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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이색박물관 탐험 “세상에 이런 곳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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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 내내 집에서 지지고 볶던 아이들과 작별(?)해야 할 시간. 아이들을 다시 학교로 보내기 전, 못 다한 시간들이 아쉽다면 주말 나들이를 떠나 봄은 어떨까. 이색적이고 독특한 소재로 아이들의 흥미는 물론, 교육적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고마운’ 박물관 총집합.

글·사진  이민희 기자


전통의 미학 ‘가회박물관 & 동림매듭박물관’

골목에 내려앉은 기와의 유려한 처마선과 빛 바랜 단청의 늙은 주름이 켜켜이 쌓인 북촌 한옥마을. 북적이는 인사동이나 하루가 다르게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 삼청동과는 다른 멋이 느껴지는 북촌 한옥마을은 하릴없이 걸어도 좋을 법한 곳이다. 여기에 골목 구석구석, 전통의 미학이 느껴지는 크고 작은 박물관까지 둥지를 트니, 주말이면 관광객들과 산책 삼아 나온 연인들의 움직임으로 부산할 따름. 멀리 나서자니 부담스럽고, 매일 보는 서울에 싫증났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한옥과 한옥이 처마를 맞대고 선 골목길을 걷다 심심할 즈음이면 눈에 띄는 박물관을 휘, 돌아봐도 좋겠다. ‘북촌 박물관 자유이용권’ 구입으로 가회박물관, 한국불교미술박물관, 동림매듭박물관, 한상구자수박물관, 닭박물관 등 북촌 한옥마을의 대표적인 박물관 5개소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니 부담도 적다.

이 중 가회박물관은 전통 민화·부적 전문박물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소박한 마당, 정갈한 대청마루 등 한옥의 고운 속살을 그대로 만질 수 있는 곳이다. 전시실에는 250여 점의 민화와 750점의 부적, 250여 점의 민속자료를 포함, 통일신라시대의 인면와(人面瓦)와 귀면화(鬼面瓦) 등이 전시되어 있어 사람들의 진솔한 마음과 주술적 신앙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다양한 부적과 부적병풍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관람 후에는 조급히 대문을 나서기에 앞서, 아이들과 함께 체험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박물관 한 편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부적 찍기와 기와 탁본, 민화 문자도 색칠하기 등을 상시 체험할 수 있다. 한국 전통 문양의 섬세함과 진기한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건 시간문제.

가회박물관에서 3분여 거리엔 한국공예예술가협회에서 문을 연 동림매듭박물관이 있어 발길을 또 한번 멈추게 한다. 이곳 역시 전시실이 한옥에 마련되어 있으며 노리개, 허리띠, 주머니, 선추, 유소 등 각종 장식용 매듭에서부터 매듭의 재료로 쓰이는 실, 끈 등이 눈길을 끈다. 이곳을 찾은 시각, 마침 일본인 관광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하나같이 한국의 청초하고 맑은 색에 감탄사를 연발하니, 내 손길을 입고 태어난 것마냥 기분까지 으쓱해진다. 보는 것에 만족하기 힘들다면 ‘매듭 일일 체험’으로 직접 만들어 봐도 좋겠다. 간단한 핸드폰 걸이나 액세서리는 30분 정도만 배우면 쉽게 만들 수 있고, 초보자 교육부터 전문가 양성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가회박물관
주소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11-103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일반 3,000원, 학생 2,000원 
문의 www.gahoemuseum.org 02-741-0466 

동림매듭박물관
주소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11-7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일반 2,000원, 학생 1,000원 
문의 www.shimyoungmi.com 02-3673-2778


모듬살이의 추억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지나온 삶에 대한 아련함이 깃드는 날이 있다. 어릴 적 살던 동네라도 찾고픈 맘에 길을 나섰건만 이미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빌딩숲은 가슴에 또 한번의 찬바람을 일으킬 뿐. 게다가 ‘엄마 어렸을 적엔’으로 시작되는 얘기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눈초리가 원망스럽다면 ‘백문불여일견’, 보여 주면 그만이다. 노점상, 연탄가게, 복덕방, 솜틀집, 이발소 등이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는 인천 수도국산 박물관에서 아련한 추억들이 흐뭇했던 과거로 빠져 봄은 어떨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수도국산의 옛 모습과 실존 인물을 복원하여 전시한, 말 그대로 6070 삶의 현장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터치스크린으로 수도국산 달동네의 모습을 감상한 뒤 본격적인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좁고 어두운 골목을 따라 동네 상점들과 달동네 생활상을 재현한 가옥을 둘러보고 만화가게와 기념품 판매소에서 그간 잊고 있던 추억의 만화, 불량식품 등에 열렬히 환호하자. 어느덧 훈훈해진 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게다.

주소 인천광역시 동구 송현동 163번지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일반 500원, 학생 300원, 어린이 200원
문의 www.icdonggu.go.kr/museum 032-770-6131~4

미성년자 관람불가! ‘제주세계성문화박물관’

이곳을 찾기 전, 주의사항 하나. 멋모르고 아이들 손을 붙잡고 갔다간 낯 뜨거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누차 조심할 것. 제주세계성문화박물관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표현되어 온 성문화들을 때로는 익살스럽고 때로는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말로만 듣던 인도의 카마수트라, 각국의 춘화와 성애를 묘사한 조각품, 다산을 기원하는 도구로 쓰인 남근 가마, 전족 모양의 도자기 술잔 등 2,000여 점에 달하는 다양한 성 묘사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공부(?)는 물론, 괜스레 얼굴이 붉어지는 묘한 재미가 있다.
지금껏 쉬쉬해 온 담론을 수면 위로 꺼내고, 성(性)을 하나의 문화로 고찰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듯.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법환동 914 제주월드컵경기장 내
관람시간 오전 9시~밤 12시  휴관일 연중무휴
관람료 일반 7,000원  문의 064-739-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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