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열전 12탄 홍대 ② 청·각·만·족 - 음악이 공간과 만나는 근사한 오후
서울열전 12탄 홍대 ② 청·각·만·족 - 음악이 공간과 만나는 근사한 오후
  • 트래비
  • 승인 200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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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빠진 ‘홍대’는 사막처럼 무미건조하다. 병맥주에 마른안주를 패키지처럼 끼워 팔던 호텔 유흥문화로부터 선정적인 딱지를 떼어 낸 ‘클럽(Club)’은 그야말로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이 음악과 춤에 열광할 수 있는 건전한 취미요 사교의 장이 되어 왔다. 90년대 후반 흥행했던 테크노 음악의 중심에도, 힙합에 죽고 사는 프리스타일이 성행했을 때도 ‘홍대’는 밤마다 시끌벅적한 음악 속에 뜨거운 에너지를 분출했다. 그에 매달 셋째 주 금요일이면 티켓 한 장에 홍대의 모든 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사운드 데이(Sound Day)’가 이 땅, 인디 밴드들의 즐거운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홍대 앞 클럽들을 제하고 트래비가 깐깐하게 고른 곳은 단연 ‘사운드 카페’다. 차와 음악이 근사한 조화를 이루는, 예컨대 도토리로 구매 가능한 홈페이지 배경음악과 스타벅스의 소음 속에 뭉개지는 서글픈 팝과는 거리가 먼, ‘음악’이 중심이 되는 카페들이 이에 속한다. 이 공간들이 소음에 지친 도시인들의 청력에 잔잔한 위로가 되고, 유행가 가락처럼 진부해진 일상에 특별한 한 곡절 들려줄 수 있다면 그보다 정직한 소비가 또 있을까. 온전히 감상에 젖고 싶은 ‘내 두 귀를 위한’ 특별한 선물, 사운드 카페를 찾아 플레이 버튼을 누를 때다.

키핑해 놓고 듣는 나만의 앨범 쉬는 시간에


위스키나 양주처럼 자신의 CD를 키핑해 두고 듣는 재미는 어떨까. 사운드 카페를 표방하는 ‘쉬는 시간에’에서는 방문자로 하여금 음악을 트는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4년 전, 홍대 뒤편에 카페골목이 형성되기 전부터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 온 이곳은 300b 진공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가 둔한 도시인들의 청력을 자극한다. 하이오디오 장비를 판매하는 주인은 2개의 메인 스피커와 2개의 보조 스피커를 통해 사운드에 대한 섬세한 고집을 나타낸다. 게다가 작은 인테리어 소품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주인의 눈썰미는 공간의 미시적 즐거움까지 선물한다.

※위치 산울림소극장 맞은편   
※영업시간 오후 3시~새벽 2시
※문의 02-333-1962


ⓒ트래비

반 지하에서 연주되는 라이브 뮤직 이리

카페 ‘이리’는 지하실을 개조한 듯 낡고 거친 질감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지하 1층이지만 투명한 창문을 투과하는 넉넉한 햇살 덕에 어둡거나 음습하지 않다. 창가에 앉아 사색을 즐길 때면 잘 말린 빨래처럼 눅눅한 마음까지 개운해지는 기분이다. 

넓은 실내는 저마다의 공간으로 분할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 벽면을 수평으로 가르는 책장, 왼쪽으로 드럼과 베이스 등이 구비된 연주 스테이지, 안쪽에는 벽면 전체를 도배한 그림과 전신거울이 마치 어울릴 수 없는 조형물처럼 어색한 앙상블을 연출한다. 테이블마다 잉크와 펜촉이 비치되어 언제든 아날로그적 감성을 끄적일 수도 있다. 이리에서는 카페 귀퉁이에 핀 거미줄조차 하나의 오브제가 되어 준다. 디자인, 건축 등 각국에서 만들어진 예술관련 잡지들은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어 더욱 반갑다. 매장 내 비치된 컴퓨터에서는 문서 열람 및 프린트도 가능하다.

매주 시 낭송, 음악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데 만일 저녁 무렵 연주를 듣고 싶다면 미리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아무도 귀찮게 하는 이 없으며, 무릇 타인의 소중한 시간을 방해해서도 안 될 법한 이곳에서는 음악 한 곡에도 사연이 절로 떠오른다.

※위치 창조의 아침 골목 10m 직진해서 오른쪽 이과수마트 지하
※운영시간 오전 10시~새벽 1시(금·토요일 새벽 2시까지), 오전 12시~새벽 1시(일요일)
※문의 02-323-7864/
http://yrica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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