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칼럼-상식에 대해서
김태훈 칼럼-상식에 대해서
  • 트래비
  • 승인 2008.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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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라야마 부시코>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나라야마 산에 버려야 하는 아들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적응하면서 종족을 유지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갓 태어난 사내 아이는 먹을 것이 없어 논바닥에 버려지며 여자 아이는 한줌의 소금에 팔려 간다. 이 영화에서 보여 주고 있는 모습들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 기준에서는 매우 충격적인 모습들이지만 곡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어야 했을 상황이다. 

이처럼 상식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받아들여지는 일반적인 지식들을 의미한다. 영화 속에서 보여 주는 모습이 충격적인 것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 상식에 맞지 않을 뿐, 영화 속 현실에서는 그 또한 그 환경 속의 상식이 된다. 상식은 구성원과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다.
상식이 풍부하고 상식적인 삶이란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범위가 넓음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넉넉히 공유할수록 간접 경험의 양도 커지고 더불어 많은 사람들을 접해야 하는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성공 가능성이 보다 높게 점쳐진다. 

정신과에서 증상의 정도를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상식적인 측면에서 벗어난 정도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증상이 상식에서 멀어질수록 증상 정도를 보다 더 심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상식이란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상도 이에 따라 변화한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 누군가 나를 감시한다는 일종의 피해 망상을 환자가 호소한다면 1950년대는 중증 상태로 판단했겠지만 현재는 인공위성의 발달로 이런 일도 종종 가능하기 때문에 중증으로는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우리 나라에서 쇠고기 광우병 파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볼 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쇠고기 수입 검역 기준에 대한 국민 건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정부 결정과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격렬한 반대 시위는 어떻게 보면 모두 상식에서 벗어난 모습들이다. 따라서 글로벌 시대 외국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은 그들 입장에서 볼 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으로 보여질 것이 뻔하다.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wellmi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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