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까오슝-남국의 정취 가득한 아름다운 타이완을 맛보다
타이완 까오슝-남국의 정취 가득한 아름다운 타이완을 맛보다
  • 트래비
  • 승인 2008.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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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영국영사관에서 바라보는 까오슝항.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남국의 정취 가득한
아름다운 타이완을 맛보다

오동통한 고구마처럼 생긴 타이완. 남북으로 늘어선 도시들 때문에 한번에 다 돌아볼 수 없는 타이완 여행은 으레 북부 여행 즉, 수도인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한 코스를 선택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타이베이에서 단 두 시간, 타이완 제2의 도시로 활력과 낭만이 넘치는 까오슝을 잊지는 않았는지? 타이완 북부와는 또 다른 매력 속으로 출발한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민희   취재협조  중화항공 www.china-airlines.co.kr

타이완 남부 최대 도시인 까오슝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국제무역항으로 우리나라의 부산을 떠올리게 하는 항구도시다. 하지만 수출입 물동량이 세계 4위 규모에 달하는 ‘항구’도시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번잡하고 화려한 모습과 더불어 고즈넉하고 차분한 느낌이 함께해 이색적이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85층 높이의 동띠스(東帝士) 빌딩과 50층 규모의 창구세계무역빌딩, 왁자지껄한 야시장이 도시의 활력과 위상을 대표한다면, 도심 곳곳에 자리잡은 불교사찰과 풍성한 녹지는 항구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평화와 아늑함을 전한다. 까오슝이라는 지명도 원래는 원주민 언어로 ‘대나무 숲’이라는 뜻의 ‘타카오’에서 유래했다. 이를 일제강점기에 일본어 표기에 따라 ‘高雄’이라 표기했고, 타이완식으로 발음하면서 지금의 까오슝이 되었다. 일본식 표기와 타이완식 발음이라는 어색한 조합이지만 어찌됐든 ‘대나무가 많다’는 뜻에서 시작됐다는 것만 잊지 않는다면 예나 지금이나 초록 만발한 도시임은 분명한 듯.

까오슝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 20여 분. 이 짧은 시간 동안 까오슝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스쿠터와 오토바이다. 베트남의 자전거를 떠올리게 하는 거리의 스쿠터 행렬은 관광객의 눈에는 신선하게 보이겠지만, 이미 타이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교통수단 중 하나. 특히 출퇴근 시간이면 도로를 점령한 스쿠터 무리를 볼 수 있는데 그래서일까, 까오슝의 도로는 별로 막히는 일이 없다. 아침저녁으로 몸살을 앓는 서울에 비하면 한산하기 그지없는 풍경인 것.
까오슝 투어는 이틀이면 충분하다. 리엔츠탄(연지담) 풍경구를 시작으로 까오슝 서쪽에 위치한 치진섬에 들러 해산물을 맛보고, 저녁이 되면 다시 시내로 돌아와 시민들의 편안한 안식처인 아이허를 산책하면 카오슝 핵심 지역은 거의 둘러보는 것이 된다. 나머지 일정 중엔 까오슝 근교로 나가 보자. 휴양지로 유명한 컨딩과 타이완 3대 사찰 중 하나인 포광샨 등은 각기 다른 풍경과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2, 3, 5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리엔츠탄 풍경구의 사찰들 4 용과 호랑이의 모습이 재밌는 용호탑

까오슝 관광의 필수 코스 ‘리엔츠탄 풍경구’

타이완의 풍경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는 호수, 리엔츠탄 풍경구(연지담 풍경구 蓮池潭風景區)는 까오슝역에서 북쪽으로 약 20분, 까오슝 국제공항에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원래는 농지에 물을 대던 저수지였으나 현재 풍경구로 재조성되면서 까오슝 제1의 관광지로 거듭났다. 리엔츠탄 풍경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7층 높이의 쌍둥이 탑이 보이는데, 이는 리엔츠탄 풍경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용호탑(龍虎塔)이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면 입구가 하나는 용이고, 하나는 호랑이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용의 입으로 들어가서 호랑이 입으로 나올 것. ‘용의 입으로 들어가면 행운이 오고 호랑이 입으로 나오면 화를 피할 수 있다’는 전설 아닌 전설 때문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시키는 대로 해서 나쁠 것도 없으니 용의 입으로 ‘겁도 없이’ 들어가 본다. 

1976년에 건축된 이 용호탑은 불교보다는 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건물로, 비교적 현대식 탑에 속한다. 내부에는 여러 가지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꽤나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데, 그중에 눈에 띄는 그림은 중국의 효자들을 모아 그린 24명의 효자도와 악인(惡人)과 선인(善人)의 인생말로를 비교해 천당과 지옥의 광경을 묘사한 그림이다. 흡사 삼국지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내용이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한국의 사찰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색감이 꽤나 ‘중국스러운’ 모습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면 용호탑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는 것도 좋겠다. 7층 높이라 발품을 꽤 팔아야 하지만 리엔츠탄 풍경구가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용호탑을 나와 오른쪽으로 약 700m 정도 걸으면 전쟁의 신 ‘관우(관인)’에게 헌납된 한 쌍의 춘추각을 만난다. 춘추각 앞에는 용을 탄 관우상이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용을 탄 관우가 구름 위로 나타나서는 신도들에게 지금 이 사건을 재현하는 성상(聖像)을 만들라고 하여 현재의 ‘용을 탄 관우상’을 만들게 되었다고. 전쟁의 신이라고 하기엔 다소 귀여운 관우의 모습 뒤로는 다리가 길게 뻗어 있고 그 끝은 빨간 정자로 이어진 것을 볼 수 있다. 호수에 오롯이 떠 있는 정자까지 산책하듯 걸으면 양옆은 물이 넘실대고 하늘엔 붉은 등불이 가득하니 물 위를 걷는지, 하늘을 나는지 모를 지경.


1 리엔츠탄 풍경구의 춘추각 뒤로 나 있는 다리와 빨간 정자 2 용호탑 내부의 그림 3 구 영국영사관 안의 기념품 가게 4 붉은 벽돌과 아치형 건물이 인상적인 구 영국영사관 5, 7 구 영국영사관에서는 당시 상황을 재현해 놓은 디오라마 등을 볼수 있다 6 구 영국영사관에서 바라본 까오슝항 전경


연인을 위한 ‘시즈완 & 구 영국영사관’

까오슝 여행에서 하루쯤, 바지런을 떨어야 하는 관광객이 아닌 생활자의 모습이고 싶다면 구 영국영사관을 찾아 여유를 만끽해 보자. 구 영국영사관은 실제로 까오슝의 많은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로 전망좋은 사오촨터우산(초선두산 哨船頭山) 언덕에 위치해 아래로는 시원한 까오슝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고, 빨간 벽돌과 아치형의 서양식 건물들이 낭만을 더하는 곳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거친 숨을 잠재운 뒤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까오슝 팔경 중 하나로 꼽히는 시즈완(서자만 西子灣)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항구에 정박한 배들과 바다로 나아가는 화물수송선의 분주한 풍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타이완 남부 해안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구 영국영사관은 현재 타이완에 남아있는 서양 건물로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외국인이 타이완에 지은 최초의 영사관이다. 영국은 청나라 때인 1866년부터 이곳에 영사관을 두고 관세와 통상에 관한 업무를 보았다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디오라마나 까오슝 사적 문물 진열관이 들어서 있다. 일층에는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기념품점과 야외 카페가 있어 차를 마시며 지친 몸을 쉬어 갈 수 있다. 날씨만 좋다면 까오슝 항구와 타이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동띠스 빌딩의 모습도 어렴풋이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놓치지 말자.
구 영국영사관 입장료 무료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4시


해산물 천국 ‘치진섬’

구 영국영사관에서 한가로운 한때를 보냈다면 이제 슬슬 고파진 배를 채울 시간. 값 싸고 신선한 해산물이 즐비한 치진섬(기진 旗津)으로 가 보자. 치진섬은 까오슝 항에서 약 1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 구 영국영사관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가는 방법은 두 가지. 투륜(도윤 渡輪)이라 불리는 유람선을 타거나 차편으로 항구로 넘어가는 방법이 있는데, 구산(고산 鼓山) 페리항에서 유람선을 타면 짧은 시간이나마 바다를 가르는 물살과 바닷바람, 언덕 위로 보이는 구 영국영사관과 시즈만의 석양 등을 즐길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이용하는 편이다. 이 밖에도 유람선을 탈 때 진기한 풍경 하나는 스쿠터. 스쿠터가 워낙 대중적이라 유람선에 스쿠터를 실을 수도 있는데 1층 전체가 스쿠터나 오토바이를 위한 공간인 것. 유람선을 타고 내릴 때 사람보다 먼저 들고 나는 스쿠터 행렬이 재미있다.

치진섬은 작지만 다양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바다를 접하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한 것은 물론, 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산물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지나는 발길을 붙잡곤 한다. 페리항을 나오면 바로 재래시장 같은 해산물 거리로 통하니 따로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간단한 오징어구이부터 꽤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해산물 요리집까지 메뉴도 요리법도 가지가지. 입맛 따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고, 타이완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어 더욱 흥겨운 곳이 아닐 수 없다.

해산물 거리를 구경도 할 겸, 요기도 할 겸 지나왔다면 검은 모래가 뒤덮인 아름다운 치진 해변이 기다리고 있다. 치진 해수욕장과 치진 해안공원, 치호우 등대와 파오타이 등 관광명소가 모여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아름다운 까오슝의 바다를 즐기기에 안성맞춤. 페리항 건너편에 옹기종기 모여 손님을 기다리는 삼륜 자전거도 치진의 명물 중 하나다. 인파로 가득한 해산물 거리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 해안공원의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하고, 가파른 골목을 내달리니 보기와는 다르게 스릴과 낭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치진행 페리 편도 요금 15NT$(New Taiwan Dollar, 2008년 12월 기준, 1NT$는 한화 약 40원) 페리 이용시간 아침 6시~밤 12시


1, 2 석양이 아름다운 아이허 전경 3 아이허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도심의 불빛 4, 5 저녁무렵, 거리로 나와 야식을 즐기는 까오슝 시민들과 활기찬 야시장 풍경 6, 7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타이완의 다채로운 열대 과일들


어둠 그리고 낭만 ‘아이허’

바쁜 일정을 보낸 뒤, 어둠이 깃드는 시간.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 꼭 들러야 할 곳이 있으니 까오슝 최대의 운하 아이허(애하 愛河)다. 사랑의 강, 생명의 강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이곳은 까오슝 시민들이 즐겨찾는 휴식공간으로 해거름녘 가로등이 하나둘 불을 밝히는 때가 가장 아름답다. 원래는 농사를 위한 관개수로이자 해상수운의 통로 그리고 강 유람을 위해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강가를 따라 공원이 조성되면서 낭만 가득한 공간으로 다시금 사랑받고 있는 것. 

특히 ‘사랑의 배’라는 이름의 유람선을 타고 감상하는 야경이 일품이다. 유람선 바로 아래로 흐르는 오색의 물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까지 평화로워지는 느낌. 유람선 내부에서 들려오는 애잔한 타이완 가요와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는 아이허의 다리, 강변을 산책하는 연인들의 아련한 그림자, 이 모든 것이 하룻밤의 꿈만 같다. 굳이 낭만과 사랑이라는 단어를 들먹이지 않아도 가슴에서 먼저 느껴지는 그 어떤 감정은 느껴 본 사람만이 알 터. 마음이 적적해질 때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마음껏 행복해도 좋을 것만 같은 이곳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십여 분의 유람을 끝내고도 마음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면 아이허 연안에 위치한 허삔공원에서 산책을 즐겨 보자. 강가에 심어진 야자수가 풍기는 남국의 이국적인 정취와 어느 작은 노천카페에 앉아 맞는 밤의 숨결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할 터이다.
아이허 유람선 승선료 1인 50NT$  이용시간 오후 6시부터


없는 것 없는 음식천국 ‘리우허 야시장’

한낮을 달구던 더위가 물러난 뒤, 선선한 밤이 되면 시민들은 활기를 찾기 시작한다. 그래서일까. 더운 나라인 타이완에서는 백화점도 밤 10시까지 영업을 한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문화가 바로 야시장인데, 흔히 ‘타이완 사람들은 하루에 네 끼, 즉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야식을 먹는다’고 할 정도로 야시장은 도시의 명물을 넘어 문화로 자리잡았다. 

까오슝의 리우허 야시장(육합야시 六合夜市) 역시 이곳의 흥겨운 밤문화를 대표하는 곳으로 타이완 내에서 가장 유명한 3대 야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보통의 야시장은 쇼핑, 오락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데 반해 리우허 야시장은 이와는 다르게 대부분 먹을거리로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시장을 가로지르는 도로에는 해산물, 스테이크, 전골요리 등 전문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우리나라의 명동처럼 자동차가 들어서지 못하게 막아놓은 길거리엔 크고 작은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있으니 보기만 해도 활기 넘치고 흐뭇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은 정말이지 상상 이상이다. 낯선 모양의 타이완 과일과 신선한 어패류, 타이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쇠고기면과 수프는 물론이고 자세히 보면 우리에겐 생소하기만 한 새머리 튀김, 문어다리 튀김, 오리 혓바닥, 뱀탕, 푹 삭힌 두부를 기름에 튀겨낸 리우허 야시장의 대표 요리 ‘초두부’까지. 저걸 어찌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타이완을 음식의 천국이라고 부르는 데는 과연 이유가 있었다. 

리우허 야시장의 메인 거리는 500m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돌아보는 데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은 음미하듯 즐기고, 생전 처음 보는 음식에는 도전정신도 발휘해야 하기 때문. 무엇보다 시원한 밤 공기에 취한 까오슝 사람들과 직접 어깨를 부딪치며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니 말이다. 화려한 불빛 아래 숨 가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소란과 흥분. 리우허 야시장이야말로 까오슝에서 가장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곳이다.
리우허 야시장 개방시간 오후 6시~새벽 2시

까오슝 근교 완전정복

부지런한 사람이라면 하루에, 여유를 갖고 돌아봤다면 이틀 정도면 까오슝 여행은 대략 마무리가 된다. 그렇다면 이제 시야를 좀더 넓혀 까오슝 근교를 돌아보도록 하자. 번잡한 시내를 벗어나 드라이브하듯 한두 시간 정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카오슝 인근에 신비의 원시림부터 웅장한 사찰까지 다채로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타이완 최남단에서 만난 신비
컨딩국가공원 & 국립해양생물박물관


까오슝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열대지방의 울창한 수림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청명한 하늘과 짙푸른 바다 그리고 열대나무가 도로를 가득 메운 이곳은 타이완 최남단에 위치한 관광명소, 컨딩. 아열대지역에 위치한 만큼 1월 평균기온 20도, 7월 평균기온 28도에 이르는 더운 날씨가 지속된다. 때문에 타이완 사람들에게도 휴양지로 사랑받고 있다고. 국제적인 수준의 휴양시설과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열대과일 등도 이곳을 찾아야 할 이유가 된다. 

컨딩국가공원(간정국가공원 墾丁國家公園)은 이처럼 즐길 거리가 많은 컨딩에서도 꼭 찾아야 할 필수 코스로 꼽힌다. 해발 300m의 고지대에 펼쳐진, 그 넓이만 180ha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타이완에서 첫 번째로 지정된 국가공원이다. 아마 들어서는 순간 하늘을 덮어 버릴 정도로 빽빽이 들어선 나무에 정글 속을 헤매는 모험가라도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듯. 수천 수만의 세월이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 이리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이렇게 불쑥 솟아오른 산이 지각변동에 의해 그 옛날 바다에서 떠오른 지층이란다. 그래서 곳곳에 산호초 군락을 보는, 진기한 경험도 할 수 있으니 두 눈 크게 뜨고 잘 찾아볼 것.

삼림욕은 코스에 따라 30분, 2시간 등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숲이 워낙 넓은 만큼 갈림길도 많으니 일행이 있다면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지도나 표지판을 눈여겨보며 걷도록 하자. 편한 신발과 복장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이 점만 주의한다면 신비의 원시림을 탐험할 모든 준비가 끝난 셈. 어느 한 곳 여백이 없는 공간임에도 가슴 탁 트이는 싱그러움과 한참을 땀 흘리며 걸은 뒤에 만나는 전망대에서의 가슴 벅찬 풍경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컨딩국가공원 입장료 150NT$

컨딩국가공원과 더불어 규모면에서나 신비로운 공간이라는 점에서 비교될 만한 곳은 국립해양생물박물관이다. 컨딩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평동현에 위치한 이곳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양박물관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과 전세계를 뒤져도 보기 힘든 흰 돌고래(백경)로 더 유명하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박물관을 찾은 날이 흰 돌고래 수족관을 청소하는 날인지라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 워낙에 애교가 많아 관광객에게 재롱을 부린다고 하는데 그저 아쉬울 따름.

국립해양생물박물관은 그 규모에 걸맞게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고래나 상어 등을 볼 수 있는 거대한 해저터널과 3D 입체 영상관, 신비로운 산호초 왕국, 간담이 서늘해지는 침몰선 체험까지, 각 전시관마다 특색도 뚜렷해 박물관을 나서는 순간까지 흥미진진한 모험을 하는 기분이니, 바다 속 생물의 모든 것을 경험한다고 해도 허풍이 아닐 듯하다. 온통 시리도록 푸른 물빛에 투명하게 반짝이는 햇살, 신비로움이란 바로 이런 광경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국립해양생물박물관 입장료 450NT$

타이완 불교의 총 본산지
포광샨


타이완은 그 숫자를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도시 전역에 사찰이 분포해 있으며, 성지순례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 있을 정도로 불교문화가 잘 발전해 왔다. 그중에서도 자재공덕회와 포광샨, 중태선사 등이 타이완을 대표하는 3대 사찰로 손꼽히는데 하나같이 사찰을 특징짓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테면 자재공덕회는 세계적 봉사단체로, 포광샨은 세계적인 포교사찰로, 중태선사는 세계 3대 사찰로 유명한 것. 이 중에서 타이완 남부 여행을 통해 들를 수 있는 곳으로는 까오슝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마죽위에 위치한 포광샨(불광산 佛光山)이 있다. 타이완 불교의 총 본산지이며, 1967년 성운대사에 의해 건립된 이곳은 산 전체가 사원과 불교박물관, 불교대학, 집회장 등으로 꾸며진 대형 불교문화단지. 대충 둘러보는 데만도 2시간이 훌쩍 넘어 버리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따름. 때문에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으레 한번쯤은 들르는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 

내부에는 타이완 불교의 총 본산지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볼거리로 가득하다. 1만5,000개의 관음보살을 안치한 만대비전과 대웅보전, 높이 36m에 달하는 타이완 최대의 접인대불이 있는 대불사, 살아서 극락세계를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화엄경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정토동굴 등이 바로 그것. 불교에 대한 지식과 믿음이 없더라도 이 같은 역사적 유물을 통해 종교가 아닌 문화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1 국립해양생물박물관 뒤편에 설치된 대왕오징어 조형물. 바다로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이 역동적이다 2 수족관 안에 전시돼 있는 환상적인 느낌의 산호초 3 컨딩국가공원에서는 다양한 희귀곤충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4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컨딩국가공원 5 포광샨의 불상들 6 포광샨 대웅보전 7, 9 화엄경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포광샨 정토동굴 내부 8 국립해양생물박물관 기념품 가게에서 만난 귀여운 기념품들 10 삼천대천세계를 보여 주는 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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