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1월15일, 중화권 국가의 정월대보름인 원소절. 타이베이현 동부 핑시(平溪)의 밤하늘에 붉은 별이 총총히 박혔다. 어른 키에 필적하는 커다란 풍등(風燈)을 수백 명이 동시에 하늘로 띄우는 몽환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핑시 천등축제 때문이다. 보름달이 유난히 밝았던 천등축제의 마지막 날.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풍등을 띄우고, 풍등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응시하는 사람들의 표정에 행복이 가득하다. 풍등에 어떤 소원을 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이미 소원이 이뤄진 것 같았다.
타이완 핑시 글·사진┃김영미 기자