치‘시나노마치’라는 발음이 입에 붙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시나노마치는 일본 열도 나가노현과 니가타현의 경계에 위치하는 작은 마을이다. 일본 열도 전체로 보면 딱 정중앙으로, 수만년 전 융기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웅장한 산
여행지에선 늘 그 지역 술을 마신다. 푸른 하늘 아래 쭉 들이키는 맥주 한잔, 찰랑이는 와인 너머로 바라보는 풍경이 여행할 ‘맛’을 나게 한다. 그러는 사이 맥주와는 막역한 사이가 됐다. 와인과도 제법 가까워졌다. 하지만 사케와는 여전히 서먹했다. 그래서 간사이로 떠났다. 오직 사케의, 사케에 의한, 사케를 위한 여행을. 노벨상 사케로 이름난 고베 슈신칸 양조장의 다양한 사케들 ●travel for SAKE in KANSAI 정종 한잔? 정종은 사케의 여러 상표 중 하나흔히 말하는 정종(正宗, 마사무네)은 일제시대 때 한국에 공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