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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24탄 샌프란시스코 ①피셔맨스 와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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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맨스 와프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전경

San Francisco, Once Again
그 도시에 중독되다

샌프란시스코에 머문 지 어느덧 며칠이 훌쩍 지났다. 이미 샌프란시스코는 실컷 둘러본 것 같은 자만에 더해, 인근의 소살리토, 나파밸리 등의 관광지로 ‘영역’을 넓히고픈 욕심은 다시금 지도를 펼쳐들게 한다. “아~ 여기 너무 좋았었는데...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어!” “그러고 보니, 이곳은 아직 못 가봤네?” 하지만 못다한 미련이 잔뜩 남은 눈길은, 줄곧 샌프란시스코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그러던 차에 ‘수박 겉 핥기’로 빨리빨리, 후다닥 지나쳐 버린 샌프란시스코의 명소들을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이곳은 다시 한번 샌프란시스코다.

글 ·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유나이티드항공사 www.kr.united.com  
탐스에어서비스 www.gocardusa.co.kr

inside San Francisco  Ⅰ
피셔맨스 와프
 

샌프란시스코 북부에 위치한 피셔맨스 와프(Fisherman’s Wharf)는 금문교(Golden Gate Bridge), 알카트라즈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에 자리잡고 있다.

SF Bay 바다가 보인다, 바다가 들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핫’한 명소로 일찌감치 자리잡은 피셔맨스 와프의 역사는 무려 1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세기 중반 이후, 골드 러시 당시 이민자들이 어부로 전업하면서 번성했던 어항으로서의 ‘전성기’를 반영하듯, 현재까지도 400여 척의 어선이 이곳 피셔맨스 와프를 기점으로 활발히 어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해양사를 엿볼 수 있는, 잘 복원된 선박, 박물관 외에도 볼거리, 놀거리를 두루 갖추고 있어 연인, 친구, 가족 등 다양한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피셔맨스 와프는 면적상으로 그다지 넓지 않고 다양한 볼거리들이 연결되어 있어, 여유가 있다면 도보로 천천히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여러 개의 부두 중 볼거리가 많고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잦은 곳은 피어 39, 45  등지이다.
관광지로서 피셔맨스 와프의 ‘명성’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일등공신은 바다사자이다. 피어 39 인근에 있다 보면 ‘엉, 엉’대는 괴상한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이 소리를 좇아가다 보면 어김없이 바닷가 선착장에 웅크리고 있는 수십 마리의 바다사자와 조우하게 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보호하고 있다는 이 바다사자들은 마치 부두가 제 집 안방인 양, 나른한 포즈로 햇빛을 쬐면서 피셔맨스 와프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Outdoor Stands+Boudin Bakery
혀끝으로 바다를 음미하다


앞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해산물을 십분 활용한 레스토랑, 카페들이 피셔맨스 와프를 ‘장악’했다는 것은 두말이 필요 없는 주지의 사실. 하지만 보다 생생하면서도 날것에 가까운 피셔맨스 와프의 분위기를 원한다면 번듯한 레스토랑보다는 길가에 늘어서 있는 해산물 노점상에 들러볼 것을 권한다. 가판대가 넘칠 만큼 가득히 쌓인 피셔맨스 와프의 명물, ‘던지니스 크랩(Dungness Crab)’사이로 군침이 절로 돌 만큼 맛있는 냄새를 폴폴 풍기는 김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면, 발걸음을 재촉하던 여행자일지라도 절로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 없을 터.

샌드위치, 샐러드, 크램 차우더, 시푸드 칵테일 등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싱싱한 재료를 즉석에서 튀겨내는 튀김이 가장 인기. 새우, 칼리마리(작은 오징어과), 조개, 생선 등 종류도 다양할 뿐더러 가격도 7~9달러 정도로 적당한 편이다. 고소하면서도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해산물 튀김의 맛은 기름의 고소함이 더해져 더욱 환상적. 레스토랑에서는 적어도 수십 달러는 주어야 주문할 수 있는 게를 ‘가볍게’ 맛보고 싶다면, 게살만을 발라 튀겨낸 고로케 스타일의 크랩 케이크(crab cake)를 추천한다. 대부분의 튀김 요리가 감자튀김(chips)과 함께 나오는데, 같은 값에 튀김을 더 많이 먹고 싶다면 주문시 감자튀김은 빼고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위치 Pier 45 아래편

해산물 노점상의 바로 맞은편에 자리잡은 보딘 베이커리(Boudin Bakery)는 1849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베이커리이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한 프랑스 이민자들의 발효 기술을 전수, 단단한 빵 껍질과 쫄깃한 속살을 자랑하는 보딘 특유의 빵 맛이 완성된다고. 

샌프란시스코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빵 맛에 반한 사람들의 발길이 1년 내내 이어져, 식사 시간이면 빵을 사기 위해 계산대 앞에 줄을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통유리로 뻥 뚫린 제빵실은 ‘베이커리 투어’시간에 오픈되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빵 외에도 1층의 노천 카페, 2층의 레스토랑에서 크램 차우더 등 식사 메뉴도 취급하고 있다. 
위치 160 Jefferson St.  베이커리  투어 시간 오전 12시~오후 7시  
홈페이지 www.boudinbakery.com 


1 피셔맨스 와프의 마스코트, 바다사자 2 피셔맨스 와프의 상징인 게 간판 3 피셔맨스 와프 입구 4 던지니스 크랩은 해산물 노점상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인기 메뉴이다 5 보딘 베이커리의 베스트셀러, 크램 차우더 6 크루즈에서 올려다본 금문교의 전경 7 금문교를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베이 인근을 항해하는 크루즈선 8 실리콘 밸리를 구경하는 크루즈 탑승객들

Golden Gate Bridge Bay Cruise
금문교를 감상하는 가장 ‘합리적인’방법


‘샌프란시스코’ 하면 으레 ‘금문교(골든 게이트 브리지)’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일 만큼 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피셔맨스 와프에서 손에 잡힐 듯, 아련하게 조망할 수 있는 금문교를 가장 ‘샌프란시스코답게’ 감상하는 방법이라면 결코 가깝지 않은 거리를 걸어가는 ‘뚜벅이’ 방식보다는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느긋이 바라보는 것이 제격이다. 

약 한 시간여에 걸쳐 금문교를 비롯한 인근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다는 크루즈 투어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 금문교가 연상되는 붉은 색으로 칠해진 크루즈선을 타면, 크루즈가 방문하는 주요 스폿들을 다국어(한국어 포함)로 해설하는 음성 안내기가 제공된다. 배는 항구와 인접한 하이드 스트리트 부두, 해양국립박물관 등을 통과해 곧바로 금문교를 향해 항해한다. 1937년 완공, 샌프란시스코 시티와 마린 카운티를 연결하는 금문교는 1,280m에 달하는 연결 길이, 거친 파도와 칼날 같은 바람으로 인해 공사 당시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무모한 시도라고 여겨졌다고. 오늘날에는 서스펜션 브리지(현수교, 케이블로 본체를 지탱하는 형태의 다리)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건축 사례로 자리잡았다. 

금문교 부근을 유독 시간을 들여 통과한 크루즈는, 이어서 다른 지역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이국적인 풍광으로 잘 알려진 소살리토, 전세계 IT 산업의 산실 실리콘 밸리, 엔젤 아일랜드 주립공원, 한때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감옥’이었던 알카트라즈 섬 등을 ‘맛보기’로나마 살짝 엿볼 수 있다. 
출발위치 Pier 43 1/2의 레드 & 화이트 부스 사이  출발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30~45분 간격으로 출항)  홈페이지 www.redandwhite.com

Aquarium of the Bay 코앞에서 바다가 펼쳐지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바닷속을 고스란히 옮겨온 듯한 아쿠아리움(Aquarium of the Bay)은‘항구’라는 피셔맨스 와프의 지역적 특성을 십분 감안한 명소이다. 약 2만여 개체에 달하는 수중생물들이 크리스탈 블루 빛의 바닷물 속에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모습이 절경이다.

아쿠아리움 오브 더 베이는 다른 지역의 아쿠아리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수중터널을 갖추고 있어, 관람객들이 보다 생생히 바닷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상어, 가오리, 장어 등을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는‘터칭 풀’, 물고기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피딩 애니멀’ 타임 등의 프로그램을 잘 갖추고 있어 특히 어린이 방문객에게 인기 만점이다.
위치 Pier 39(Beach St.의 엠바르카도)  운영시간 월~목 오전 10시~오후 6시/ 금~토 오전 10시~오후 7시/ 하계 시즌 오전 9시~오후 8시(변동 가능)  홈페이지 www.aqariumofthebay.com


1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있는 해양생물들 2 터칭 풀에서 자유롭게 수중생물들을 만져볼 수 있다 3 아쿠아리움 수중 터널 4 왁스 뮤지엄 스포츠관 5 할리우드 배우‘톰 크루즈’의 모습을 본딴 왁스 인형

Wax Museum 미국에서 만나는 ‘할리우드’

입구에서부터 실물과 꼭 닮은,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실존인물을 본따 실물 크기의 왁스 인형을 제작, 전시한 ‘왁스 뮤지엄’은 사실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관광명소. 하지만 왁스 뮤지엄의‘하이라이트’이자‘간판 상품’(?)이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본고장, 미국에서 찾은 왁스 뮤지엄은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피셔맨스 와프의 왁스 뮤지엄에는 연예, 예술, 역사, 스포츠, 종교 등 고른 분야에 걸친 250여 개의 왁스 인형들이 있다. 표정이 살아 있는 인형들 앞에서,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쁘다.‘공포의 방(Chamber of Horrors)’과 같은 테마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한때 테마파크에서‘귀신의 방’을 좋아라 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추억에 젖어 들러 볼 만하다. 대부분이 감탄사가 나올 만큼 실물들을 꼭 닮은 편이지만, 개중에는 실소가 터질 정도로 실물과 영판 다른 인형들도 종종 눈에 띈다.
위치 145 Jefferson St.(Mason & Taylor 사이)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홈페이지 www.wax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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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셔맨스 와프의 또다른 즐거움 | 

피셔맨스 와프에서 단순히 먹고, 놀 수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피셔맨스 와프에서 손꼽히는 ‘쇼핑 1번지’ 피어 39를 비롯해 피셔맨스 와프 인근에 자연스레 조성된 상점 거리에는 각종 기념품은 물론 리바이스, 폴 프랭크, 록시 등 유명 메이커 제품들을 대폭 할인판매하는 아울렛이 숨듯이 자리하고 있어 쇼퍼홀릭들의 눈을 현혹시킨다. 이 밖에도 알카트라즈의 죄수복을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무늬의 티셔츠, 피셔맨스 와프를 상징하는 해산물 모양의 마그넷 등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들을 죽 훑어보며 구경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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