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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벳푸 ② 벳푸의 아기자기한 볼거리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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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온천이 좋다 해도 하루 종일 물 안에서만 놀 수는 없는 노릇. 남는 시간을 이용해 벳푸 시내의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다.

온천지 뒷골목 산책

다케가와라 온천에서 모래찜질을 한 다음에 주변의 골목들을 연결하는 온천 거리를 산책하면 어떨까?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기는 작은 식당이며, 동네 주민만 받는다는 간판도 없는 대중 온천, 역사 깊은 게스트하우스까지 만날 수 있다. 다케가와라 온천 거리, 소루바세오 긴자, 야요이 쇼핑 아케이드, 에키마에거리 등으로 이어지는데 굳이 거리 이름을 몰라도 산책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저 작은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꺾다 보면 어느새 벳푸 역이나 토키와 백화점이 나온다. 길을 찾기 힘들면 발밑을 보라. 벳푸 온천통(溫泉通)이라는 글자와 다케가와라 온천 모습이 새겨진 보도블록만 따라가면 다케가와라에 이를 테니까.

고토 온천 왼쪽으로 난 아주 작은 골목길을 빠져나가면 왼편에 ‘코카게’라는 간판의 숙소가 나온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일종의 게스트하우스. 저렴한 숙소를 찾는 이들에게 반가운 곳이지만 굳이 머물 생각이 없더라도 일부러 들러 볼 만하다. 1층 로비와 식당을 가득 채운 골동품이 멋지다. 오래된 LP, 등불, 일본 옛 인형, 옛날 사진 등 이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일본적인 물건들로 빼곡하다. 

아니면 해변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바닷바람이 온천욕으로 뜨거워진 볼을 시원하게 해준다.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바다 풍광을 감상하며 기분 좋게 거닐 수 있다. 다케가와라 온천에서 큰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바닷가다.


ⓒ트래비

1.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고카게 게스트하우스
2. 긴테쯔 벳푸 로프웨이를 타고 오를 수 잇는 시쯔루미다케 정상
3. 쯔루미다케의 신사
4. 긴테쯔 벳푸 로프웨이
5. 고카케 게스트하우스가 인접한 고토 온천

전망 좋은 긴테쯔 벳푸 로프웨이

벳푸의 뒤를 듬직하게 받쳐 주는 쯔루미다케산. 산의 정상 바로 아래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긴테쯔 벳푸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벳푸 시내를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다. 로프웨이가 건설된 것은 1962년. 당시로서는 고저차가 792.5m에 이르는 세계 제일의 로프웨이였다고 한다. 곤돌라 내부가 꽤 넓은데 한꺼번에 101명이나 탈 수 있다. 고원 역에서 출발해 정상까지는 10분, 그 사이에 벳푸 시내와 멀리 오이타시, 반대편으로는 유후인 지역까지 볼 수 있다. 

산 정상 역에 이르면 기념품 가게를 지나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바로 앞에 작은 신사가 있고, 그 오른쪽으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벳푸 시내 전망이 멋지게 펼쳐지는 전망대가 근처에 마련돼 있다. 하지만 1,000m가 넘는 고지대라 순식간에 안개에 휩싸이기도 하고, 구름 속에 갇혀 맑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망을 보지 못하는 때도 있다. 여름철에는 야경을 볼 수 있게 늦은 시간까지 로프웨이를 운행하기도 한다. 조금 더 올라가면 파노라마 레스토랑과 일곱 명의 신을 모신 칠복신 순례길을 지나 1,375m의 정상에 이르게 된다. 정상에는 일출 전망대도 마련돼 있다. 쯔루미다케 일대는 사계절 경치가 빼어난데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야경,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꽃이 아름답다. 여기서만 판매하는 특산 소주도 있다. ‘니토나나’라고 하는데 알콜 도수가 27도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 로프웨이 이용 가격은 편도 어른 700엔, 어린이 350엔. 운행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12월과 1월에는 오전 9시~오후 4시30분, 7월 하순~8월 하순에는 저녁 9시까지. 새해 첫 3일간은 새해 해맞이 특별편을 운행한다. 평일은 20분 간격, 주말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행. 로프웨이 고원 역은 벳푸 역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 0977-22-2278 
www.beppu-ropeway.co.jp 


ⓒ트래비

6. 죽세공전통산업회관
7. 대나무 공 만들기

벳푸 죽세공품도 유명

죽세공품전통산업회관은 아직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벳푸 죽세공은 14세기 말경 무로마치 시대 행상인의 바구니를 만들어 팔던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에도시대(17세기)에 벳푸로 온천욕을 하러 온 사람들이 대나무로 만든 부엌용품을 기념품으로 사 가면서 죽세공품이 지역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한다. 벳푸와 맞붙어 있는 오이타는 대나무 생산량이 전국 1위다. 그곳의 왕대를 주원료로 해서 다양한 종류의 죽세공품을 만들어내는 것. 전시실에는 아주 오래된 골동 죽세공품을 비롯해 장인이 만든 뛰어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눈에 띄는 전시품은 에디슨이 발명한 대나무 필라멘트를 사용한 백열전구.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가느다란 대나무 필라멘트에 전류가 흘러 불이 들어온다. 직접 대나무공예품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가는 대나무 줄기로 작은 공을 만들어 보는 체험인데 잡념 없이 손끝에만 집중하다 보면 10여 분 만에 완성할 수 있다. 

※ 죽세공전통산업회관 입장료는 고등학생 이상 300엔, 초등·중학생은 100엔. 체험 비용은 별도. 개관 시간은 오전 8시30분~오후 5시. 매주 월요일 휴관.

벳푸의 맛

벳푸에 가면 꼭 먹어 보세요

‘지옥’의 맛난 먹거리

지옥 순례의 또 다른 재미는 지옥 먹거리를 맛보는 것이다. 각 지옥마다 갖추고 있는 것은 온천 달걀. 바다 지옥 같은 경우엔 직접 지옥에 담가서 삶고, 온도가 충분치 않은 곳에선 온천수를 끓여서 삶는다. 삶은 달걀이 거기서 거기일 것 같지만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온천 달걀이 좋은 이유는 오래 둬도 맛이 그대로라는 것. 보통 삶아서 그냥 두면 노른자 가장자리가 푸릇푸릇하게 바뀌고, 흰자도 점차 단단해진다. 하지만 온천 달걀은 2~3일이 지나도 똑같이 노랗고, 하얗고, 맛도 일품. 온천수의 효과 때문이리라. 달걀 먹을 때 흰자는 소금을 조금 찍어서, 노른자는 간장에 찍어 먹는다. 

지옥에 따라 만두, 떡, 옥수수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가마도 지옥의 명물은 고구마떡.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간식으로 먹기에 그만이다. 목이 텁텁할 때는 옛날식 사이다인 ‘나무네’를 한 병 곁들일 것. 푸딩을 좋아하는 이라면 지옥 푸딩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달걀, 우유, 설탕만으로 만들어 온천수에 찐 것인데 부드럽게 살살 넘어간다. 하나로는 부족할 정도. 

아이스크림은 일본 어디를 가나 잘 만드는데 지옥에서도 지방 특산물을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 규슈 특산품은 카보스와 자몽. 특히 카보스는 새파란 귤처럼 생겼는데 맛은 아주 시큼하다. 카보스 아이스크림은 너무 달지 않고 상큼해서 어른들이 좋아할 맛. 자몽이나 딸기 아이스크림도 인기다.

벳푸식 칼국수 ‘단고지루’

단고지루는 벳푸와 오이타에서 즐겨먹는 면 요리. 넓적한 면이 얼핏 칼국수와도 닮았다. 국물은 미소된장으로 하는데 국물이 깔끔하다. 표고버섯과 채소를 푸짐하게 넣어 먹을 수도 있고, 저렴한 곳에서는 면만 넣어 주기도 한다. 바다 지옥 옆에 있는 우미 레스토랑이나 벳푸시내의 주요 온천에서 단고지루를 맛볼 수 있다. 

도리탱은 벳푸 고유의 음식은 아니지만 벳푸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요리다. 닭을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내 튀겨낸 것인데 살이 부드럽고 튀김옷이 고소해서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먹거리다. 도리탱은 간장을 기본으로 한 전용 소스에 찍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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