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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봄 여행지 4선 - "봄날은 온다, 우리는 떠난다" ①포천,진도 운림산방 & 세방 낙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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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언제 왔나 싶더니 어느새 무르익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땅의 봄은 너무나 짧아서 아차 하는 순간 도망가 버린다. 그러니 봄이 짧다고 탓하지 말고 서둘러 봄 속으로 걸어 들어갈 일이다. 여기,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에디터 김수진 기자  


1 나무데크가 인상적인 평강식물원  2 허브아일랜드의 상점 내부  3 갖가지 허브 제품을 살 수 있는 허브아일랜드의 상점

봄 소풍 코스로 그만 포천봄나들이  

한국에는 수많은 허브농원이 있지만 그래도 데이트 코스로 최고의 허브농원을 추천하라면 경기도 포천에 있는 ‘허브아일랜드’를 꼽겠다. 모두 2,000종에 달하는 허브가 농원을 뒤덮고 있고 다양한 아이템의 허브 관련 시설이 즐비하다. 

허브농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갖가지 허브 향기가 가슴 깊숙이 스며든다. 먼저 가볼 곳은 허브식물원. 주황, 노랑 등 화려한 꽃을 피우는 나스타츔,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향기와 효능으로 널리 사랑 받아온 타임, 소독 효과가 뛰어난 라벤더, 상큼한 향의 레몬밤 등 총 1백여 가지 허브가 있다.

식물원 앞에는 허브베이커리와 카페를 비롯해 각종 허브를 돌아볼 수 있는 정원과 다양한 허브 제품을 살 수 있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꾸며져 있다. 허브이동갈비, 허브비빔밥, 허브커피, 허브빵 등 허브를 이용한 여러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요리에 들어가는 허브는 그때그때 직접 따서 사용한다고 한다. 천연비누, 양초, 화장품 만들기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산정호수 자락에 자리잡은 ‘평강식물원’. 8년여의 공사 끝에 2년 전 문을 열었다. 고층습지, 고산습원, 암석원, 습지원, 이끼원, 만병초원 등 12개 테마정원에 5,000여 종의 식물이 자란다. 

지금 평강식물원을 찾으면 수선화와 동이나물, 앵초류, 금낭화, 매발톱, 튤립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평강식물원의 자랑은 암석원. 넓이만 5,950m2에 달한다. 백두산, 한라산, 히말라야, 로키산맥 등 세계 고산 지역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고산식물과 바위에 붙어사는 다육식물(多肉植物)이 심어져 있다. 고산식물 전시장으로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평강식물원은 느긋하게 돌아보기에 좋다. 고층습원 주변에 만들어진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한나절이 금방 간다. 곳곳에 쉬기 좋은 나무 벤치도 마련되어 있다.

포천 ‘뷰식물원’은 지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일동 레이크 GC 건너편, 유동리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식물원 면적은 6.6헥타르(2만여 평) 정도로 그다지 넓은 편은 아니지만 들어서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붉고 노란 튤립이 식물원을 온통 수놓고 있다. 봄바람이 불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흔들린다. 마치 천상의 정원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산책로와 꽃밭을 따로 구분해 두지 않은 점도 눈에 띤다.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은 찾아볼 수 없다. 아이들이 직접 꽃을 만져 보고 향도 맡아 볼 수 있다. 이전까지는 ‘바보꽃밭’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

뷰식물원은 아담하다. 작정하고 돌아보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여기저기 머물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5월 말까지 뷰식물원은 온통 튤립 천지. 꽃잔디, 황금조팝 등이 심어진 무지개 언덕도 색색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아름답다. 

포천 무등산 자락에 자리잡은 ‘서운동산’은 한나절 소풍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푸른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은행나무, 단풍나무, 벚나무, 소나무 등 30년 이상 된 아름드리나무가 심어져 있다. 나무 아래마다 벤치와 탁자가 놓여 있어 가족,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어도 좋고, 넓은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도 된다. 운치 있는 나무계단이 놓여진 인공호수도 매력적이다.

무등산 자락을 따라가는 산책길도 마련되어 있다. 걷기 좋은 흙길이다. 험하지 않아 아이들도 쉽게 갈 수 있다. 빨간 공중전화 박스가 서 있는 곳에서 시작해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데 30~40분 정도가 걸린다. 봄 숲이 내뿜는 신선한 향기가 가슴 한 켠을 틔워 준다. 

Tip

교통 두 가지 코스로 나눠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자유로를 타고 당동IC로 나가 허브아일랜드-평강식물원-뷰식물원-서운동산을 돌아보는 코스. 두 번째는 서울에서 47번 국도를 타고 구리-퇴계원을 지나 서운동산을 먼저 들른 다음 뷰식물원-평강식물원-허브아일랜드를 차례로 돌아본 후 연천 전곡을 지나 자유로 당동IC로 진입해 서울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서울 북부 지역은 첫 번째 코스가, 서울 동남부 지역은 두 번째 코스가 좋을 듯하다. 

음식 허브레스토랑에서 허브비빔밥, 허브날치알밥 등을 맛볼 수 있다. 평강식물원에는 ‘약선’ 레스토랑이 있다. 평강약선산채정식(9,000원) 등 한약재를 이용한 요리가 마련되어 있다. 서운동산에서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밤나무 숲 속에 바비큐장이 있다. 장소 이용료(3만원)를 내면 숯과 바비큐 그릴을 빌려 준다. 

숙박 산정호수 관광권에 산정호수 한화콘도(031-534-5500), 산정호수 유스타운(031-533-5011) 등 숙박시설이 많다. 일동 온천관광권에도 일동제일유황온천(031-531-7430), 일동하와이(031-536-5000) 등의 숙박시설이, 신북온천 주변에 신북온천모텔(031-535-0580) 등이 있다.   

문의 허브아일랜드 031-535-6494 www.herbisland.co.kr, 포천 평강식물원 031-531-7751 www.peacelandkorea.com, 포천 뷰식물원 031-534-1136 www.viewgarden.co.kr, 서운동산 031-533-9000 www.seowoon.co.kr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 진도 운림산방 & 세방 낙조

4월은 ‘운림산방’이 가장 예쁠 때. 운림지 연못가에 심어진 버드나무에 연둣빛 새싹이 돋고 운림산방 뒤편, 첨찰산이 초록으로 물드는 이맘때면 운림산방의 그윽한 정취도 절정에 달한다.

전통 남화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운림산방은 소치 허련(1808∼1892)이 말년에 기거하던 화실이다. 소치는 초의선사, 추사 김정희에게 서화수업을 받아 시·서·화(詩書畵)에 두루 능했던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 초의선사 밑에서 공제 윤두서의 화첩을 통해 그림을 익히기 시작한 소치는 추사 김정희에게 서화수업을 받았다. 추사는 소치를 두고 ‘압록강 이남에는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했다. 시서화로 당대를 휘어잡은 소치였지만, 1856년 스승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운림산방을 짓고 8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고독을 마주 보고 살았다. 소치의 화맥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아들 미산 허형과 손자 남농 허건, 증손자 임전 허문까지 4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운림산방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커다란 수양버들 두 그루가 맞이한다. 그리고 저만치 연못 건너로 보이는 아담한 한옥. 백일홍과 맥문동으로 둘러싸여 그윽한 정취를 풍긴다. 팽나무, 검팽나무, 생달동백 등이 연못가에 심어져 있다. 모두 소치가 먼 곳에서 구해와 기른 것이다. 운림지 한가운데에는 조그마한 섬이 있고 백일홍이 한 그루 심어져 있는데 소치가 직접 심은 것이라고 하니 줄잡아 150년은 된 듯하다.  

운림산방 옆에 쌍계사가 있다.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쌍계사는 단출한 절이다. 요사채라고 해봐야 원통보전, 대웅전 범종각이 전부다. 휘휘 둘러보는 데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동백나무, 후박나무, 차나무, 쥐똥나무 등에 둘러싸인 쌍계사의 운치는 여느 큰 사찰 못지않다. 대웅전 앞에 서서 대숲을 넘어와 절 마당으로 내려앉는 바람소리, 바람이 흔들고 가는 풍경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날 선 마음이 어느새 누그러진다.  

역사상 세상의 모든 풍요로운 땅이 그러했듯 진도 역시 차지하려는 싸움이 끊이지 않았던 땅이다. 909년 고려의 국조 왕건이 견훤과 마지막 싸움을 벌였고, 1271년 고려 말에는 삼별초가 여몽연합군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하기도 했다. 1894년 동학의 마지막 전쟁이 끝난 곳도 진도다.

진도에는 대몽항쟁의 흔적이 또렷이 남아 있다. 임회면 남도리에 있는 남도석성과 용장산성, 왕온의 묘 등이 그것이다. 남도석성은 배중손이 여몽연합군에 쫓겨 최후를 마친 곳.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알려진 남도석성은 둘레 610m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남도석성은 성내에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현재 성내에는 2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남도석성에서 만난 한 노인?말에 따르면 일제 때만 해도 120여 가구가 넘게 살았지만 지금은 대처로 나가고 없단다. 성의 출입문이라고 할 수 있는 동문과 서문, 남문은 농기계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좁다. 석성을 둘러싼 개울에 놓여 있는 2기의 예쁜 다리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 동쪽에 있는 것이 단홍교, 서쪽에 있는 것이 쌍홍교다. 우리 옛 ‘무지개 다리’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운림산방 가까이에 위치한 왕온의 묘 앞에는 석상 2기만이 쓸쓸히 무덤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진도 여행의 절정은 세방 낙조다. 지산면 세방리는 중앙기상대가 꼽은 한반도 제일의 낙조 명소. 한반도에서 가장 늦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데다 떠나기 못내 아쉬운 석양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다. 도로변에 낙조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저녁 7시 무렵이면 먼 바다부터 슬금슬금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다가 일순간 캄캄해지다 순식간에 붉게 물든다. 양덕도, 주지도, 장도, 소장도, 가사도, 불도, 곡섬, 잠등도, 외공도, 접운도, 가덕도, 마도, 성남도, 소성남도, 상갈도, 하갈도, 과도, 새섬, 북송도, 모자도…. 세방리 앞바다에 솟은 크고 작은 섬을 온통 삼킬 듯 붉게 물들며 덮쳐 오는 노을. 뚝 하고 떨어지는 햇덩이를 보면 일순간 눈과 가슴이 먹먹해진다.

진도는 차를 타고 휙 둘러보고 나오는 섬이 아니다. 깊숙이 몸을 들이밀고 마음으로 느껴야 비로소 진도를 알게 된다. 길을 가다 만나는 농부, 농부가 흥얼대는 자진모리 소리 한 자락, 그 소리에 장단을 맞춰 흔들리는 보리밭, 산 아래 무심히 서 있는 석탑, 마을 앞 그늘 짙은 비자나무 등 진도가 우리에게 보여 주는, 사소하지만 그윽한 풍경들. 그 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Tip

교통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IC로 나온다. 영산호하구둑과 영암방조제, 금호방조제를 지나 77번 국도를 따라가면 우수영. 우수영 지나 진도대교를 넘으면 진도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4회 고속버스가 운행한다. 5시간 소요.

음식 우래식당(061-544-2120)의 해물탕이 유명하다. 새우, 낙지, 조개류, 게 등 싱싱한 해물 20여 가지와 콩나물, 미나리 등을 넣고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숙박 진도읍내에 남강모텔(061-544-6300), 보은모텔(061-543-0123), 진도관광모텔(061-542-2123), 로즈파크모텔(061-544-718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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