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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 쓰시마 맛기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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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 맛기행

신선한 바다 내음을 코앞에 두고 바다의 맛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쓰시마에도 어부들이 발견해 낸 독특한 생선요리들이 많은데, 이곳의 향토음식을 먹어 보지 않았다면 “나 쓰시마에 다녀왔다”는 말은 잠시 주머니 속에 넣어두도록 하자.

신선함을 먹는다 이시야키(石燒)

갓 잡아 올린 생선과 조개는 그 신선함만으로도 이미 제 역할을 다한다. 돌에 구웠다고 해서 ‘돌 구이’라는 정직(?)한 이름을 가진 ‘이시야키’ 요리는 어부들이 해변에서 갓 잡은 해산물을 모닥불로 달군 돌 위에서 구워 먹은 것에서 시작된 쓰시마의 향토음식이다.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하는 커다랗고 둥글납작한 돌 앞에 회로 먹어도 좋을 법한 저민 생선과 조개류, 제철 야채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 접시만을 본다면 소식(小食)을 한다던 그 일본인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푸짐하다. 돌을 데우는 데만도 30분은 족히 걸리니 예약은 필수, 식탁에 자리하고 다시 한번 돌을 데우는 동안 새콤하게 양념한 쓰시마산 문어와 각종 회는 서비스다.

적당히 돌이 데워지면 버섯과 야채, 생선 등을 기름에 담갔다가 돌 위에 올린다. 살짝 익힌 후 양파, 술, 간장 등으로 감칠맛 나게 만든 소스를 찍어 한입에 넣으면 입 안에 신선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쓰시마 거친 바다에서 자란 소라구이도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1인당 2,500엔 선.



3대를 거쳐 내려온 전통 카스마키(かすまき)

카스마키는 카스테라의 ‘카스’와 ‘말다’라는 뜻의 일본어 ‘마키(まき)’가 합쳐진 일본식 빵 이름이다. 쓰시마 이즈하라에는 3대에 걸쳐 카스마키를 만들어 팔고 있는 집이 있는데, 이미 한국 TV방송에도 몇 번 얼굴을 비춰서인지 가게 입구부터 눈에 익다. 사실 이 집 카스마키라고 별다른 것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널따란 틀에 카스테라를 굽고, 그 위에 팥소를 아끼지 않고 올린 후 돌돌 말아낸 빵에 불과할 뿐인데, 다른 곳에서는 이 맛이 안 난다니, 3대를 거치면서 쌓은 내공이 느껴진다. 

카스마키집 에사키 야수히라 할아버지는 18살부터 아버지께 배운 카스마키를 50년간 만들어 온 장인. 진짜 맛있는 카스마키를 맛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빵 굽는 시간에 맞춰 카스마키 가게로 가보도록 하자. 따뜻하게 구운 카스테라에 달달한 팥소를 올려 막 말아 나온 카스마키에서는 하얀 김과 달콤한 향이 솔솔 올라온다. 늦잠을 자면 언제나 즐거운 볼거리를 놓치는 법. 할아버지의 기분을 잘 맞춘다면 카스마키 만드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야수히라 할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는 한국말과 한글도 배워 떠듬떠듬 의사소통도 어지간히 되는 편이다. 한글을 배우면서부터는 ‘카스마키’라는 글자를 문 앞에 써 붙여 놓았단다. “안녕하세요, 카스마키 집입니다”라는 한국어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섬마을 보양음식 이리야키(いりやき)

가을바람이 서늘한 게 벌써 겨울이 한층 다가온 듯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보양음식. 이번엔 쓰시마의 대표 향토 전골요리 ‘이리야키’를 소개한다. 

쓰시마 토종닭과 제철 어류를 우려 진한 맛을 낸 육수에 쓰시마 특산품인 표고버섯과 각종 야채, 메밀국수 등을 넣고 시원하게 한 사발 말아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목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이리야키도 강한 양념을 사용하지 않고, 간장과 소금 등으로 적당히 간을 해 전골요리이면서도 정갈한 맛이 특징이다. 쓰시마에서 나는 온갖 재료가 들어가니 쓰시마의 산해진미를 한 가지 음식에서 맛볼 수 있는 방법이다.

쓰시마 야식 no.1 로쿠베

원래 예쁜 그릇에 다소곳이 담긴 면요리보다는 시장에서 할머니가 눈대중과 손짐작으로 육수에 말아 주는 못난이 국수에 군침이 꿀꺽 넘어가는 법. 

쓰시마에도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지만 먹을수록 구수한 맛이 일품이라 저절로 손이 가는 음식이 있다. 쓰시마 특유의 보존식으로 고구마를 잘게 부숴 발효시킨 후 다시 물로 씻어 전분과 섬유질을 뽑아 면으로 만든 ‘로쿠베’가 그것인데, 산지가 90%인 쓰시마에서 양식을 저장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렇게 고구마로만 만든 면은 길게 뽑히지 않고, 손가락 반 마디 정도로 끊어져 뜨거운 장국 속에 바로 담기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구수한 맛이 우리 입맛에 딱이다. 면발이라고는 하지만 워낙에 짧아서 숟가락으로 떠먹는 게 더 편한데, 쫄깃하고 두툼한 면발이 어느새 입 안으로 모두 빨려들어간다. 위에 부담이 없어서 야식으로,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좋지만 뭐니뭐니 해도 술 마신 다음날 쓰린 속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강력추천 ‘탱글탱글’  족발요리

쓰시마에서 ‘족발’에 대한 편견을 처음으로 깨뜨렸다. 족발 하면 양념에 푹 졸여 한 입 베어 물면 입술에 기름기가 흐르면서… 누구나 아는 당연한 ‘그 맛’을 생각하게 된다. 이제는 이곳에서 새콤·상큼한 콜라겐 족발을 먹어 보자. 이즈하라의 ‘아카초칭(赤ちょうちん)’이라는 음식점에서는 말랑말랑하고 탱글탱글한 족발을 맛볼 수 있다. 한국의 족발보다는 맑게 양념돼 나오는 이곳의 족발은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육질과 새콤한 소스가 특징이다. 한국인에게 딱 맞는 새로운 족발요리의 탄생이다. 주변의 모든 일행이 입에 넣자마자 탄성을 질렀으니 더 할 말이 없겠다. 가격도 650엔 정도로 야식에 최고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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